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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빚만 뭉텅 안길 '선거판 화두'를 경계하자 /강춘진

선거철 감언이설 결국 재원은 우리 돈, 현명한 선택으로 헛바람 정책 심판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5-16 20:10:52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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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을 살려야 한다는 이유로 대형 유통업체의 강제 휴무와 영업시간 제한을 외치던 목소리가 잦아드는 분위기다. 웬일일까. "선거가 끝났으니, 조용하지." 오랜 세월 선거의 전후 과정을 지켜본 연륜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의 말쯤은 쉽게 한다. 선거의 뒤끝은 언제나 씁쓸하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골목상권 살리기 외침은 4월 선거를 앞두고 최고조에 달했다. 덕분에 지난달 22일 일부지만, 부산 남구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대형 유통업체가 처음으로 휴무를 시행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가 있었다. 지난 13일에는 더 많은 수의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문을 닫았다. 이제 중소 상인의 주름살이 펴지려나.

대형 유통업체의 강제 휴무 시행의 초기 단계라 그런지 골목상권이 벌떡 일어났다는 말은 아직은 들리지 않는다. 간간이 일부 지역의 중소형 유통업체에서 매출이 올랐다는 소식을 보내고 있기는 하다. 그 정도에서 그칠 가능성이 짙다는 것이 솔직한 진단이다.

부산만 해도 모든 기초자치단체가 관련 조례를 제정한 것이 아니다. 두 번째 일요일 강제 휴무가 시행된 지난 13일에는 남구와 중구, 영도구, 부산진구 일대에서만 진행됐다. 대형 유통업체 주변의 골목상권에서 삶을 꾸리는 일부 지역의 중소 상인들이 강제 휴무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와 공생 관계에 있는 지역의 골목상권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낸 단면이다. 당연히 해당 자치단체는 조례 제정 과정에서 예외 조항을 두고 싶어하는 눈치다. 표심의 향배를 좌우하는 지역주민의 심기를 자극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소비자의 선택권은 냉혹했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날에 앞서 필요한 물건을 사고, 정작 당일에는 외출을 자제했다. 그러니 대형마트 주변에서 떡볶이나 순대를 팔거나 전통시장 한 귀퉁이에서 푸성귀 등을 좌판에 깐 '서민의 가게' 매상은 뚝 떨어졌다. 이를 두고 '풍선효과'라고 하나.

올 초만 해도 하루가 멀다고 1탄, 2탄, 3탄이 연일 터져 나왔던 '서민 복지 시리즈'의 그다음 탄이 영 모습을 드러낼 기미가 없다. 왜 그럴까. "선거가 또 다가오는데. 그때뿐인 탄이 곧 나오겠지." 누구나 선거철이 다가올수록 새 화두가 불거진다는 것을 안다. 선거를 앞둔 시기는 늘 요란하니까.

한때 '경제 민주화'라는 대전제로 쏟아진 복지 시리즈는 듣기만 해도 달콤했다. 이 시리즈의 외침은 4월 선거를 앞두고 가장 큰 소리를 냈다. 덕분에 0~2세 유아를 둔 부모들은 보육비 걱정을 덜었다. 내년에는 유치원비 절감 혜택도 생긴다니 "얼씨구나 좋다". 이제 가정살림은 풍요로워지겠지.

복지 시리즈가 일부만 실현된 탓인지 서민의 전체 가계에 확 생기가 돈다는 말은 아직도 들어볼 수 없다. 앞으로 12월 선거가 남았는데 때를 기다리면 될까. 꿈 깨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선거 때마다 요란스럽게 터지는 화두는 한바탕 민심을 흔든 뒤 휑하니 사라진다. 헛바람만 일으킨다. 12월 선거판에 등장할 선수들은 "이번에는 다르다"고 핏대를 올릴 태세다.

골목상권을 살리기는 것도 필요하고, 복지를 실현한 것도 좋다. 그렇지만 골목상권이 살아날 조짐이 없다. 더 나아가 이런 의문을 던져본다. 복지 시리즈에 쏟아붓는 모든 재원은 결국 '우리 돈'에서 충당되는 것이 아닌가. 자신의 경제적 능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마이너스 통장을 온 국민에게 하나씩 안긴 꼴이다. 우선은 제 주머니에서 돈이 안 나오니 쓸 때야 재미가 쏠쏠하다. 실체가 드러나면 누구나 화들짝 놀랄 테다. 국민은 미몽에서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

또 다른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어김없이 진정성이 떨어지는 화두가 쏟아질 판이다. 거센 바람이 불 것이다. 죽을 둥 살 둥 기를 쓰고 달려들 선거판의 선수들은 빚만 뭉텅 안길 '공짜 논리'를 앞세운 헛바람 화두를 펑펑 날릴 게 뻔하다. 벌써 12월 선거가 걱정이다. 미몽에서 깨어나는 국민의 현명한 선택에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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