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대입전쟁 언제까지 /장재건

대선후보 입시정책, 근본문제 해결 미흡…외부요인 수술외에 부모 또한 바뀌어야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11-07 20:24:52
  •  |  본지 3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오늘은 수능일이다. 해마다 오는 날이건만 딸아이가 시험을 치르는 날이라 여느 해와는 느낌이 다르다. 기나긴 입시터널을 빠져나오는 날이니 일단 축하부터 해주어야 할 것 같다. 아울러 오늘은 입시생을 둔 학부모 또한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짐을 하나는 내려놓은 기분일 것이다.

그간 아이의 입시과정을 지켜보면서 새삼스레 놀랐다. 익히 이야기는 들었지만 수천 가지에 달한다는 전형방법에 직접 맞닥뜨려서는 아예 기가 질렸다. 솔직히 그 많은 전형들을 다 들여다보지도 않았다. 무책임한 부모라고 욕해도 엄두가 나지 않았고 애써 외면한 측면도 없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부터는 사교육과의 전쟁이었다. 가급적 사교육을 시키지 않겠다는 '어쭙잖은' 의지는 아이 엄마의 현실론에 묻혀 서서히 무너져갔다. 초기에는 나름대로 언쟁도 벌였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내 논리는 설 자리를 잃어갔다.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과 상의도 없이 비싼 학원에 척척 등록하는 아이 엄마를 크게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무감각해져 갔다.

결국 사교육 반대라는 뚜렷한 논리를 내세워 나름대로 다른 교육환경을 모색하지도, 아주 비싼 과외를 시켜주지도 못한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아빠가 돼 버렸다. 대한민국 평균적인 상당수 남편이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하는 것으로 굳이 위안을 삼고 면피해보려 하지만 씁쓸한 마음 한 구석은 어쩔 수가 없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꼬인 것일까. 시쳇말로 대한민국의 입달린 사람이라면 저마다 한마디씩 할 정도라는 게 대학입시와 사교육 문제다. 입시정책이 바뀔 때마다, 사교육 문제로 시끄러울 때마다 핏대를 세우며 흥분해보지만 좀체 오르지 않는 아이들의 성적표에 약해지는 게 학부모다.

급기야는 공익광고에 "부모는 멀리 보라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 합니다. 부모는 함께 가라 하고 학부모는 앞서 가라 합니다. 부모는 꿈을 꾸라 하고 학부모는 꿈 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라는 카피까지 등장했다. 오늘의 세태를 정확히 꼬집은 촌철살인이 돋보이지만 학부모와 부모의 간극은 그리 간단히 메워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대선이 코앞이다. 이번에도 각 후보들은 어김없이 백년대계를 외치며 교육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주요 후보들 모두 사교육 축소와 공교육 정상화라는 큰 틀에 별 차이가 없다. 미로찾기 같이 복잡한 대입 전형을 단순화하고 특목고를 개선하겠다는 내용도 보인다.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대입정책이 또 한차례 소용돌이 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기나긴 대입정책 변화사를 돌아보건대 공고한 사교육의 뿌리가 뽑힐 것 같진 않다.

대입정책과 사교육은 이미 그 자체만의 문제를 넘어섰다. 대한민국에 만연한 여러 가지 병폐의 결과이자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뿌리 깊은 학벌주의, 청년실업, 신자유주의적 무한경쟁 등이 대학입시와 얽히고설켜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 모를 지경이 돼버렸다. 사교육을 유발하는 이런 제도적·외부적 요인에 대한 수술없이 전형을 줄이고, 특목고를 개선하고, 학원을 규제하는 등의 미봉책으로는 5년 뒤 또 다른 비슷한 공약만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여전히 힘든 문제지만 아이들에게 '부모'가 될 것인지 '학부모'가 될 것인지다. 이 또한 앞서 언급한 구조적인 병폐의 결과이자 원인이다. 수능을 앞둔 자녀를 위해 유명 기도처를 찾거나 수능장 앞에서 종일 두 손을 모으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만하다. 하지만 그 '부모'의 마음 한편에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되레 지나친 경쟁으로 내모는 '학부모'의 욕심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학부모'의 마음을 버리기란 쉽지않은 일이다. 나부터 그래왔다. 자칫 무책임한 부모라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그러나 수십년 세월이 지나도 더욱 기승을 부리는 사교육 문제가 모두 제도 탓이기만 할까. '학부모'의 욕심과 실타래처럼 뒤얽힌 제도의 문제를 함께 풀 솔로몬의 지혜가 그래서 필요하다.

