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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지방공화국이라도 만들어야 /송문석

국세 손도 안댄 3·22 부동산 대책, '지방민 무시'는 MB정권 전매특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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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3·22 부동산 대책'을 보면서 지방도 대한민국에 포함되기는 한건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특히 정부가 지방에 사는 사람은 사람 취급도 하지 않는다는 것에 생각에 미치면 울화가 목구멍을 치고 올라온다. 이번 부동산대책의 골자는 크게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부활과 주택 취득세 절반 감면,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취득세 절반 감면조치에 대한 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을 보면 아예 지방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집을 사고 팔아 본 사람이라면 잔금을 주고 받은 뒤 부동산 중개수수료와 함께 관련 세금을 내고 등기를 해야 거래가 끝난다는 걸 안다. 바로 지방세인 취득세와 국세인 양도소득세다. 물론 세금을 내야하는 납세자 입장에서야 생돈을 뜯기는 것 같지만 지방정부로서 취득세는 시·도세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세원이다. 중앙정부도 마찬가지이지만 지방정부 역시 세금이 없으면 지방자치제를 운용할 수 없는 것은 물어보나마나다.

그런데 이번에 정부는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한다면서 올 연말까지 지방세인 취득세율을 50% 추가 감면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물론 국세인 양도소득세는 털끝하나 손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지방정부에 "취득세율을 절반 감면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든가 "취득세율을 감면하면 그만큼 줄어드는 세수분은 이러저러하게 보전해주겠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그래놓고는 세수 감소분은 각자 지방정부가 지방채를 발행하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결하란다. 이렇게 막가도 되는 건가. 취득세를 절반 감면하면 부산은 2000억 원, 경남은 2600억 원, 울산은 370억 원 등 전국적으로 무려 2조8801억 원의 지방세 세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고도 지방자치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정부의 의도대로 취득세를 감면해줘서 주택거래활성화가 일어난다는 보장도 없다. 취득세를 깎아주면 한번 이뤄질 주택거래가 두 번, 세 번 일어나게 돼 박리다매식으로 그만큼 세금이 더 걷힌다고 계산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서민들이 취득세 절반 깎아준다고 해서 필요도 없는 집을 한 채 더 살 이유도 그럴 돈도 없을 게다. 결국 지방을 희생양 삼아 혜택을 보게되는 주요계층은 돈많은 강남부자와 부동산투기꾼밖에 더 있겠는가. 또 부동산 투기에 불을 질러 흥청망청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총선·대선에 재미를 보자는 것 아닌가. 이런 게 '친서민'이고 '공정사회'인가.

이명박 정부가 지방에 대한 홀대, 서민에 대한 무시를 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앙이 잘 살아야 지방에도 떡고물이 떨어지고, 대기업이 배불러야 중소기업도 부스러기라도 얻어먹고, 부자들이 잘 먹고 잘 살아야 서민들도 덕을 볼 것 아니냐는 '트리클다운' 정책은 그들의 모토였다. 정말 그렇게 됐는가. 부자들은 한없이 배가 부르고, 서울은 더욱 비대해져가는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것은 통계치가 말해준다. 대통령 선거 공약까지 내걸었던 동남권신공항을 보자. 이리 빼고 저리 빼다가 이제와선 백지화 핑계찾기에 바쁘다. 공항의 안전성은 뒷전이고 경제성이 중요하단다. 대통령도 지난 17일 안상수 대표와의 청와대 회동에서 신공항과 관련해 '경제성'이란 단어를 일곱 차례나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인천공항으로 KTX나 국내선을 타고 오면 되지 좁은 땅에 허브공항이 두 개 있을 필요가 있느냐는 소리도 흘린다. 모두가 지방은 고려조차 하지 않는 중앙집권적 발상에서 비롯된 오만한 사고다.

서울공화국으로 통칭되는 기득권층은 지방이란 말만 붙으면 한치 아래로 취급한다. 지방대생 지방대교수 지방병원의사 지방판사 지방언론 등으로 부르며 상대적 우월감을 드러낸다. 노숙자로 개똥밭에 구를지라도 서울에 산다는 이유 하나로 지방민 앞에서 뻐긴다. 언제까지 지방은 이렇게 천대를 받으면서 살아야 하는가.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부산 울산 경남 통합을 제안하며 '부울경 특별자치도'를 제안했지만 이참에 아예 지방공화국이라도 만들어야겠다. 시인 신경림은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고 했는데 못난 놈들끼리라도 뭉쳐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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