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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빛 공해 방지, 풍요로운 삶을 위한 기본적 조건 /유영문

부산 해안지역 밝기, 국제 기준의 7~20배

주택가 침입광 발생, 과도한 빛도 공해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2-13 21:09:57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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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물체를 인식한다는 것은 물체에서 나온 빛이 눈으로 들어와서 시세포를 자극하고 이 자극이 뇌에 전달되어 사물 인식과 심리적 현상을 일으키는 전체 과정을 일컫는다. 사람이 눈을 통해 어떤 인식이나 심리 상태에 도달하는데 있어서 빛의 성질에 따라 다른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빛을 잘 제어하여 사물을 정확히 인식하게 하고 사람을 편안하게 하여 좋은 삶의 환경을 조성하고, 더 나아가서 불필요하게 빛이 소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국민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불필요한 빛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주변환경을 배려하는 좋은 빛 환경을 조성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맞춰 소비자 시민단체, 전문가, 국회, 환경부, 서울시 등 각 기관에서는 '빛 공해 방지법' 등의 발의와 조례 제정으로 지자체의 무분별한 경관조명 설치, 눈부심을 유발하는 품위 낮은 조명의 남발을 억제하고 인간을 중시하는 조명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여기서 '빛공해'란 인간에 의해 발생된, 과잉 또는 필요 이상의 빛에 의해 발생된 공해를 말한다. 즉, 빛공해가 심해지면 건물 꼭대기에 설치한 광고판의 불빛이나 가로등의 불빛이 침실로 스며들어와 불면증이나 건강에 해로운 작용을 유발한다든가, 눈부심으로 인해 물체가 안보이거나 심한 불쾌감을 일으키는 등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 그 뿐만 아니라, 논의 벼와 가로수의 생장에 영향을 준다든가, 철새들이 건물에 부딪치거나, 회유성 물고기와 바다거북이 등이 이동경로를 찾지 못하거나, 식물성 플랑크톤이 과잉 번식하여 수질 악화와 물고기 폐사 등을 일으키는 등 자연환경에도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주요선진국들의 경우 중앙정부나 지자체 단위에서 이미 1970년대부터 '빛공해방지'와 관련된 각종 법안과 제도를 실시 중에 있다. 미국은 1972년 애리조나주를 시작으로, 뉴멕시코, 콜로라도 등 100개가 넘는 도시가 빛공해 대책을 마련해 실시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별하늘 찾기 운동'이 등장하여 미국의 유명한 천문대 주변 수십 킬로미터 이내에서는 하늘로 향하는 빛의 방출까지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으며 이 운동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영국도 지난 15년간 빛공해 문제를 공론화하여 2005년 부터는 위법한 인공조명을 제재하고 있으며, 호주도 1997년 환경불법 행위의 한 형태로 '빛'을 포함시킴으로써 지나치게 현란한 조명을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일본 또한 국제기준에 맞추어 1998년 '빛공해대책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였고 많은 지자체에서 규제를 위한 조례를 제정하여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빛공해는 살기 어려웠던 시절에 이루어진 산업화로 인한 부작용 중 하나이고, 공업화가 크게 진전되어 인구가 밀집한 곳일수록 심각하다. 우리나라 환경부의 국내 빛공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밝고 현란한 색채로 치장된 많은 상가의 조명들이 국제조명위원회(CIE)가 정한 조명의 휘도 기준치를 7배 이상 초과했고, 보안등과 가로등의 부적합한 빛의 제어와 부적절한 설치 높이로 인해 주택가에서는 집안으로 침입광이 발생하고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부산에서 해안지역의 휘도는 국제 기준값의 7~20배 이상 높게 나타나서 휴양지이기 보다는 유흥지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있다.

빛공해 원인은 조명이 불필요한 곳에 조명이 설치되어 있거나, 과도하게 많은 빛을 비추는 데 있으므로 적정한 양의 빛을 필요한 곳에만 비추어 줌으로써 방지할 수 있다. 조사보고에 의하면 6개 광역시에 거주하는 일반시민의 65%가 빛공해 규제를 찬성하고 있다. 따라서, 부산 시민들의 보다 나은 삶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빛공해 방지를 실천하는 것은 시급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인간을 중시하는 도시로서의 부산을 만드는 길이도 하고, 동시에 부산을 세계적인 친환경 녹색 명품 해양도시로 만들어 나가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부경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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