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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승자의 교육, 공존의 교육 /조현

과열 경쟁 부추기는 자주적 능력 배양보다 배려·공존 우선시하는 공민으로 자질 함양을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9-25 19:13:17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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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완성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공민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게 하여 민주국가 발전에 봉사하며 인류공영의 이상실현에 기여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나라 교육법 제 1조로서 교육의 목적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어떤가. 위에서 열거한 여러 가지 중에서 자주적 생활능력을 제외하고는 다른 내용들은 완전히 외면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기야 자주적 생활능력의 배양이야말로 제일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다. 우리 부모들이 끼니를 굶고 허리가 휘어가면서도 자식들만큼은 끝까지 공부를 시킨 이유가 바로 자주적 생활능력을 갖추게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우리가 과거에 그러했듯이 후진 빈국의 부모들이 아이들만큼은 학교에 갈수 있기를 원하는 것도 자식들이 지긋지긋한 빈곤의 대물림을 끊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자주적 생활능력을 교육의 목적으로 내세운 것은 전문지식을 배워 사회경제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본인과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라는 뜻일 게다. 그러나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해보자. 자주적 생활능력이라는 이상적인 말 뒤에는 서로 간의 경쟁이 숨어 있다. 그리고 경쟁은 도태를 수반한다. 바로 우리의 교육목적은 도태를 당하지 않기 위함이다. 곧 경쟁사회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눈뜨고 당하지 않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교육의 기능이라 할 수 있겠다. 지고한 가치를 갖고 있는 교육을 이렇게 살벌하게 말한다고 항의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교육의 목적 또는 기능을 스스로의 보호에 있다고 말하는 것조차 아주 순진한 편에 속함을 알 수 있다.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 했던가. 지금의 우리 사회를 보면 우리 교육의 목표는 자신의 보호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발 더 나아가 남을 공격하는 능력을 배양하는데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단, 무지스럽게 공격을 하면 이는 저급한 폭력배의 수준에 불과하며 그 효과도 단명하다. 아흔 아홉 개를 가진 자가 한 개를 가진 자를 상대로 아흔 아홉 가지의 그럴듯한 궤변을 동원하여 그 한 개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 적어도 이런 수준은 되어야 교육받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심장의 강도에 따라 세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부류는 평범한 필부들로서 이들의 심장은 아주 약하다. 이해관계가 있을 때 간혹 거짓말을 해보지만 상대방이 눈을 부릅뜨거나 욱지르면 소시민의 좁은 어깨가 더욱 좁아지면서 눈을 내리깐 채 죽어가는 목소리로 고백을 한다. 경찰이나 검찰의 가장 손쉬운 상대이다. 두 번째 부류는 자기가 저지른 못된 일을 추궁당할 때 끝까지 오리발을 내미는 사람들이다. 모든 증거에 대하여 일단은 부정하고 본다. 밑져야 본전이다. 이것은 아주 효과적인 전략으로서 우리는 신문의 지면에 오르내리는 여러 인물들로부터 많은 학습을 하고 있다. 

세 번째 부류는 심장이 튼튼함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여러 개의 심장을 자진 자들이다. 이들은 상황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운신을 한다. 법에 저촉된다고 지적당하면 법 이전의 불문율과 도덕률을 동원하여 법제도의 냉혹함에 저항한 휴머니스트로 변신한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연결시켜 스스로를 핍박받는 사회변혁의 기수로 자처한다. 이들이 교육을 통하여 습득한 해박한 지식 앞에서는 사회의 제도와 가치관마저 의심받게 된다. 

교육개혁을 외치고 나선 교육감 후보들의 뒷 모습, 청문회에 등장하는 국무위원 후보들의 요상한 변명과 이를 용인하는 국회의원들의 '우리끼리' 똘레랑스, 서민의 돈을 계획적으로 갈취한 금융인과 고위 공무원 무리들의 후안무치. 이러한 것들은 모두 경쟁과 생존에 초점을 맞춰온, 뒤틀리고 건강치 못한 교육의 결과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삶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결코 진공적 상태에 있지 않다. 우리 모두는 사회의 틀 안에서 연결되어 있다. 단, 그 사회 공간은 수직적 계급과 침탈이 아니라 수평적 평등과 공정, 그리고 호혜로 채워져야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우리 모두 달리는 것을 잠시 멈추고 주위를 돌아보자. 나의 걸음이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는가 살펴보자. 같이 공존하고 서로 배려하기. 이것이 바로 교육법 1조에서 내세운 공민의 요소일 것이다. 

인제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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