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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수도권정비법이 흔들리고 있다 /강병중

수도권 규제 완화, 국가균형발전 막아…지역 정치권 나서 집중현상 해소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2-20 20:35:56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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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하면 수도권 규제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 같은 것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공장 및 대학의 신·증설과 대규모 개발사업 등을 억제해서 수도권의 집중화·비대화를 막고 국토를 균형발전시키기 위해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수도권의 공세가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수도권 억제는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갈라파고스 규제'라면서 정부에 법령 재정비를 요청했다. 이달 들어서도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3개 광역지자체 단체장들이 경기도 연천군과 인천시 강화·옹진군 등 3개 군을 수도권에서 제외시켜달라고 공동으로 정부에 건의문을 냈다. 서해 5도를 비롯한 3개 군이 휴전선에 접해 있는 낙후지역이기 때문에 공장 등을 마음대로 지을 수 있도록 아예 수도권에서 빼달라는 것이다. 서울시가 경기 인천과 함께 수도권 규제 해제에 적극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는 지식경제부가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산집법) 시행 규칙'을 개정해 수도권에 공장을 세울 수 있는 첨단업종을 대폭 확대하려 했고, 지난 9월에는 인천 국회의원들이 김포공항과 인천항 주변에 공장의 신·증설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사실 수도권의 규제 완화 주장은 어제오늘에 나온 것은 아니다. 오래 전부터 끊임없이 이어져 왔고, 또 소리 소문 없이 규제가 조금씩 완화돼 왔다. 특히 2008년 10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통해 발표된 '10·30 수도권 규제완화대책'은 수도권 공장의 신· 증설 규제의 한쪽 모서리를 허물어뜨렸다. 그 때문에 수도권은 공장이 늘어나고 지방은 수도권 대기업을 유치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 물론 비수도권도 수도권의 규제완화 주장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그래서 공방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수도권이 수위를 계속 높여 집요하게 총공세를 펴고 있으나, 비수도권이 계속되는 공세에 지치거나 무덤덤해져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을 할 수 없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규제완화 주장이 나오면 가장 앞장서서 반대하는 지역이 충청과 호남이다. '수도권정비계획법' 덕분에 기업과 첨단산업을 대거 유치하고 있는데, 그 기반이 위태로워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보다 앞서 1990년대 후반부터 수도권 규제와 지방경제 활성화를 촉구해서 정책에 적극 반영시킨 지역이 당시 제조업의 공동화 위기에 처해있던 부산이었다. 그리고 그 주체가 부산 경제계였다는 것은 아직도 많은 지역 상공인들의 자긍심으로 남아 있다. 부울경은 서울과 멀리 떨어져 있는 관계로 수도권 기업이 쉽게 내려오지 못해 수도권 억제에 따른 혜택을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나라 전체로 보면 수도권을 계속 묶어놓았기 때문에 그나마 유입인구를 조금 줄여 수도권 집중을 견제할 수 있었다.

수도권의 주장은 일본 영국 등 선진국이 수도권 규제를 과감히 풀고 있는 마당에 우리나라만 지역균형발전을 이유로 수도권의 발목을 잡고 있어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 1월에 발표한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잠정집계 결과'에 따르면 서울 경기 인천을 합친 수도권은 면적이 전국 11.8%에 불과하지만 전국 대비 인구는 49%, 제조업은 46.9%였다. 예금액은 68.0%로 발표됐으나 실제로는 80% 이상이라고 판단된다. 이런데도 수도권 규제를 풀고 대규모 공장을 더 많이 세우면 비수도권은 계속 인구가 유출돼 자립하기 힘들게 될 것이다. 수도권이 이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여 공룡처럼 돼 있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수도권이 그렇게 예를 많이 드는 영국과 일본의 수도권 인구집중률도 각각 20%, 30%대에 머문다. 수도권 규제는 비수도권 전체의 생존과도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더는 규제가 완화 되지 않도록 하려면 특히 지역 정치권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시민들도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대칭되게 노력하는 지역 정치인들을 기억해 두었다가 선거 때 더 많은 표를 던졌으면 한다.

넥센타이어㈜·KNN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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