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가 자체 수익을 올리려는 욕심으로 민간자본을 유치해 대형 쇼핑몰을 건립했지만, 운영난으로 건축비 등 수백억 원의 빚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수익형 민자사업(BTO) 방식으로 2009년 완공한 효원 굿플러스(현 NC백화점)가 저조한 분양률 탓에 시행사가 대출이자도 갚지 못하게 된 것이 화근이다. 경험이 미숙한 대학이 교내 구성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무리하게 민자유치 사업을 추진하다 결국 동티를 낸 셈이 됐다.

　부산대는 당초 시행사인 효원이앤씨가 1104억 원을 투입해 쇼핑몰을 완공, 대학 측에 기부채납하는 대가로 시행사에 30년간의 운영권을 주기로 기본협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문제는 단서조항이다. 시행사의 잘못으로 사업이 해지될 경우에도 대학 측이 민간투자비를 일정 비율로 부담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부산대가 물어야 할 돈이 최대 80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민자유치가 쉽지 않았던 당시 상황에서 부산대가 앞뒤를 가리지 않고 시행사의 요구를 선뜻 수용한 결과로 보인다.

　당면 문제는 대학 측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한 해 가용예산이 수십억 원에 불과한 부산대로선 매년 36억 원가량의 이자도 감당이 어려운 실정이다. 오죽 답답했으면 감사원 감사를 자청했겠는가 싶다. 감사 결과를 토대로 현황을 파악한 뒤 대학 측의 부담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대학 스스로 사태의 심각성을 밝히고 지역사회와 함께 해법을 고민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2005~2010년 전국 51개 대학에 1조6000억 원이 넘는 민간자본이 주로 쇼핑몰이나 기숙사 신축 사업에 투입됐다. 부산대처럼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을 뿐 수익성 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학이 적지 않을 것이다. 대학 측의 잘못으로 인한 손실을 결국엔 학생들이 등록금으로 보전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 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참에 정부 차원의 전반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