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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반기문 총장 연임과 한반도 평화 /서주석

연임 결정된 반 총장, 제한적 태도 버리고 한반도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 주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6-19 21:04:38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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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타고난 건강체다. 청와대 외교보좌관과 외교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그에게 전 세계를 바삐 오가는 격무와 과음에도 끄떡없는 비결을 여쭌 적이 있다. 단잠과 걷기가 답이었다. 비행기에서든 호텔에서든 잠자리에 들면 바로 숙면을 취하고, 걸을 수 있으면 에스컬레이터를 마다하고 계단으로 오른다는 답이었다.

유엔 안보리는 반 총장의 연임을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5년 전 유엔의 수장이 된 그는 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되면 2016년 말까지 사무총장으로 일하게 된다. 세계 평화와 안전의 유지, 국가 간 우호관계 발전, 국제 협력을 통한 경제·사회·문화·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해 2차대전 직후 창설된 이 조직의 8대 총장이다. 2006년 말 사무총장 선서식에 정부 참관단의 일원으로 참석한 입장에서 그의 연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사실 반 총장의 지난 5년은 숱한 난제와의 싸움이었다. 그는 "더 나은 세계를 위한 더 강한 유엔"을 기치로 내걸고 기후 변화, 비무장, 재정 위기 및 빈곤과의 싸움, 건강 증진, 평화와 안전, 양성 평등 등 중차대한 과업에 도전해 왔다. 그는 지금도 매월 7, 8개국을 방문하면서 현지에서 국제 문제를 풀어 나가는 노력을 왕성하게 전개해 오고 있다.

반 총장의 홈페이지에는 역점 사업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계속 관여해 나가겠다고 적혀 있다. 그는 여러 차례 북핵 문제를 풀고 한반도의 평화를 공고히 하기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혀 왔다. 또 기회가 되면 언제든지 방북해 김정일 위원장과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했고, 작년 초에는 자신의 특사로 정무담당 사무차장을 북한에 보낸 바 있다. 하지만 그의 활동과 역할은 아직까지 제한적이었다. 최근 반 총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방북 용의를 재천명하면서도 구체적인 시기나 의제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현재의 국제정치 환경도 방문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남북한이 양자관계를 진전시키고 6자회담이라는 틀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수순이며, 이를 위해 현재 남북한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 관련국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여전히 한반도 문제에 관여하는 데 대해 반 총장이 소극적인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한국 최고의 외교관이면서 '기름 바른 장어'가 별명일 만큼 노회한 그로서 당사국의 입장이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는 상황에서 활동할 여지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남북한 및 관련국의 입장을 조정해내는 과정에서 자칫 의견 차이가 두드러지고 역할이 더욱 위축될지 모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판단으로 절박한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지난달 30일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와 더 이상 상종하지 않을 것이며 '반북 대결책동'을 종결짓기 위한 전면 공세와 더불어 실제적 군사행동을 보여주겠다고 위협했다. 또 이달 초 북한은 중국 베이징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비밀접촉이 있었다면서 이를 이례적으로 폭로하고, 9일에는 이 접촉에 대한 우리 측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필요하다면 회담 녹취록을 공개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물론 튼튼한 방위력이 있고 한미 연합의 대북 억지력도 굳건하다. 그동안 남북한 사이에 일어난 군사적 충돌은 객관적 조건과 무관하게 우리의 틈새를 비집고 일어났다. 작년의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사건도 돌발적으로 터졌고 손쓸 새 없이 피해만 입은 채 끝났다. 북한의 군사행동이 해상에서부터 서해 5도로 이미 번졌고, 현재 DMZ 이남의 대북 심리전 활동에 대한 타격을 공언하고 있는 상황에서 육지로도 올라올 기세다.

6·25전쟁 발발 61주년을 며칠 앞둔 요즈음, 한반도의 평화 회복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급박한 과제가 되었다. 자칫 또 한 번의 군사 충돌이 있게 되면 과거와 달리 더 큰 참화로 이어질지 모른다. 당사국의 자제와 대화는 물론 이를 촉구하기 위한 국제적 행동이 절실하다. 세계 곳곳을 누비며 현안 해결에 분주한 반 총장의 건강한 발걸음을 이곳 현장에서 보고 싶다. 전 청와대 안보정책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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