편집1부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근교산&그너머 <1171> 경남 밀양 종남산
  2. 2부활절 현장예배 급증 우려…부산시, 모든 교회에 공무원 파견키로
  3. 3정상도의 '논어와 음악'-세상을 밝히는 따뜻한 울림 <8> 제7곡-사과십철
  4. 4지역위원장 등 민주당 인사 탈당, 김태호 지지 선언
  5. 5[출조 길라잡이] 울진 후포 봄 감성돔 낚시
  6. 6윤영석 “부산대 유휴부지 환수 법적으로 불가”…이재영 “양산시와 협의, 공영개발 하겠단 의미”
  7. 7부산대, 근로장학사업 취업연계중점대학 5년연속 선정
  8. 89일 온라인 개학…“원격수업 중 선생님·친구 촬영 안돼요”
  9. 9오늘의 운세- 2020년 4월 9일(음 3월 17일)
  10. 10쫄깃한 생면 파스타 식당, 목욕탕 간판 따라 들어오세요
  1. 1이재명 경기도지사 “유흥업소 등 집객업소 휴업 결단해야”
  2. 2정부, 학원 운영중단 권고…“어기면 집합금지 명령”
  3. 3재난지원금 전 국민으로 확대 … 찬성 10명 중 6명
  4. 4선거 앞두고 몰려드는 정책 질의서에 정당 난감
  5. 5“나이 들면 다 장애인” 발언 김대호, 결국 통합당 제명…후보직 박탈
  6. 6문대통령 "수출기업 36조 무역금융…공공부문 선결제도"
  7. 7지역위원장 등 민주당 인사 탈당, 김태호 지지 선언
  8. 8코레일 유통 부산경남본부, 동구자원봉사센터에 사랑의 쌀 전달
  9. 9윤영석 “부산대 유휴부지 환수 법적으로 불가”…이재영 “양산시와 협의, 공영개발 하겠단 의미”
  10. 10 위기의 조선도시 거제, 내가 살린다
  1. 1한경연, 올해 경제성장률 -2.3%로 하향…“IMF 이후 첫 역성장”
  2. 2올해 국가균형발전 사업에 39조 원 투입…'지역 혁신' 초점
  3. 3지역난방공사 "열수송관 누수 신고하면 상품권 지급"
  4. 4중부발전 노사, "코로나19 극복 '착한 소비' 추진" 맞손
  5. 5남부발전 "5777억 원 상반기 조기 집행…부산 등 지원"
  6. 6남동발전, 경남 사회적기업 '온라인 판로 개척' 돕는다
  7. 7광해관리공단, '온라인 개학' 맞춰 취약계층 청소년 지원
  8. 8연체 위기 신용대출자에 최대 1년간 원금상환 유예
  9. 9코트라 "코로나19 대응 화상 상담장 10곳 추가 운영"
  10. 10코로나19 위기 속 고 조양호 회장 1주기...장녀 조현아는 불참
  1. 1 자가격리 위반하고 빵집에 취직한 20대 적발…사상구 “고발 예정”
  2. 2부산지역 코로나19 자가격리자 2972명… 해외입국자 2567명
  3. 3불 난 아파트에 9살 동생 구하려다…형제 모두 참변
  4. 4경남서 코로나19 확진자 1명 추가 … 거제 거주 뉴질랜드인
  5. 5부산시, 121·122번 확진자 동선 공개
  6. 6거제 코로나19 확진자 1명(거제 7번 확진자) 추가
  7. 7부산, 코로나19 추가 확진자 없어…16일째 지역사회 감염 0명
  8. 8김해서 40대 엄마가 초등생 딸 살해 후 자수…“생계 막막해서”
  9. 9강원 건조특보 속 원주·영월서 잇단 산불 … 경북 청송에서도
  10. 10부산 금정산서 산불 발생…헬기 동원 진화 중
  1. 1호나우지뉴 19억 보석금 내고 석방
  2. 2만수르 제친 최고 부자 구단주는?
  3. 3주말 개막하는 대만 야구…관중석엔 마네킹 응원단
  4. 4IOC “도쿄올림픽 예선 내년 6월 29일까지 마무리”
  5. 5허리 세운 거인, 올 시즌 필승조 ‘이상무’
  6. 6부산 세계탁구선수권 9월 개최 가닥
  7. 7“코로나 대처 한국 야구, 미국 스포츠에 교훈”
  8. 8개막 요원한 K리그 27R 유력…무관중 경기는 고려 안 해
  9. 9택배로 온 스키 우승컵
  10. 10성장통 겪은 한동희 “거인 핫코너 올해는 내가 주인”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독일 통일과정 7대 과오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다시 읽어보는 한 ‘분단인’의 삶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그럼에도 봄은 오고 있다
제1부두, 이왕 보존하는 김에 제대로
기고 [전체보기]
코로나19를 넘어 성장하자, 우리 공동체! /배정이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는가? /한효섭
기자수첩 [전체보기]
대학 온라인 강의 미봉책 멈추길 /최지수
억측과 갈등만 낳는 낙동강청 /임동우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히포크라테스의 거울
개혁을 위한 아카데미상은 없지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단절은 또 다른 생성을 낳는다
귀하디귀한 악기 ‘편경’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인내의 시간, 염치를 갖자 /송진영
부산시의 뒷북 /하송이
도청도설 [전체보기]
3무 선거
부산국제모터쇼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우리는 서로의 환경이다
여든 살 어머니의 만학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도다리쑥국
아시정구지의 추억
사설 [전체보기]
수출기업 지원·내수 보완, 경기 부양 마중물 되길
코로나 속 사전투표, 방역 만전 기하고 적극 협조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국민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인구 절벽 시대, 복지 대타협 급하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허황된 중국경사론
“한미동맹, 이상없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전쟁의 얼굴
호의가 낳은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의 도전과 한국인의 응전
한국 경제 회복탄력성이 관건이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장기전 불가피한 코로나
코로나가 지구촌에 던진 경고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사계’ 연주의 전설, 이 무지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어느 멋진 날의 와인을 기대하며
와인의 르네상스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소치 허련이 그린 도깨비 그림
우봉 조희룡의 매화서옥도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20하프마라톤대회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