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가 또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어제 오전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KTX 열차가 김천 황악터널 안에서 그대로 멈춰 섰다. 황악터널은 KTX 열차가 지나는 터널 가운데 두 번째로 긴 터널로 총 길이가 10㎞에 달한다. 터널 안에 꼼짝없이 갇힌 400여 명의 승객은 재운행 될 때까지 1시간 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더군다나 냉방시설마저 작동이 멈춰 승객들은 찜통더위에 시달렸다. 이렇게 사고가 잦아서야 국민이 겁나서 어떻게 KTX를 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앞서 15일에는 서울에서 출발해 경남 밀양역으로 진입하던 KTX산천 열차의 객실에서 연기가 나 열차가 긴급 정차하고, 승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올 들어 고장으로 멈춰선 KTX 사고 만도 30여 건에 이른다. 도대체 열차에 무슨 문제가 있기에 이렇듯 사고가 끊이질 않는지 영문을 모르겠다. 코레일은 지난 4월 '사고열차'에 대한 대책으로 '항공기 수준의 안전정비'를 약속하지 않았던가. 그런데도 전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KTX 안전'은 헛구호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KTX 잇따른 사고에 대한 국민의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코레일 측의 안전에 대한 인식은 한심할 정도다. 사고가 터질 때마다 재발 방지 약속을 해놓곤 '땜질식 처방'으로 끝이다. 특히 '사고뭉치'인 국내 기술로 제작된 KTX산천은 지난해 3월 운항한 이후 열흘에 한 번꼴로 크고작은 고장을 일으키는데도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 하고 있다. 이러다간 언제 대형사고가 터질지 조마조마하기만 하다.
그동안 기관고장, 열감지 센서 오작동, 동력장치 고장 등이 빈발하는 건 심각한 대형사고가 일어날 전조라는 우려가 많다. 열차사고의 특성상 한 번 일어나면 대형 인명사고로 직결된다. 그런 만큼 철저한 예방이 중요하다. 코레일 측이 '공공기업 선진화'를 명분으로 현장 유지보수 인력을 대폭 감축한 게 잦은 사고의 원인이 아닌지 꼼꼼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는 건 승객의 안전임을 명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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