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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포퓰리즘 단상 /유일선

여야 복지논쟁… 인기영합이냐, 여론정치냐 유권자가 판단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1-23 19:49:41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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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포퓰리즘'이란 단어가 부쩍 자주 쓰인다. 여권인사와 보수 언론들이 주로 사용하는 용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은 망국적 포퓰리즘이다"며 공격의 선봉에 서고 김문수 경기지사가 뒤따랐다. 이명박 대통령도 거들었다.

OECD 30개 나라의 GDP 대비 사회복지 지출 평균이 19.8%인데 우리나라는 이제 7.5% 수준이다. 다른 OECD국가들은 모두 복지 포퓰리즘에 매몰되어 나라꼴이 형편없어야 되는 것 아닌가. 참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무상 급식 695억의 지출을 막으려고 120억 들여 주민투표를 하겠다는 오세훈 시장 계획도 이해가 안 된다. 그러나 '망국'이라는 표현은 이해의 차원을 넘어 지나치게 선동적이다. 보수적 지지층을 결집하고 상대를 나라 망칠 위인들로 인식시키는 정치적인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상대를 토론과 타협의 파트너로 인정해야 할 정치 지도자로서 할 말은 아니다. 거기다 한 해 21조를 쓰는 서울시 총예산의 0.3%에 불과한 급식비가 망국의 원인이 될 만큼 우리나라 재정이 위태롭다면 여당의 한 중요 인사로서 그도 책임의 일부를 통감해야하는 것 아닌지.

포퓰리즘이 무엇인가. 인기영합주의, 중우정치. 복지정책들은 정말 포퓰리즘일까. 정말 포퓰리즘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는 하는 것일까. 사태가 그렇게 돌아가는 것 같지는 않다. 민주당의 무상복지 정책에 대한 대항논리로 '세금폭탄'이란 녹슨 칼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세금폭탄, 노무현 정부가 종부세를 도입하려하자 모 신문에서 만들어낸 히트작이다. 2005년 종부세 과세 대상자가 전체 가구의 2%에 불과하고 그나마 집이 한 채 이면서 종부세 대상이 된 가구는 전체의 0.2%에 불과했다 한다. 그러나 폭탄이 주는 무차별적인 이미지는 집 한 채 없는 사람에게도 세금폭탄의 '피폭자'가 될 것 같은 막연한 두려움을 조장하여 현재 종부세는 지지부진한 것이 되어 버렸다. 효과가 입증된 '세금 폭탄'이란 말이 재활용되고 '망국'까지 거론된다면 사람들이 이 무상복지에 쉽게 매력을 느낄 성 싶지 않다. 내용을 살피기도 전에, 자신에게 유·불리 여부를 따지기도 전에 세금은 나쁜 것이고 망국 또한 나쁜 것이니 자연히 이 정책은 나쁜 정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황스러운 것은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등 이번 민주당 정책이 상당부분 한나라당이 이미 제안하거나 공약했던 내용이라는 점이다. 반값 아파트, 반값 등록금 공약을 생각하면 쉽다. 0세에서 5세까지 보육비 전액지원. 노령연금 4배 인상. 복지 외에도 747공약, 주가지수 5000 시대, 대운하로 일자리 창출. 무상급식 등이 포함된다. 이런 공약들은 무엇이라 불러야할까. 자신들의 정책은 공약이고 상대방의 정책은 포퓰리즘이라는 논리는 더더욱 이해가 안된다.

여기서 문제를 조금 바꿔 생각해 보자. 포퓰리즘과 여론정치는 어떻게 다른가. 인기에 영합하는 것과 유권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오세훈 시장이 주민투표를 제안한 것은 포퓰리즘인가 아닌가. 오 시장 자신은 투표로 나타나는 민심과 포퓰리즘으로 형성된 인기는 다르다 보는 것 같다. 그러나 그 둘을 명쾌하게 구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포퓰리즘이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 지나치게 표심만을 쫓다가는 장기적이고 국가적인 정책 수립에 소홀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 지금 현장의 생생한 사람들의 요구를 포퓰리즘이라 몰아세운다면 정치가로서 그들이 따라야 할 국민 의사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혹시 있지도 않은 가상의 국민을 설정하여 진정한 국민의 뜻을 따른다고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대중들의 이해와 요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민심 읽기고 그 민심을 정책에 적극 반영하는 것이 여론수렴이다. 과반수가 반대하는 4대강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어느 국민의 뜻인가. 복지정책, 그 망국적인 '포퓰리즘'이 먹힌다면 그게 곧 진짜 민심이 아닌지 여당은 겸허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기본적 이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한국해양대 국제대학장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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