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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중증 외상센터 설립 움직임이 반가운 이유 /염창현

석해균 선장 살린 외상외과 숙련의, 국내 열 명도 안되고 전문센터는 없어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4-13 21:05:00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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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해적에게 납치됐던 삼호 주얼리호를 구출했던 '아덴만 여명' 작전. 완벽한 성공으로 이 작전을 수행했던 우리나라 해군 UDT/SEAL팀은 일약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부상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는 또 한 명의 '영웅'이 탄생했다. 거의 죽음 직전에까지 이르렀던 석해균 선장을 살려낸 이국종 아주대 병원 교수였다. 이후 이 교수가 담당하고 있는 외상외과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도 높아졌다.

외상외과는 말 그대로 심각한 외상을 입은 환자를 치료하는 분야다. 온 몸의 장기나 사지가 부서진 중증 환자의 경우, 사고 1시간 이내에 수술을 해야 생명을 건질 수 있다고 한다. 이 시간이 지나면 회생할 가능성은 급격하게 줄어든다는 것이 의료계의 시각이다. 문제는 중증 외상환자가 병원에 곧바로 도착한다고 해도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인력이나 장비가 우리나라에는 태부족하다는 점이다. 이 교수와 같은 숙련된 외상외과 전문의는 국내에 열 명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게다가 외상환자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권역별 외상센터는 우리나라에 한 곳도 없다. 이 교수가 근무하고 있는 아주대 병원도 완전한 외상센터라고 하기에는 장비나 시설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역별 중증 외상센터를 설립하자는 의견은 진작부터 제기되어 왔다. 외상환자들은 속된 말로 '노력에 비해 돈이 되지 않기에' 일반 병원에서 기피를 하는 까닭에 정부가 책임지고 외상치료 전문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점을 감안,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는 외상환자 치료를 위해 적어도 국내에 6곳의 권역별 외상센터(수도권 북부, 수도권 남부, 충청권, 호남권, 경북권, 경남권)가 있어야 하고 신속한 치료를 위해서는 헬리콥터를 이용한 환자수송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방안을 수립했다. 그러나 지난 2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 안에 대한 예비타당성을 분석한 결과, 투자하는 비용에 비해 경제성이 낮다는 의견을 냈다. 1개의 외상센터를 세우는 데 평균 1000억 원 이상이 들지만 그만큼의 효용성이 있겠느냐는 논리였다. 반대의 의견도 있다. 서울대 의대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6곳의 권역별 외상센터의 설립과 운영에는 2045년까지 1조5675억 원이 필요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편익은 3조1383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근데 최근 희망적인 일이 생겼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1일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중증 외상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가 기획재정부와 KDI에 추가 자료를 제출했고 기존의 예비타당성 검토 내용을 조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예비 타당성 결과는 이달 중 나올 예정이지만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다면 권역별 외상센터 설립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높아졌다. 복지부는 또 응급의료 취약지를 대상으로 의료 전용헬기 운영 사업자와 이를 배치할 의료기관 공모를 이달 중으로 마칠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권역별 외상센터가 생긴다고 해도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당장 외상환자를 치료할 전문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린다. 외상외과는 업무강도가 엄청나기에 의료계에서도 대표적인 3D분야로 소문나 있다. 또 외상환자를 치료할수록 병원에 적자가 쌓이는 기현상도 해결돼야 한다. 일부에서 외상센터 설립이 만능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름지기 모든 일에는 찬반 양론과 문제점 등이 항상 거론되기 마련이다. 최근 정부의 움직임이 권역별 외상센터 설립 쪽으로 쏠리고 있다는 점은 아주 긍정적이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7년만 해도 중증 외상 사망 2만8359건 가운데 32.6%인 9245건은 빠른 치료가 선행됐다면 회생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치료가 가능한 환자를 시설과 인력 부족으로 인해 죽음으로 이르게 한다면 그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져야 할 책임이다. 살릴 수 있는 사람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모두 살려야 한다. 이게 제대로 된 사회 아닌가.

생활과학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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