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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대표적 하천인 온천천. 제대로 된 공원이 부족한 부산에서 도심 한복판을 흐르는 온천천은 무척 소중한 공간이다. 안타깝게도 기자가 가 본 온천천은 공원이라기보다는 그야말로 공사판이었다. 굴착기가 흙을 쓸어담을 때마다 흙먼지가 풀풀 날렸고, 공사차량 사이를 자전거가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모습도 보였다.
온천천에 반복적으로 공사가 이뤄지는 데는 공무원들의 생색내기식 사업 관행 탓이 크다. 온천천에 사용된 공사비는 대부분 국비와 시비에서 나왔다. 온천천 공사는 공무원들이 사업계획을 올려 국비를 따내면 시비도 함께 보조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국비를 따오면 실적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이 다른 공무원들의 귀띔이다. 이들은 과정이 복잡하고 단시간에 가시적인 성과도 내기 쉽지 않은 생태하천 조성에 투자하기보다 온천천 고수부지 정비와 편의공간 확보에 많은 돈을 썼다. 게다가 이미 10여 년이 지나면서 생태적 안정성을 갖게 돼 시민단체들까지 굳이 공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지점까지 공사를 강행했다.
온천천이 반복적인 공사로 홍역을 치르는 것도 충격적인 일이었지만, 더 놀라운 점이 있었다. 바로 온천천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가진 부서가 한 곳도 없었다는 것. 각 구청은 자기 구 지역의 공사 내역만 알고 있었고, 시도 통합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았다. 공무원들은 온천천 복원 공사가 시작된 지 10년이 넘은 데다, 담당자도 매년 바뀌어서 '잘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통합관리 부서가 원래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부산시는 통합 관리가 필요하다는 여론에 떠밀려 2008년 온천천·대천천 관리팀을 만든 바 있다. 하지만 큰 의지는 없었던 것 같다. 당시 연 예산이 8000만 원, 상주 인원은 3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지난해 1월에는 조직개편을 핑계로 관리팀은 슬그머니 사라져 버렸다. 시는 지난해 12월 '부산을 빛낸 2011 부산시정 Best 10' 중 하나로 온천천 종합정비사업 완공을 꼽았다. 하지만 통합관리 전담 부서조차 3년여 만에 없애버리는 근시안적 관리 방식이 계속되는 한 무분별한 온천천 파헤치기는 근절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