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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다시 국립대 총장 선거를 생각한다 /강재호

국립대 총장 선거는 법률로 보장된 권리…교과부에 유린되니 짜증스러울 밖에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0-30 20:18:50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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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는 요즘 국립대학에서 총장선거를 몰아내려고 안달이다. 국립대학 총장선거는 1991년의 개정 교육공무원법에서 비롯된 것으로, 지금도 이 법률에서 보장하고 있는 총장 후보자 선정 방법의 하나다. 부연하자면 국립대학의 총장은 대학의 추천을 받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용하는데, 총장 후보자는 이 법률의 규정에 따라 대학이 교수와 부교수 또는 이밖에 외부인까지 포함하여 구성하는 총장임용추천위원회에서 선정하거나 교원들이 합의한 방식과 절차에 따라 선정하고 있다.

지금 재선거가 한창인 부산대학교에서는 교수회가 만든 총장 후보자 선정 규정에서 교육공무원법의 규정 중 후자의 방법에 따라 교직원들이 선거로 총장 후보자를 선정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리고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현재 교육대학교를 포함해 모든 국립대학들이 이 방법에 따라 총장 후보자를 선정하고 있다. 다시금 말하지만 국립대학 총장선거는 이처럼 법률에 의해 보장되어 있는 대학자치의 하나다.

선거에 폐해는 따르기 마련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부산대학교가 지난 6월에 선정하여 추천한 총장 후보자를 선거법규의 위반에 따른 벌금의 전과를 문제 삼아 대통령에게 임용의 제청을 하지 않고 9월에 들어 부산대학교에 총장 후보자의 재추천을 요청했다. 당사자는 이처럼 형사벌에다 징계의 행정벌까지 받는 경우도 있고 학교로서도 총장의 부재에 따른 리더십의 마비와 행정의 정체를 겪는다. 이는 부산대학교뿐만이 아니다. 국립대학 총장선거도 학교 밖의 공직선거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총장선거를 없애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최근 행보는 매우 무모하다. 한국교원대학교와 10개 교육대학교에 "직선제 총장 선출방식을 개선하여 총장 공모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구조개혁 중점 추진 국립대학"으로 지정하는 이른바 별건구속 수법을 들이밀어 내년 3월부터 이들 국립대학에서 총장선거를 내쫓기로 했단다. 그밖의 국립대학에 대해서도 "대학 구성원의 투표에 의한 총장 선출 배제"를 지난 8월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의 시안에서 내시하더니 정작 9월의 선진화 방안에서는 슬그머니 내리고 대신에 국립대학 법인화를 내걸었다. 우리나라 국립대학법인에는 총장선거가 없다.

총장선거를 국립대학에서 쫓아내기 위해서는 교육공무원법을 개정해야 한다. 그런데 법률의 개정에는 많은 시간과 여러 절차가 필요하다. 정부는 국회법에 따라 매년 3월까지 그해에 제출할 법률안에 관한 계획을 국회에 통지하고 이 계획을 변경한 때는 분기별로 알려야 하는데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은 이 계획에 없다. 그리고 각부 장관 등은 법제업무운영규정에 따라 다음해 정부입법계획에 담을 입법계획을 11월까지 법제처장에게 제출하고 법제처장은 이를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국민에게 널리 알려야 하는데 이 계획에도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은 들어 있지 않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당초 17건의 입법계획을 냈다가 2건을 추가하고는 10건을 철회해 지금 9건을 진행하고 있다. 그 사이 장관이 바뀐 것도 아닌데 교육과학기술부는 이처럼 일을 너무나 계획 없이 무모하게 추진하고 있다.

국립대학에서 총장선거를 내쫓으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기도는 탈법적이다. 내년 2월까지 교육공무원법의 개정은 물리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이를 뜬금없이 밀어붙인다고 하더라도 행정절차법에 따라 입법예고와 공청회 등을 거쳐야 하는데 아직 교육과학기술부는 입법예고조차 하지 않고 있다. 법제처의 법률안 심사와 국무회의 심의도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다음 개정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더라도 내년 4월의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국회의 심의·의결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국회와 대통령이 국민의 이름으로 만들어 공포한 법률이 교육과학기술부에 의해 사실상 유린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자니 짜증스럽다. 엊그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분출된 시민들의 분노를 이 대목에서는 기대할 수 없을까. 부산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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