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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부산김해경전철 개통 유감 /이영식

책임 묻기 급급말고 경전철 자체를 명물로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0-17 20:25:28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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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부산김해경전철이 개통하고 영업운전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다. 2006년 4월부터 5년 5개월에 걸쳐 총사업비 1조3000억 원이 투입되었던 대역사의 결실이었다. 현대와 포스코 등이 8367억 원, 정부가 1979억 원, 부산시민이 1494억 원, 김해시민이 1452억 원을 각각 부담했던 역사적인 개통이었지만, 개통이전부터 예상되던 운영적자와 향후 부산시와 김해시가 부담해야 하는 700억 원의 적자보전 때문에 편리한 교통수단의 탄생을 축하하고 쾌적한 승차감을 만끽하고 있을 수만은 없게 되었다.

그런데도 개통식 당일에는 이러한 분위기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개통선언과 경과보고에 이어진 공로자 표창에서 부산구간의 현대건설과 김해구간의 포스코에게 국토부해양부장관상이, 부산김해경전철주식회사에게 부산시장과 김해시장상이 각각 김두관 경남도지사, 허남식 부산시장, 김맹곤 김해시장에 의해 수여되었다는 것이다. 원래 4월 개통예정이었던 것이 시험운행에서 발생했던 안전·소음·누수 등의 문제로 몇 번이나 지연되었고, 개통 후 한 달 사이에도 5회의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으며, 잦은 오작동 문제를 일으켰던 출입문은 어느새 구조변경을 의뢰한 상태라 한다. 그러나 보다 심각한 문제는 하루 17만 명 이상으로 추산했던 수요예상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3만5000명 이하란 이용객 수치였다. 이용객의 예상수요를 터무니없이 부풀려 공사를 시작하게 만들었던 사업자, 이런 엉터리 수치를 그대로 믿어 사업을 추진했던 부산시와 김해시, 실제 운행결과 수없이 노출된 부실공사의 건설자 모두는 벌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지 상 줄 사람들은 아니다.

더구나 한국 최초의 무인경전철 운행이란 새 교통수단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국토해양부장관은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부산과 김해의 적자보전 분담요구에 대한 부담 때문에 자리를 피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강하다. 그런가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총선이나 지자체 선거 때마다 경전철이냐 지하철이냐를 둘러싸고 소모적 정쟁을 벌였던 사실도 기억해야 하고, 이 갈등 때문에 지체된 사업시행은 공사비의 증액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사실도 인지해야 한다. 향후 경전철 운영에서 파생되는 모든 문제에 정계, 정부, 지자체, 기업 모두가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그렇다고 우리 시민들의 책임은 없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가벼울 경(輕)이 놀랄 경(驚)의 경전철(驚電鐵)로 변한 데는 부산과 김해시의 줏대 없는 행정도 문제였지만, 이때가 기회인양 지나친 요구를 거듭했던 우리들의 책임도 있다. 건설비의 절약을 위해 화장실도 설치하지 않았다는 외국사례에 비해, 원래의 계획보다 부풀려진 역사의 내부시설과 덧붙여진 육교 등은 최초 7000억 원 대의 예산을 두 배 가까이 불어나게 했다. 나만의 편익을 우선시 했던 우리들의 요구는 결국 우리에게 돌아오게 되었다.

물어야 할 책임은 끝까지 물어야겠지만, 적자보전에 대한 걱정과 지난 과오에 대한 비난과 책임추궁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경전철에서 만났던 한 일본인 관광객은 일본의 경전철도 모두 적자지만 이렇게 쾌적한 교통수단의 이용을 위해 우리 시민들이 열심히 벌어 세금 내는 것이라고도 했다. 경전철의 개통으로 역세권의 지가상승과 상권의 활성화란 막대한 사회경제적 효과도 예상되는 것이기에 경전철 자체만으로 수익을 맞추려는 시각은 옳지 않다. 바로 비슷한시각에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방편의 하나가 경전철 자체를 명물로 만들어 가려는 문화관광자원화의 노력이다. 경전철과 연계되는 유적과 문화공간, 시장이나 놀이공간의 활용, 부산과 김해의 맛 자랑이나 축제소개 등을 통한 이용수요의 창출과 사회경제적 효과의 향상은 절대 게을리 할 수 없는 요소다. 그러나 개통 한 달이 지났는데도 경전철 홈페이지의 문화와 축제행사의 소개란에는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를 태연히 내걸고 있다. 그동안 부산에선 영화제가 있었고, 김해에선 가야금 페스티벌도 있었다. 링크된 도쿄 메트로에서 '꽃과 절과 신사 둘러보기'를 비롯한 3개의 문화관광이벤트가 대문을 장식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러면서 시비를 내라 국비로 도와달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인제대 역사고고학과 교수·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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