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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사회의 불협화음을 초래하는 인공 재해 /조현

원인·결과 불확실한 방사능 같은 재해, 과학적 분석·근거로 불안감 최소화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4-13 21:10:39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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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활을 지배하는 환경은 자율적 제어를 통해 평형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지난 세기까지는 주로 자연적 환경이 우리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주었으나 문명의 발달과 함께 인공적 환경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사실 도를 지나친 문명의 발전은 우리의 어머니인 대자연, 또는 지구계의 평형 이탈과 훼손을 초래해 왔다. 결국은 그에 대한 응보로서 오존층 파괴, 온난화, 해양오염 등과 같은 대규모 재난이 일상화 됐으며 이제는 숨쉬고, 먹고 마시는 등의 기본적인 생리활동조차 위협을 받게 됐다.

인공적 환경은 대부분의 경우 긍정적 효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적 재해와 재앙을 의미한다. 자연적 재해의 상당한 부분들은 우리 눈으로 관찰할 수 있으며 어떤 것들은 주기적이거나 최소한 예측이 가능하다. 또 자연재해는 발생에서 회복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뚜렷한 과정이 있으며 복구를 통해 이 과정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 반면 인공적 재해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물론, 설계과정에서 최신의 신뢰도 이론과 첨단기술이 사용되지만 여전히 재해 발생 시점의 예측이 불가능하다. 또 사고의 원인-결과가 자연 재해처럼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시간적으로도 장시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그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일본 동북부 지진을 예로 들어보자. 지진 발생 당시 짧은 시간이나마 지진의 조짐은 보였으나 원전 사고의 징후는 전혀 없었다. 또 한 달이 지난 지금 자연재해인 지진과 해일에 의한 피해는 더이상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반면 그 지역 원자력 발전소에 의한 인공재해는 날이 갈수록 더욱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으며 사고의 정점이 언제인지조차 알 수 없는 실정이다. 또 지진에 의한 직접적 피해는 거의 파악된 반면 원전 사고에 의한 일반인의 피해는 전혀 모르고 있다. 게다가 원전 사고로 누출된 방사능이 주민들에게 정말로 손상을 입히는가, 입힌다면 어느 정도인가 하는 문제도 전혀 확언할 수 없는 상태이다.

한마디로 인공재해는 불확실성의 집합체이다. 그리고 불확실성은 스트레스를 가져온다. 특히 방사능과 같이 인공재해의 결과가 우리가 갖고 있는 오감의 범위를 넘어설 때 스트레스는 더욱 증가한다. 어찌보면 인공재해의 경우 감지할 수 없고 계량할 수 없으며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등의 불확실성에서 기인하는 스트레스가 유독물질, 방사능, 폭발, 화재 등과 같은 직접적 원인에 의한 스트레스보다 훨씬 크게 된다. 또, 인공재해는 그 정확한 메카니즘이 일반에게 알려져 있지 않으므로 무지에 의한 두려움이 증폭되면서 유언비어를 생산할 우려가 있다.

그러나 인공재해가 자연재해와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재해에 대한 사회와 주민의 수용 방식이다. 자연재해는 그야말로 자연의 뜻이므로 재해를 한탄할지언정 사람이나 제도를 탓할 수 없다. 오히려 주민들을 단합시키는 효과도 있다. 인공재해는 그렇지 않다. 인공재해의 원인이 되는 각종 시설물은 계획 단계에서부터 많은 사람들의 상충된 이해관계, 충분치 못한 설득과 설명, 근시안적 예측, 그리고 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정책이나 완전치 못한 제도를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인공재해는 보건 건강상의 스트레스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그동안 감춰져 있던 사회의 균열과 불안을 노정시킨다.

일본 지진 한 달이 지난 지금 우리는 이러한 모든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방사능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 있고 비오는 날 학교가 휴교를 했다. 언론은 막연한 불안감을 확실한 불안감으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원전 건설 예정지에서는 야당 정치인들과 시민단체들이 건설 반대시위를 하고 있다. 여당은 이들을 불순세력이라 질타하고 야당은 색깔론으로 받아친다.

이래서는 안될 것이다. 인공재해로 인한 기본적 스트레스는 그 속성상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무조건적인 두려움 등은 차분한, 그리고 끈기 있는 과학적 설명과 객관적 근거의 제시를 통해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향후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인공재해로 인한 사회적 불협화음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각종 정책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예측, 그리고 사회의 합의를 보다 적극적으로 도출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인제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보건과학정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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