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많은 집안에 떡이 한 개 생겼다. 맏형이 어린 동생들을 모아놓고 떡을 나누어 주는 임무를 맡았다. 맏형은 달떡을 만들어 준다고 떡을 동그랗게 베어 먹었다. 또 별떡을 만들어 준다고 떡을 별모양으로 베어 먹었다. 그리고는 꿀떡을 만들어 준다고 떡을 통째로 꿀떡 삼켰다. 그러자 맏형의 입만 쳐다보고 있던 동생들이 으앙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동남권신공항에 대하여 정부와 수도권이 보인 행태는 욕심 많은 맏형과 같다. 정부가 신공항을 백지화시킨 논리는 국익과 국가백년대계이다. 수도권의 언론들도 동남권 주민들이 국익과 백년대계를 생각해야 한다고 훈계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헌법에서 국익은 대통령의 책무로 규정하고 있는 '국가의 독립, 영토의 보존,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의 수호' 외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 외는 국민의 이익이 국익이다. 소수 국민의 이기적 이익이 국익이 아닌 것은 명백하나 1300만 국민의 열망이라면 이것은 국익인 것이다. 지역이기주의를 버리고 백년대계를 생각해야 한다고 수도권 언론의 논객들이 훈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시골의 백성들로서는 백년 후의 일을 명경알 같이 알 수가 없다.
헌법 제123조는 '국가는 지역 간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하여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이 국가의 헌법적 의무임을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동남권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조선과 자동차 전자산업이 집적되어 있는 곳이고, 세계 굴지의 항만을 가지고 있다. 동남권이 경제성이 없는 곳이라면 이런 산업이 번창할 수 있겠는가. 현재 국제공항이 없기 때문에 있던 산업도 떠나가고 있다. 동남권이 경제성이 없는 곳이 아니라 국제공항이 없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국가에 의한 자원배분의 왜곡인 것이다.
신공항 논의 때 여객의 수요만 가지고 경제성 논란을 벌인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었다. 물론 승객이 5시간을 가고 오고 하는 낭비도 중요하기는 하다. 동남권에 국제공항이 절실한 이유는 화물의 물류기능 때문이다. 동남권에서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화물비율이 대구·경북이 70%, 경남·울산이 20%, 부산이 10%라고 한다. 인천공항에서 가장 멀기 때문에 부산의 산업이 침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천공항의 화물수송량이 세계 2위라고 하는데 이 중 상당부분이 동남권의 화물이다. 한국의 경제력이 세계 13위인데도 세계 1위의 인천공항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자랑 할 일이 아니고 비정상적인 것이다. 선진국 중에 이런 나라가 없다. 모든 화물과 승객을 인천에 모으고 있는 것으로 인한 불필요한 물류비용의 낭비가 경북에서만 1년에 6000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신공항 건설을 위하여 10년간 10조 원의 공사비가 들어간다면 낭비되는 물류비용 만으로 신공항을 건설할 수 있는 것이다. 경기도에서 추진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에 수십조 원을 쏟아붓는 것에는 경제성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수도권언론이 동남권신공항에는 왜 딴죽을 걸고 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신공항 입지문제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가 필요하다. 신공항의 입지를 두고 대구와 부산이 용쟁호투의 혈투를 벌인 것은 30분 차이를 두고 벌인 대결에 불과하다. 대구에서 가덕도로 오려면 밀양보다 30분이 더 걸리고 부산에서 밀양에 가는 것도 가덕도 보다 30분이 더 걸린다. 접근성은 직통도로를 놓으면 큰 문제가 아닌 것이다. 문제는 물류기능이다. 신공항이 물류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24시간 운항과 확장가능성이 필수적이다. 물류기능 면에서 김해공항확장론은 무의미한 주장이다. 김해공항 확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부산시의 용역결과에도 나와있다. 군사공항을 쉽게 옮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공군전략의 문제를 민간에서 강요할 수 없는 것이다. 민간자본을 유치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고 우리의 권리를 포기하는 일이다. 막대한 국부를 창출하여 국가재정에 기여하는 동남권에 국제공항을 지어주는 것은 국가의 책무이다. 하지만 이렇게 사생결단의 대결을 벌여서는 신공항은 또 물 건너 가고 동남권 전체가 패자가 된다. 선진국의 공신력 있는 평가기관의 정치논리를 배제한 공정하고 객관적 평가에 각 지자체가 합의하는 등의 상생의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