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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조경태한테 배워라 /조송현

'친노' 강조 이전에 노 전 대통령도 칭찬했던 조 의원의 성공 비결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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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재·보궐선거 이후 부산 민심의 윤곽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의 완승으로 끝난 동구청장 재선거에 대해 "부산 민심의 척도라고 생각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은 범야권 무소속 후보가 낙승한 서울시장 보선과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를 비교하며 내년엔 부산의 정치지형, 한나라당 독식구도를 확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20년 넘게 특정 정당이 싹쓸이하면서 부산이 생기를 잃고 침체됐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이들은 수도권에 비해 부산이 낙후된 것도 일당 독점주의에 큰 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일당 독식구도 해소가 당면 과제라고 해서 이들이 무조건 야권 후보를 지지하리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비전과 능력을 갖고 진정성 있게 시민과 소통하는 야권 후보에게만 표를 던지겠다고 벼르고 있다. 결국 부산 정치지형의 변화 여부는 야권 하기에 달린 셈이다. 

현재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이 같은 부산 시민의 바람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현재로선 '아니다'이다. 동구청장 재선거가 이런 부정적인 대답의 근거다. 동구청장 재선거만큼 민주당에게 유리한 조건이 형성된 예는 찾기 힘들다. 주민들의 현역 지역구 의원에 대한 피로도가 쌓인 데다, 이전 구청장 선거과정에서 반한나라당 기류도 제법 형성돼 있었다. 또 한나라당 소속 구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어부지리 효과도 기대됐다. 게다가 민주당은 '부산고, 서울대, 청와대 홍보수석, 조폐공사 사장'의 화려한 스펙을 가진 후보를 냈다. 그럼에도 크게 졌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텃밭 중에 텃밭인 부산의 원도심에서 37%의 득표율를 기록했다는 점을 들어 '희망을 봤다'고 스스로 위안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결과는 민주당에게 '이대로는 안 된다'는 엄중한 경고다.

여론조사 기관의 출구조사와 선거 후 여론을 종합해 보면 이해성 후보가 패한 근본 원인은 진정성 부족이다. 지역의 속살까지 파고 들지 못해 주민들에게 고락을 함께 할 지역일꾼이란 인상을 주는 데 실패했다. 그곳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다녔고, 2004년 17대 총선에 출마까지 한 후보가 '낙하산' 이미지를 쉽게 지우지 못한 데는 후보 자신은 물론 민주당의 전략에 문제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지난 7년간 뭐 하고 있다가 이제 와 표를 달라느냐'는 질타는 척박한 토양을 일구기 위해선 더 많은 땀과 눈물이 필요하다는 평범한 이치를 일깨운다. 

특히 민주당 측의 '노무현 마케팅' 전략은 패배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본다. 이 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단 둘이 찍은 사진을 선거사무실에 걸어놓고 '친노'의 핵심 인사임을 강조했다. 동구가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임을 내세웠고,  그의 대리인 격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동분서주했다. 이렇다 보니 선거전에서 문 이사장을 비롯해 친노의 상징인 노란색 깃발만 나부낄 뿐 정작 이 후보의 존재는 잘 보이지 않았다.

'사람 사는 세상' 구현을 위해 고민했던 고 노 전 대통령의 진정성이 알려지면서 친노 인사들은 큰 정치적 자산을 갖게 됐다. 하지만 그들이 '친노'에만 기댈 때 그 자산은 빛을 잃는 경우가 많다. 지난 4·27 김해을 보선과 2009년 양산 재선거에서 그 같은 상황을 이미 확인했다. 

시민들은 '노무현의 정신'인 '사람 사는 세상'이란 이념과 슬로건보다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한 실천과 노력을 평가한다. 민주당 조경태(사하을) 의원은 이런 점을 파고 들어 한나라당 텃밭인 부산에서 재선에 성공한 인물이다. 그는 친노 깃발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한결같은 자세로 다가가 주민들로부터 진정성을 인정 받았다. 맨몸으로 지역주의의 벽을 무너뜨렸고, '지역주의는 없다'고 당당하게 외친다. 바보처럼 지역주의와 맞선 노 전 대통령과 닮았다.

노 전 대통령은 생전 지역주의를 극복한 조경태 의원을 높이 평가해 지역 정치인들에게 "조경태를 학습하라"고 말한 적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이 내년 총선에서 선택을 받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친노 깃발'이 아니라 '조경태 연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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