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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연평도' 이후의 국가안보 /서주석

무차별 공격보다 틈새 노린 교란작전 펼칠 가능성 높아

주변국 협력 통해 예방외교 구사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2-13 21:20:18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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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전 서울 북동쪽의 경기도 포천에 간 일이 있다. 그 곳의 펜션 주인을 만났더니 일본 언론에 나왔다는 '연내 경기도 포격설'이 유포되면서 손님이 부쩍 줄었다고 한다. 전쟁이 나면 경기도 북부는 위험하다면서 당장 그 곳에 사는 자신들의 안전도 크게 걱정했다.

지난 달 23일 북한군의 포격으로 연평도의 민가가 불타고 주민들이 황급히 대피하는 모습은 정말 큰 충격이었다. 휴전 58년만에 처음으로 북한군이 우리 영토에 직접 포탄 세례를 퍼부었고, 우리 군도 대응포격을 실시했다. 북한의 해안포와 방사포 180발과 우리 K-9 자주포 80발이 발사됐고 그 상흔은 참혹했다.

주민 1500여 명이 사는 연평도 시가지가 파괴되고 젊은 병사들과 민간인 네 분이 안타깝게 희생된 이번 사건을 두고 논란도 컸다. 당장은 우리 군당국의 대응이 좀 더 과감하고 단호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고, 북한이 이와 같은 명백한 도발을 한 데 대해 그 배경과 의도를 두고도 의문이 잇따랐다. 북한 스스로는 연평도에 주둔하는 우리 군이 자신들의 영해에 사격을 해서 대응했다고 강변하지만 그동안 해당 수역에서 우리 해군과 해병이 숱한 사격훈련을 한 것에 비추어 이는 트집잡기에 다름 아니다.

북한의 의도로는 김정은 후계체제 공고화, NLL 분쟁지역화, 대북 협상 강요 등이 흔히 거론된다. 계획된 도발인 만큼 안팎의 반응과 효과를 고려했을 것이며 이 점에서 '시험적 도발'일 가능성이 크다. 후계 승계와 2012년 '강성대국' 과시를 목표로 앞으로도 도발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향후 북한의 행동은 우리 군의 대응태세와 정부 및 국민의 분위기, 미국이나 중국 등 국제사회의 반응을 고려하여 선택될 것이다.

결국 정부와 군의 도발대응 의지와 국제사회의 일치된 반응이 고조되어 있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장기적 평화정착의 길로 회귀하기 위해 필요하다. 우리 정부와 군은 북한군이 재차 도발할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강력 응징한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고 미국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 한미연합사령관이 연합위기관리 권한이 있고 방어준비태세(DEFCON)가 격상되면 전시가 아니라도 한국군을 작전 통제하도록 되어 있는 구조에서 역으로 위기 확산이 제어될 수 있다.

지난 6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는 북한의 도발 중단과 국제의무 준수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이 발표됐고 특히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요구했다. 9일에는 중국의 다이빙궈 국무위원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상호 관심사를 토의했다. 자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주변 안보환경이 안정되기를 바라는 중국의 입장에서 미국 항모를 서해까지 끌어들이는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 마음에 들 리 없다. 행동 자제를 원한다는 메시지가 전달됐을 것이다.

사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북한의 추가 도발 우려로 불안감이 급격히 확산됐다. 그러나 최근 동향을 검토해 볼 때 북한이 당장 도발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전광석화와 같은 도발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정전협정에 규정된 남측 영토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이 아니라 틈새를 노린 전형적 교란작전의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와 더불어 3차 핵실험이나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농축우라늄 과시 등을 통해 효과 극대화를 도모할 것이다.

이제 우리 입장에서는 차분히 상황을 재점검하면서 필요한 대비태세를 확충하고 주변국과의 협력을 통해 예방외교를 구사하는 데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긴장 완화와 더불어 평화 정착을 위한 계기를 확보하려는 정책에는 조건이 있을 수 없다. 내부적으로는 청와대와 군이 보다 긴밀히 협조하여 북한의 도발 형태별 대응태세를 구축하고 이를 국가 차원의 위기관리체계에 통합하여 유사시 대통령부터 현장 지휘관까지 상황을 통제한 가운데 대응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되 추가 도발의 빌미를 주는 무분별한 위기 고조는 경계되어야 한다. 또 위기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위기감의 지나친 확산도 구별되어야 한다. 이미 세계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안방이 근거도 불분명한 루머로 흔들려서는 경제도 죽고 시민 생활도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 청와대 안보정책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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