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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손학규를 위한 변명 /신율

당내 정통성 논란, 국민은 관심없다…孫의 중도 이미지 대신할 인물 있나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4-26 20:19:09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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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제목으로 글을 쓰면, 아마도 많은 이들이 "저 친구 드디어 손학규한테 줄 섰구나!"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손학규 대표를 만난 건 딱 두 번이다. 한 번은 내가 진행하던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나왔을 때였고, 또 한 번은 지난 2007년 당내 대선후보 경선 TV 토론회 때, 사회를 보면서였다. 그렇기 때문에 소주 한잔 할 기회도, 사적인 대화를 나눌 기회조차도 없었다. 그럼에도 이런 제목의 글을 쓰는 이유는 요새 민주당 돌아가는 걸 보면 도대체 뭐하는 집단인지 모를 지경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사람들은 그가 "다른 병원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일정 거리를 두려한다. 다시 말하면 대선까지 당의 얼굴로 당의 중도 이미지를 강화시키는 역할만 하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입장인 것 같다. 그래서 당내 인사들은 수시로 그를 흔든다. 하지만, 요새 같이 입양도 장려하는 세상에서 "다른 병원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사람을 차별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뿐만이 아니다. 대선을 준비하는 정당이라면 자신들의 이미지를 어떻게 갖고 가야하고, 또 대선 후보는 어떤 인물을 내세워야 하는지에 대한 '합리적' 계산이 있어야 하는데, 자신들의 정통성 투쟁에만 몰입하다 보니 도무지 뭐가 합리적 선택인지에 대해서는 신경 쓸 틈도 없는 것 같아 보인다. 자신들이 진정으로 정권교체를 원한다면 태생 따위에 신경 써서는 안 된다. 더욱이 손학규 대표가 정치를 시작한 곳은 민주화에 공을 세운 또 다른 축인 민주계였다는 점을 상기하면 그들이 주장하는 정통성 이론도 그다지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YS와 DJ는 분명 민주화 역사의 한 획을 그었고, 대한민국의 민주화는 이들의 합작품이지 어느 한쪽의 공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런 걸 생각해보면 '다른 병원' 운운하는 건 결국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이런 싸움에 몰두하다 보면 큰 것을 놓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금의 시대에서 선명성 논란이란 단지 '그들의 싸움'일 뿐 '우리의 싸움'이라고 생각하는 유권자는 별로 많지 않다는 점을 놓친다는 것이다. 그런 우를 범하는 것은 '백만 민란'이나 '진보의 합창'이라는 시민단체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계몽에 의해 유권자를 '이끄는'시대가 아닌, 국민들의 입장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시민단체가 담당해야 하는 시대임에도 이들 단체들은 아직도 국민을 '계몽의 대상'으로 보는 듯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국민들은 이념이라는 틀 속에서 정권을 바라보기 보다는 현실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정권을 원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급격한 변화보다는 자신들의 삶을 조금씩 윤택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그런 점진적인 변화를 원한다. 우리나라는 이른바 7:3(보수가 7, 진보가 3)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대선 전략은 7을 3으로 만들려고 하기 보다는 7속에 숨어 있는 중도적 3을 진보적 3과 합쳐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 그래서 중도가 중요하다. 지금 현재 민주당 내의 대선후보 면면을 보면 중도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사람은 손학규 대표 이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 한나라당의 전통적 아성인 분당을에서 손 대표가 이 정도 선전할 수 있는 이유도 다 그 자신의 이미지 때문이다. 만일 이 지역에 다른 민주당 인사가 출마했다면 그 정도의 선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물론 이번 재보선에서 손학규 대표가 패할 수 있다. 하지만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그가 짧은 시간 안에 한나라당의 아성을 파고들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런 부분은 대선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 출신 민주당 대표라는 것이 약점이 아니라 강점임을 분명히 주장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민주당은 손학규가 싫다면 다른 중도적 이미지를 가진 사람을 국민에게 선보여야 한다. 아직도 선명성 타령이나 하고 이념적 접근으로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다고 믿는 구시대적 태도를 버려야 민주당이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7년 대선 때 왜 이명박 후보에게 그렇게 큰 표 차로 패배해야만 했는지 그 이유를 다시금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민주당에게 묻고 싶다. 중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대안이 있는지를….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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