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읽다보면 시대적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주요 관심사나 주제가 눈에 띄는 경우가 있는데, 요즘 다시 창조도시론이 주요한 시대적 트렌드로 재부상되고 있다. 이전에도 창조도시론에 대한 소개나 외국의 사례가 간간이 소개된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흐름과 주제방향이 사뭇 다르다. 4월 27일 "'창조도시 부산' 화두 속에 사람이 빠져 있더라"라는 기사는 대안문화 활동가들의 문제제기를 중심으로 창조도시의 핵심인 '사람'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환기시키고 있다. 또한 5월 10일, 11일에도 "창조도시 부산 DNA를 찾아라"라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담론수준의 창조도시론을 실행 가능한 실천프로젝트로 전환하려는 의미있는 시도를 꾀하고 있다. 이번 창조도시 기획시리즈는 국제신문의 주도 하에 부산시 창조도시본부를 비롯한 다양한 민관학 기관들이 공동으로 '창조기획팀'을 구성하여 창조도시의 실행모델 및 대안을 찾는 것을 취지로 하고 있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앞으로 작은 아이디어와 큰 생각이 상호 융합될 수 있는 창조력 및 창조문화 배양을 위한 교차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사람, 상품, 자본이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새로운 창조도시 어젠다의 개발과 부산이라는 도시적 한계상황을 뛰어넘는 글로벌한 네트워크의 창출을 통해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기 위한 그랜드 디자인도 필요할 것이다.
뿐만 아니다. 4월 25일 '지식폭풍' 기사도 창조도시 구축에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기사에 소개된 대로 비상(非常)이라는 대주제로 개최된 '테드(TED) 엑스 해운대'는 명사들의 지식 향연장이며 18분이라는 제한된 시간에 파격적인 지식경연을 통해 청중에게 감동과 재미를 주는 지식네트워크의 장(場)이다. 그런데 TED 조직이 전국 60개인데 그 중 부산에 고작 3개의 TED만 있다는 사실에서 창조도시 발전을 위한 문화 성장동력이 취약한 부산의 현주소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5월 9일 "'대학축제'라 쓰고 '나눔'이라 읽는다"에서 부산 대학가의 축제가 변하고 있다는 소식은 반가웠다. 기존 대학축제라면 유명 연예인 초청공연이나 주점 중심의 소모성 축제문화가 대부분이었는데, 부산 시내 대학 학생회장들이 함께 의논하여 이러한 축제 관행에서 벗어나 예산절감을 통한 장학금 마련, 지역봉사 및 지역사회와 연계한 행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계획이 실행된다면 우리 대학생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며, 대학축제의 성격이 보다 문화적 창조력으로 이어져 창조도시 부산 구축에 일조하였으면 한다. 또한, 4월 26일 동광동 쪽방촌의 역사문화촌 대변신 기사도 과거 이재민 집단정착촌이었던 동광동 일대를 주거개선사업의 일환으로 개발하여 임대주택과 문화공간으로 변모시키려는 행정당국의 원주민 정착과 문화행정 중시의 의지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최근 방한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의 설계자이며 세계적인 건축가인 모쉐 샤프디 역시 좋은 건물보다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면서 건물의 실용적 측면, 사람과 도시와의 관계를 빼놓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창조도시의 장기적·거시적 비전은 도시발전의 창조성과 지속가능성에 바탕을 둔 "지속가능한 창조적 도시발전"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으며, 비전 실현을 위한 명확한 정책 목표와 전략적 수단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현 단계에서 제시할 수 있는 전략적 목표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저출산·노령화 사회의 구축, 기후변화·에너지부족 시대에 대비한 고효율·친환경 그린·에코 시티의 구축, 그리고 시민성, 공공성 및 공동체 가치의 재구성을 통한 다문화·세계화 도시의 구축 등이다. 이러한 정책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주요 전략적 수단으로서 지식 및 문화산업이 주축이 된 정보 인프라, 창의적·명품적 성격의 도시 브랜드 및 도시인의 질적 삶의 제고, 창조적인 멀티파트너십을 구비한 도시 리더십, 사람중심의 인문주의를 바탕으로 한 시민의 새로운 가치체계와 협력적 거버넌스의 개발, 그리고 개방적 광역권 및 유비쿼터스적 소통공간 등이 요구된다고 본다.
신라대 교수·기획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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