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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김정일의 사망과 박근혜의 정치적 미래 /신율

미래 불안할때 남성 지도자 선호 경향이 與 분당 부를 수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2-21 21:07:17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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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전 세계가 한반도를 불안한 시각으로 응시하기 시작했다. 절대 권력을 누리던 독재자가 죽었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그의 후계자로 알려진 29살의 풋내기 김정은이 과연 북한을 이끌어 갈 수 있을까가 의문이기 때문이다.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김정은의 권력이 "안정적일 것이다" "아니다. 불안할 것이다"를 두고도 말이 갈리고 있다. 김정은이 잘 버틸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측에서는 김정은으로의 권력 세습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에서 김정일이 죽었기 때문에 설령 한시적인 '집단보좌체제'가 들어선다 하더라도 권력 세습은 순탄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반대로 김정은으로의 권력 세습이 불안하다고 주장하는 측은 권력세습과정이 너무 짧다는 점을 든다. 이런 주장을 하는 측은 김정은 정권이 최소 2년에서 최대 5년을 버티다가 결국은 몰락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누구 말이 맞을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상황이 매우 불확실하고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사실 북한 문제만 생각해도 불투명한데 한반도의 주변 4강을 보면 불확실성이 더 높아진다.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4강 모두의 정권이 바뀌기 때문이다. 일본이야 워낙 정권교체를 취미로 하는 나라이기에 그렇다고 치더라도 미국도 내년에 대선이 있고 중국도 국가주석이 시진핑으로 바뀔 것이고 러시아도 푸틴이 됐건 누가됐건 정권이 바뀔 것은 확실하다. 우리나라도 내년 12월에 대선이 예정되어 있다. 그러니까 남북한 그리고 주변 4강 모두가 정권이 바뀐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한반도 문제에 대한 대응성이 떨어지기 쉽고 그렇기 때문에 불확실성과 불안함은 더 증폭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러니 과거 천안함 폭침 때 야당이 주장했던 슬로건, 그러니까 "전쟁이냐 평화냐"의 주장도 성립자체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김정일의 죽음이 현 정권의 대북정책의 결과도 아닐뿐더러 설사 우리 정부가 대화에 나서려고 한다 하더라도 지금의 상황에선 도대체 누구와 대화를 할 수 있는지조차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야당도 지금은 그저 지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우리의 정책이나 의지로 현 상황이 바뀔 수는 없기 때문에 국민들의 불안감이 더 증폭되는 것은 당연하다.

불안감이란 불확실성으로 연결되고 이는 결국 우리 국민 개개인의 이익에 관한 문제와 직결된다. 이럴 경우 거의 모든 나라에서 관찰되는 현상이 바로 보수화 경향이다. 미국의 경우도 지난 9·11테러 이후 한동안 보수화 경향을 보였다. 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히 김정은이 군부를 보다 확고히 장악하기 위해서 도발이라도 감행하는 날엔 이런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이럴 경우 한나라당이 다음 번 총선과 대선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현재의 정국구도로 볼 때는 이런 주장이 맞다고 할 수 있지만 이런 주장에는 문제점도 존재한다.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했을 때 박근혜 당시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하기 시작해서 결국은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되는 것에 실패했다. 우리 국민들은 불안할 때 여성지도자 보다는 남성 지도자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러니 한나라당이 '박근혜 당'으로 남아 있는 한 지금의 상황이 주는 '선물'을 제대로 챙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나라당의 다른 남성 대선주자들, 예를 들어 김문수 지사나 정몽준 이재오 의원 등이 부각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정일의 죽음은 오히려 한나라당의 분당 가능성을 더욱 높여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 한나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의원들이나 아니면 박근혜 위원장의 영향력이 별 것 없음이 증명된 서울과 수도권 의원들이 이탈하기 시작하면 당 밖에 있는 인사들, 예를 들어 현 정권하에서 장·차관이나 청와대 수석 혹은 비서관을 지낸 인사들이 여기에 힘을 합칠 수 있고 이럴 경우 새로운 신당이 탄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들이 신당을 만들고 박세일 신당과 당 대 당 합당을 할 경우 오히려 '박근혜 당'이 돼버린 한나라당이 챙기지 못한 '선물'을 챙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남북관계를 비롯한 정국 구도는 안갯속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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