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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음력과 양력, 그리고 하이브리드 /김충락

동서양서 두루 사용 과학적인 음력·양력, 어느것이 더 나은지 편 가르기 편견 불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6-27 21:15:02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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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간(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과 12지(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는 동양 철학의 기본 구조이다. 10간과 12지는 서로 하나씩 짝을 이루어 60가지 조합을 만들어 낸다. 120가지가 아닌 60가지인 이유는 조합을 이루는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10간의 첫 번째인 갑과 12지의 첫 번째인 자가 조합을 이루어 갑자부터 시작하되 다음 조합은 10간의 두 번째인 을과 12지의 두 번째인 축이 조합을 이루어 을축이 된다. 즉, 갑축이란 조합은 없다. 수학적으로는 10과 12를 곱한 120에 10과 12의 최대공약수인 2로 나누어주므로 60가지 조합이 된다. 한편 갑으로 시작되는 해는 반드시 서기로 4로 끝나는 해가 된다. 예를 들어 갑오경장은 1894년에 일어났다. 같은 이유로 을사조약은 끝이 5인 1905년에 일어났다. 이런 법칙을 알면 임진왜란, 기미 독립선언문, 무오사화 등이 발생한 연도의 끝자리가 어떤 수가 되어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올해는 신묘년이다. 양력으로 2011년 1월 1일에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고 하는 표현은 틀린 것이다. 신묘년 새해는 음력으로 1월 1일이 되는 2011년 2월 3일부터다. 동양에선 예로부터 태어난 해에 따라 띠를 부여받는데 이는 12지에 따른 것이다. 신묘년은 토끼띠다. 따라서 양력으로 2011년 1월 1일과 2011년 2월 3일 사이에 태어난 사람은 경인년 범띠다. 흔히 양력으로 1월에 태어난 사람들 중에 난 양력으로 범띠고 음력으로 토끼띠라고 하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띠는 음력으로 한 가지만 부여받게 된다. 한편 우리는 24절기(입춘, 우수,…소한, 대한)에 익숙해져 있다. 24절기는 음력이 아닌 양력이다. 24절기는 예로부터 농업이나 어업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정보이며 계절의 변화를 담고 있다. 1년이 365일 이므로 각 절기는 약 15일 간격으로 나타나고 최초의 절기인 입춘은 2월 5일 전후에 있게 되며 마지막 절기인 대한은 1월 20일 전후에 있게 된다. 24절기가 연도에 따라 하루 정도 차이가 나는 이유는 윤년 때문에 생긴 것이다.

동양에선 예로부터 그 사람의 운명이나 결혼 상대에 대한 궁합 등을 볼 때 흔히 사주에 근거한다. 사주란 그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를 뜻한다. 연은 10간과 12지의 조합인 60가지 중의 하나이고, 월은 12지에 근거하고, 일은 10간과 12지의 조합인 60가지에 근거하며, 시는 12지에 근거한다. 그러므로 사주는 모두 60×12×60×12=51만8400종류가 있을 수 있다. 사주와 궁합은 그간의 숱한 사람들에 대한 경험적 확률이고 통계에 근거하고 있으므로 매우 과학적인 접근법이라 볼 수 있다. 사주의 종류가 너무 많으므로 흔히 사람들은 12가지 중의 하나인 띠로 구분을 하기도 하지만 이는 신뢰성이 매우 떨어진다. 4가지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구분 짓는 것은 이보다 더 신뢰도가 없음은 말할 나위없다.

많은 사람들이 음력은 동양에서 써 왔고 양력은 서양에서 주로 사용하므로 음력을 사용하면 동양적이고 양력을 사용하면 서구적이라 생각하지만 이는 큰 오산이다. 동서양 모두 음력과 양력을 동시에 써 왔다. 많은 사람들이 보양식을 찾는 삼복(초복, 중복, 말복)은 24절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로부터 셋째 경일(庚日)을 초복, 넷째 경일을 중복, 입추 후 첫째 경일을 말복이라고 한다. 하지는 6월 22일 전후이므로 초복은 빠르면 7월 12일 이후, 늦어도 7월 21일 전에 반드시 있게 된다. 중복은 반드시 초복 열흘 뒤에 온다. 말복은 반드시 입추 이후에 와야 하므로 빨라도 8월 7일 이후이고 늦어도 8월 18일 이전이다. 즉, 삼복이란 하지와 경일을 바탕으로 정해지는 날이므로 양력과 음력이 복합적으로 작용되어 결정되는 날이다.

한편, 부활절은 제1회 니케아 공의회에서 결정된 것으로 춘분 이후의 최초의 보름(만월) 다음에 오는 첫째 일요일이다. 즉, 부활절은 음력과 양력이 동시에 사용되어 결정되므로 매년 달라진다.

음력은 동양, 양력은 서양이라는 편견과 함께 서양은 동양보다 더 과학적이라는 편견은 더더욱 버려야 할 우리 동양인의 편견이다. 부산대 통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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