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정치판에 대한 기억의 나이를 젊게 하자 /강춘진

정치가 사라진 싸움판 된 정치권

단순한 비난보단 깐깐한 견제로 참모습을 찾게하자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올해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해가 바뀌는 시점에 한해를 되돌아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지난 1년 동안 많은 일이 벌어진 것 같은데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이 딱히 없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세월 참 빠르다"는 생각이 퍼뜩 스친다.

그러고 보니 세월의 흐름은 기억력에 따라 그 빠르기가 달라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생각할 것도 많고, 머릿속에는 온통 기억할 게 천지인 어릴 때 1년은 정말 긴 시간이었다. 그러나 20대를 지나 30대, 40대, 50대, 60~70대 등 나이가 들수록 세월은 속절없이 짧아만 간다. 기억이 짧은 만큼 세월도 짧아진 것이다. 점점 길어지는 인생살이에서 자연적인 나이보다 기억의 나이가 늙어가는 것이 더 무섭다.

그래도 기억의 줄을 놓고 그냥 지나치기가 아쉬운 시기다. 해가 바뀔 때만이라도 감퇴하는 기억을 잠시 되살려 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정치판을 기억하는 것이 좋겠다. 싸잡아 욕을 해도 뒤탈이 적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수많은 분야 가운데 한 바가지로 욕을 퍼부어도 유일하게 부담을 느끼지 않을 곳이 정치판인지도 모른다.

'똑똑하다'는 사람이 많이 포진한 문화계를 어설프게 기억했다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역풍에 시달릴 위험 부담이 있다. 국내외 경제 흐름이나 얽히고설킨 이해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경제계와 사회 분야를 다루는 것도 버겁다.

국내 정치 상황을 기억하자니 경외감이 생긴다. 예년과 변함없이 저희끼리 쌈박질을 벌인 뒤, 툭하면 국민을 찾아 "우리가 옳으니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여기서 정치권에 어떤 일이 벌어졌고, 어느 정파가 옳다는 따위의 이야기는 논외로 치자. 섣불리 거론했다가 자기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마구 달려들 인간 군상의 공세를 감당할 능력이 아직 없는 탓이다.

단지 '정치'는 온데간데없고, 늘 그랬던 것처럼 '국민 타령'을 되뇌는 정치인의 꿋꿋한 자세가 경외롭다는 말을 하고 싶다.

정치란 무엇인가. '국가의 권력을 획득해 유지하고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등의 역할을 한다'. 그런데 정치판의 그들은 권력을 잡기 위한 이해득실 관계와 주도권 다툼에만 몰두한 듯한 인상을 올해도 판박이로 풍겼다.

그 같은 퇴행적인 국내 정치판이 여전히 반복하는 데는 국민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우리는 하루가 멀다고 정치판을 비난한다. 술판에서 터져 나오는 정치인에 대한 욕설은 혐오스러운 말투성이다. 그런 자리에서 다소 긍정적인 내용으로 정치적인 발언을 했다가는 무뇌아 취급당하기 일쑤다. 일단 속은 후련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정치에 무관심한 척하지만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방증이다.

사실 정치에 대한 견해가 어떻든 자신만의 잣대나 소신에 따라 기억할 것만 기억하고, 그에 걸맞은 '정치 행위'를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 소신이나 잣대라는 것이 이해득실 관계와 연결된 데다 구체성이 떨어지고 피상적인 게 적지 않다. 그러니 정치인 대부분은 욕을 얻어먹어도 "뭐 별일 있나"는 투로 살아간다.

인간은 세월이 갈수록 기억력이 감퇴할 수밖에 없지만, 정치판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기억력 감퇴는 더 심하다.

이야기를 좁혀 보자. 지난봄 지방선거가 치러져 각 지방의 권력 지형도가 변하고, 새로운 공약도 많이 쏟아졌다. 불과 반년 전에 출범한 지방정부와 의회의 지역 발전 공약 등을 기억하는 주민이 지금 얼마나 될지 궁금할 따름이다.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내년에는 기억의 나이를 젊게 해 그들의 행동거지를 잘 따져보겠다고 다짐한다. 이 다짐이 또 한 해를 보내는 마당에 매년 반복하는 넋두리에 그쳐서는 안 될 텐데.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많이 본 뉴스RSS

