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장렬하게 산화한 국군 용사 유해 12구가 62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아 영면할 수 있게 됐다. 이들 중 부산 출신 고 김용수 일병과 경남 창녕 출신 이갑수 일병 등 두 구의 신원이 확인된 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유해를 찾지 못해 애통해하는 유족들을 위해서라도 하루속히 나머지 10구의 신원 역시 파악하길 바란다. 이들 전쟁영웅의 귀환 행사에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최고의 예우를 갖춰 진행돼 죄스러운 마음이 한결 덜했다. 대통령의 말 처럼 나라를 위한 죽음보다 더 큰 공이 또 어디 있을까.
사실 이번 귀환은 순전히 미국의 도움 덕분이었다. 미국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장병들의 유해는 끝까지 찾는다는 국가 신념에 따라 북한과 합의해 현지 유해 발굴 작업을 벌여왔다. 12구의 국군 용사 유해가 발견된 것도 1996년부터 33차례의 작업을 통해 발굴한 220여 구의 유해 중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측이 아시아계 유해 발굴 사실을 통보했고, 우리 측이 유족 유전자(DNA) 표본과 대조한 결과 일치함이 드러나 두 구의 신원을 알아낼 수 있었다.
유해 송환을 계기로 남한에 한정됐던 정부의 발굴 작업이 사실상 북한까지 확산됐다는 평가가 있으나 이에 머물 수는 없는 일이다. 언제까지 미국에 의존할 것인가. 미국의 유해 발굴은 자국군 장병을 위주로 진행될 것이 뻔하기에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은 상대적으로 미미할 수밖에 없다.
남북은 이미 5년 전 평양에서 개최된 국방장관 회담에서 6·25 전사자 유해를 공동 발굴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후 관계가 경색되면서 유야무야됐지만, 엄연히 남북 최고위급 회담에서 도출된 합의이니 만큼 반드시 되살려야만 한다. 이는 이념 차원을 떠나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다뤄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북측과 적극적으로 접촉해 합의가 실행에 옮겨질 수 있도록 노력하라. 우선 전사자 유해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비무장지대(DMZ)부터 시작하면 어떨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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