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신공항 `정치 쇼`를 그만 멈춰라 /고기화

영남민심 잃기싫어 `생쇼`만 한 꼴… 부산시·국회의원도 자유롭지 못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이명박 정권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통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고스란히 다 드러냈다. 국정 철학의 빈곤, 사회통합 능력의 상실, 리더십 부재, 수도권 일극주의, 책임 방기 그리고 언어유희까지. 앞으로 더는 보여줄 게 없을 성싶다. 아니, 한 가지가 더 남았을지도 모른다. 1300만 영남권 주민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반성도 없이 국익을 위한, 미래 세대를 위한 '대통령으로서의 결단'이란 연기를 선보이며 영남 표심에 또다시 호소할지도. '정권 재창출'이 당면 과제인 만큼. 현재의 '사나운 민심'은 곧 사그라질 것이고, 적당한 때에 '당근'을 하나 던져주면 되겠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수도권 공화국' 대통령에게 지방 민심이 뭐 그리 대수겠는가.

MB 정부는 고장 난 시계와 같다. 째깍째깍 돌아가는 게 없다. 수시로 정책만 발표한다. 그리고 그게 다다. 그냥 흐지부지다. 국가 백년대계를 좌우할 대형 국책사업 공약(公約)마저 헌신짝 버리듯 하는 마당이니 이를 나무라는 것조차 덜떨어진 소리이긴 하지만. 포퓰리즘은 '신공항'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아닌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에 해당하는 말이다. 불발로 끝난 세종시 수정안, 첨단의료복합단지 건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재검토 등 공약사업마다 갈등과 분열로 온 나라가 난장판이다. 도대체 이 정권은 지난 3년간 4대 강 사업 말고 해놓은 게 뭐가 있는지 의문이다.

이 정부엔 '감동'은 없고, '쇼'만 있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과정은 잘 짜여진 정치적 쇼다. 청와대와 국토해양부, 입지평가위원들이 각본과 연출, 주연을 각각 맡은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생쇼'. 끝은 대통령이 특별기자회견으로 마무리했다. 비록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지만. 국익에 반한다고? 미래 세대에 짐을 지을 수 없다고? 지도자의 변명치곤 구차하다. 왜곡되고 해괴한 논리를 끌어들여 설득력도 없었다. 차라리 지역 표를 얻기 위해 지난 대선 때 거짓말을 했다는 고백을 하는 편이 더 나았을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총선·대선이 코앞이어서 신공항 입지를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중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었다고 말하는 게 솔직하다. 양쪽으로 갈린 영남 민심을 모두 잃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이것만으로 다 설명이 되지 않는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20여 년 전부터 논의돼 온 사안이다. 전 정부도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MB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진작 추진했어야 할 것을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 와서 경제성이 없어 못하겠다고? 경제성 평가와 기술적 검토도 없이 밀어붙인 4대 강 사업은? 평가 자체도 억지 짜맞추기 식으로 했지만, 근본적으론 MB 정부의 지방을 바라보는 시각이 문제다. 지방은 대수도권 발전론의 들러리에 불과한 것이다. 지방은 중앙의 식민지일 뿐.

우리 자신도 반성할 필요가 있다. 지방과 지방 사람을 '변방'과 '촌놈'이라 부르는 그 잘난 '중앙'과 '서울놈'은 일단 제쳐놓고서라도. 먼저 지역 국회의원들이 온 힘을 다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정부의 신공항 입지 발표가 늦춰지자 지난해 말부터 부산 의원들 사이에 "밀양만 안 가도 절반의 성공 아니냐"라는 말이 오갔다. 뻔한(?) 결과를 내다보고 이미 출구전략을 모색해 온 터이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 걱정이 앞선 탓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 김해공항의 '가덕도 이전' 독자 추진도 진정성보다는 '정치 쇼'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부산시도 사정이 여의치 않게 돌아가자 내부적으로 '백지화' 또는 '무기 연기'를 예상한 시나리오를 짜놓고도 시민 정서와 여론을 고려해 '쇼'를 한 정황이 있다. '1 대 4'로 나뉜 타 지자체와의 협상이나 설득에도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지역 언론도 반성한다. 지역 민심과 이익을 대변한답시고 냉철한 판단과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소홀했다.

그럼에도, 가장 큰 책임은 신공항을 백지화한 MB 정부에 있다. 이제 지방은 더 이상의 '정치 쇼'를 원치 않는다. '수도권 공화국'에 대한 환멸이 한계점을 넘어섰다. '지방' 중심의 새로운 틀을 모색해야 한다. 지방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를 스스로 증명할 때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2. 2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3. 3위용 드러낸 기장촬영소…부산 대작영화 길 열렸다
  4. 4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5. 5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6. 6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7. 7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8. 8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9. 9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10. 10“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1. 1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2. 2“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3. 3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4. 4[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5. 5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6. 6軍 “향후 발생 상황 모든 책임 전적으로 北에…책임있는 조치 강력 촉구”
  7. 7유엔사 “DMZ 지뢰 폭발, 정전협정 위반 판단”
  8. 8“北 김주애 후계 내정자 입지 강화…키 160cm·몸무게 50kg 이상”
  9. 9‘핵잠수함 특별법’ 국무회의 통과(종합)
  10. 10與 “미래기금으로 지방정부 지원 축소될 일 없어”
  1. 1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2. 2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3. 3부산지역 건축물 노후화 심각… 63.3%가 지은 지 30년 이상
  4. 4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법원 인가…정상화 첫발(종합)
  5. 5亞·유럽게임 대거 참가…지스타 판 커진다
  6. 6부전~마산 복선 전철 터널 붕괴 원인 조사 기간 7주간 연장
  7. 7공정위, 5개 항공사의 부산~괌 노선 공급 좌석 축소 요구 거부
  8. 8정부 '발전 5사 통합준비委' 발족…내년 10월 단일법인 출범
  9. 9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10. 10해양·AI 중심 ‘플라이아시아’ 내달 개최
  1. 1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2. 2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3. 3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4. 4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5. 5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6. 6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7. 7혈세 쓴 도시재생 거점시설 2년간 텅텅
  8. 8부산·울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명뿐
  9. 9교실로 들어온 ‘북극항로’…지구본 만들며 배워가요
  10. 10윤산터널 돌발상황, AI 실시간 감지
  1. 1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2. 2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3. 3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4. 4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5. 5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6. 6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7. 7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8. 8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9. 9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10. 10‘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기고 [전체보기]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AI 패권
병역 혜택, 야구는 빼자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지휘부도 인력도 없이 졸속 출범하는 공소청·중수청
정부, 지뢰 도발에 단호하고 강력한 상응조치 취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인공지능(AI)과 인류 멸종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