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이그 노벨상'의 2007년 평화상은 미국 공군 라이트연구소에 돌아갔다. 동성 간에 극단적 연애 감정을 유발하는 게이 폭탄(gay bomb)을 개발한 공로 때문이었다. 이 연구소가 개발한 아프로디시악이란 물질은 인체에 해가 없으면서 동성애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폭탄이 실전에 배치되면 병영이 연애감정으로 들끓을테니 가공할 무기가 될 것은 틀림없다.

동성애의 역사는 깊다. 동서고금의 인류가 동성애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프랑스 혁명기와 나폴레옹 시대에는 동성애를 국가가 공인하기도 했다고 한다. 12세기까지는 동성애가 이성애보다 많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소크라테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셰익스피어, 차이콥스키 등의 공통점은 동성애자다. 영화배우 록 허드슨, 조디 포스터, 테니스의 여왕 나브라틸 로바도 마찬가지다. 프랑스의 가장 지적인 현대 철학자 가운데 하나인 미셀 푸코도 동성애자다. 그는 1984년 에이즈 합병증인 패혈증으로 생을 마감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미국 심리학자연맹은 1994년 '동성애는 정신질환도 아니고 비도덕적인 행위도 아니다'고 공식선언했다. 동성애는 전 인류 중 소수에 속하는 사람들의 인간에 대한 사랑과 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전체 인구의 3~4%로 추산되는 동성애자는 여전히 심각한 사회적 냉대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최근 동성결혼 지지를 선언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최초의 게이 대통령'으로 표현했다. 뉴스위크는 최신호 표지사진에서 오바마 대통령 머리 위에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갯빛 후광을 그려넣고 이 문구를 달았다. 마치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애자인 것처럼 연출한 이 표지는 매우 선정적이다.

동성결혼 지지는 미국 내 진보세력을 결집하려는 대선 승부수라는 분석이 많다. 포퓰리즘으로 몰아붙이는 보수세력의 비난도 만만찮다. 대통령 후보가 들고 나오기에는 위험천만한 이슈다. 결과는 지켜볼 일이지만 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또 하나의 인식 확장이 이뤄지고 있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