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이상득 전 의원이 구속됐다. 현직 대통령의 친형으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만사형통'으로 불리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정권의 핵심실세가 몰락하는 모습이 구차스럽다. 정권 말기만 되면 데자뷔처럼 되풀이되는 대통령 친인척 구속이 이명박 정권에서도 비껴가지 못했다.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뿌리뽑을 법적·제도적 장치의 정비가 시급하다.
17대 대선 직전인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모두 6억 원의 돈을 받았다는 게 이 씨의 주요 혐의다. 코오롱으로부터 1억6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이 씨의 범죄 혐의가 소명됐다는 게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발부한 법원의 판단이다. 검찰은 '임석·김찬경 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에 대한 수사도 확대할 것이라고 한다. 17대 대선자금 수사로 이어질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이번 수사 결과는 이명박 정권이 역대 정권의 친인척 비리 사건에서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본인 자신이 비리에 연루됐고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아들이나 형의 비리로 곤욕을 치렀다. 그런데도 이 정권 역시 그런 비리 사슬에서 헤어나지 못했으니 국민들이 참담해지지 않을 수 없다. 아직 재판 전이긴 하지만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 빚어진 물의에 대해서 정중한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게 옳다.
친인척 비리의 고리를 단호히 잘라낼 법적·제도적 장치의 보완에 나설 때다. 대통령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실에만 맡길 게 아니라 친인척이 권력 주변에 아예 얼쩡거리지 못하도록 법적인 규제에 나서야 한다. 권력층 주변 비리는 가중처벌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평소엔 눈치만 보다 정권 말에야 밀린 숙제하듯 수사에 나서는 검찰도 각성해야 한다. 언제까지 이런 뉴스를 지켜봐야 하는 건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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