  1. 1지리산 단풍 시즌 시작
  2. 2부산대 10.81 대 1, 부경대 7.2 대 1…지역대 수시경쟁률 하락
  3. 3“바이든, 당선돼도 대중 강경 기조 유지해야”
  4. 4해경 “공무원 월북 맞다”…북한 설명과 달라 공동조사 필요
  5. 5한가위 슈퍼 ‘코리안데이’…류현진·김광현 동시 출격
  6. 6전통시장 20㎞ 내 대형마트 금지 법안, 과잉 규제 도마 위
  7. 7트럼프 ‘쥐꼬리 납세’ 의혹…미국 대선 앞두고 ‘태풍의 눈’
  8. 8“돗대산 항공참사 재연 안 돼”…부산 여야 모처럼 한목소리
  9. 9[서상균 그림창] 조심하면 보름달…방심하면 코로나
  10. 10軍, 총격 때 북한 교신 감청…“사살 지시” 포함 진위 논란
  1. 1“돗대산 항공참사 재연 안 돼”…부산 여야 모처럼 한목소리
  2. 2軍, 총격 때 북한 교신 감청…“사살 지시” 포함 진위 논란
  3. 3귀성인사는 간소화, 여당 관문공항·야당 공무원 피격 여론전
  4. 4“부산, 경제 등 7대 선진도시로 만들겠다”
  5. 5“뽀로로도 부를거냐”…국감장에 펭수 호출 논란
  6. 6가덕으로 표몰이한 당정청 ‘침묵’…PK 800만표 포기했나
  7. 7“공정성 잃은 김해신공항 검증위 표결 원천무효”
  8. 8이낙연 당대표 선출된 뒤 ‘모르쇠’, 8년전 가덕 지지한 정세균도 외면
  9. 9“국토부 편향 김수삼 검증위원장 사퇴해야”
  10. 10해경 “북한 피격 사망 공무원, 표류 예측 결과 월북으로 판단”
  1. 1전통시장 20㎞ 내 대형마트 금지 법안, 과잉 규제 도마 위
  2. 2금융·증시 동향
  3. 3주가지수- 2020년 9월 29일
  4. 4R&D 특허출원 수도권 집중…부산 6048건 전국 4% 불과
  5. 5고령화·인구유출 가속…부산 ‘340만’ 곧 붕괴
  6. 6“북항 공공시설 비율 70%가 독 됐다”
  7. 7“오페라하우스·트램 등 2022년 준공 목표…민간투자 절실”
  8. 8도시공사-엘시티 ‘140억 이행보증금’ 소송전 비화
  9. 9유튜브 홍보 대세인데…돈 안 쓰는 부산관광
  10. 10롯데백 부산 4개점, 추석연휴 교차휴점
  1. 1부산대 10.81 대 1, 부경대 7.2 대 1…지역대 수시경쟁률 하락
  2. 2해경 “공무원 월북 맞다”…북한 설명과 달라 공동조사 필요
  3. 3창원 ‘방산 첨병’ 덕산산단 조성 본궤도
  4. 4김해 율하이엘주택조합, 시공사 선정 문제로 또 잡음
  5. 5울산 태화강 새 인도교 이름 ‘은하수 다리’
  6. 6오늘의 날씨- 2020년 9월 30일
  7. 7양산IC 상습정체, 시 노력으로 15년 만에 해소
  8. 8부산 감염원 미궁 2명 더 나와
  9. 91층에서 꼭대기까지 급상승 … 엘리베이터에 갇힌 모녀 2시간만에 구조
  10. 101차 검사 음성 받았지만 … 동아대 재학생 확진 지속
  1. 1한가위 슈퍼 ‘코리안데이’…류현진·김광현 동시 출격
  2. 2세리에A 제노아 14명 확진…유럽 축구계 코로나 공포
  3. 3레이커스-마이애미…1일부터 NBA ‘챔피언 결정전’
  4. 4집콕 한가위, 롯데 가을야구 마지막 희망 응원하세요
  5. 5텍사스 7년 동행 끝낸 추신수…내년엔 어느 팀서 MLB 설까
  6. 6끝내기로 11번 진 롯데…‘허문회 행운’은 올까
  7. 7손흥민, 살인 일정에 햄스트링 부상…내달 경기 불투명
  8. 8류현진 가을야구 첫 상대는 탬파베이
  9. 9권순우, 세계 25위 페르에 패…프랑스오픈 테니스 1회전 탈락
  10. 10토트넘 뉴캐슬전 1:1 무승부…손흥민 부상에 무리뉴 “햄스트링, 당분간 결장”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일몰제가 준 생명 같은 교훈
2020년 지금 우리에겐 취사선택권이 없다
기고 [전체보기]
부산시민의 날과 이순신 장군 /서정의
검경, 상호협력·견제와 균형의 길로 /정의롬
기자수첩 [전체보기]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배지열
뭐 먹지? 고민될 땐 ‘탑쓰리’ /박호걸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닫힌 사회와 그 친구들
삼각 교수대와 황금 요강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융합 우리를 아름답게 하리라
농악 ‘함께’와 ‘신명’의 미학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주거빈곤 아동을 바라보는 자세 /하송이
구멍 뚫린 정책, 고통은 국민의 몫 /정유선
도청도설 [전체보기]
269억짜리 우주화장실
온다고? 만다고!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이주의 시대와 문학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며느리는 돌아오지 않는다
자갈치시장 ‘백화양곱창’과 ‘불산’
사설 [전체보기]
가덕신공항 띄우더니…당정청, 이제와선 왜 침묵하나
비수도권 탈락률 높은 예타, 경제성만 따질 일 아니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정치권으로 확산되는 기본소득 포퓰리즘
청년 기본소득이 ‘가짜 기본소득’인 이유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남중국해 갈등과 우리의 대응
기후위기 그리고 그린 뉴딜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왕을 감동시킨 소박한 감사
인내와 고통으로 탄생한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 아이러니
외국인 근로자 문제, 어떻게 해야 하나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당정의 균형발전 엇박자
이낙연·김종인에 주어진 반 년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명반과 곡명에 대한 편견
더위에 지친 당신께 이 곡을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으로 느끼는 자부심
가격이 중요하나요?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인상의 소나무 그림
손재형의 ‘승설암도’
  • 2020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행복한 가족그림 공모전
  • 국제 어린이 경제 아카데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