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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투표율에 달렸다 /김갑수

취업 등 사회문제들, 현 정치지형에 기반…젊은 유권자의 참여 어느때보다 필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11-25 20:36:25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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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한다. 20여 일 남은 대선 본선경쟁은 투표율 싸움이다. 이명박 투표율 63%, 노무현 투표율 70%가 기준점이다. 기계적인 예측이 가능하다. 중간허리 66%에서 숫자가 높아질수록 문재인이, 낮아질수록 박근혜가 유리하다. 그리고 이 수치는 20·30대 유권자층이 좌우한다. 드라마틱한 퇴장을 보여준 안철수가 막후 역할로 젊은 층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제한적으로 보인다. 그는 이미 후보가 아니다. 젊은 층 투표 즉 세대투표는 희망과 절망에 좌우된다. 상대적으로 정당에 대한 연대감, 연고의식이 적은 탓이다. 무언가 역동적인 변화의 희망이 생길 때 젊은 층은 투표장으로 향한다. 노무현 때 경험했다. 그래 봤자 별로 달라질 것이 없다는 낙담이 들면 산으로 들로 놀러 나간다. 이명박 당선 때에 무려 400만 명의 야권 지지층이 투표를 포기했다. 그중 상당수가 젊은 유권자들이다.

세대투표를 좌우할 최대 쟁점은 단연 경제민주화였다. 그런데 벌써 김이 빠져 버렸다. 놀랍고도 영리하게 박근혜 진영이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했다. 김종인을 등판시켜 재벌 대기업의 독과점 폐해를 혁파할 방안을 마련했고 적당한 시점에 그 개혁안은 폐기됐다. 순환출자 제한을 포함한 전향적 정책의 근간이 대부분 실종됐음에도 경제민주화를 실현할 후보가 박근혜라고 알고 있는 유권자가 많다. 남은 기간 문재인 측이 아무리 열심히 캠페인을 벌여도 선거판을 출렁이게 할 이슈가 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투표율이 높아지거나 낮아질 가능성은 어디에서 발생할까. 양 진영의 원죄에 달려 있다. '이명박근혜'라는 집권세력의 연속성이 부각된 슬로건이 먹히면 지난 5년의 민주주의 후퇴, 중산층 붕괴에 분노한 유권자들이 일어선다. 여야 간 공격과 방어의 키포인트도 예상 가능하다. 여권의 전략은 두 가지로 짐작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차별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이명박과 박근혜는 다르다는 캠페인이다. 이는 지난 4·11총선 때부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됐다. 둘째는 네거티브 전략이다.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면 젊은 층과 무당파는 투표를 포기한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네거티브의 효력은 입증됐다. 나경원 후보 측의 네거티브 강공으로 근 15% 이상 벌어질 것이라던 전망이 불과 7% 차이로 좁혀졌다. 문재인을 향한 색깔론, 비리론, 노무현 실정론이 원색적이고 입체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안철수 사퇴 이후 현재의 지지율 박빙 구도는 박근혜 진영의 승리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문재인 지지율 속에는 다수의 투표 불참자가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문재인 개인의 인물 강점도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종래의 강력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대체한 문재인 특유의 새로운 리더십 즉, 시민주권의 부각은 나약한 지도자상으로 비쳐진다. 이 점은 특히 박근혜 1인의 리더십을 원포인트 전략으로 하는 새누리당과 비교되며 불리한 형국을 자초하고 있다. 그럼에도 문재인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도 많다. 시대교체의 국민적 여망이 무르익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박근혜를 둘러싼 막후의 주요인물들은 한국의 과거를 상징하는 존재들이다. 박근혜 자신부터 그간의 언행을 통해 유신독재, 기득권 수호, 이권세력의 발호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여왔다. 무엇보다 이른바 강경보수 이념세력 즉 냉전 이데올로그들의 언동은 21세기적 변화와 적응을 바라는 유권자들을 낙담시키고 있다. 각 진영 정책의 비교평가 판정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인 바 있는 문재인이 그것을 실현할 세력적 형세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면 승산이 있을 것이다.

네거티브 진흙탕 속으로 선거판이 휘말릴 것인가, 국가과제에 대한 정책 토론이 전면에 부상할 것인가. 이것은 후보 당사자 못지않게 유권자의 분별력에 달려있다. 낡은 이념 공세나 신종 북풍 혹은 선정적 스캔들 부각을 통한 정치혐오 조장을 극복하고 대통령 선거를 나와 우리의 생존문제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 왜 취업이 어려운가. 정치 때문이다. 왜 결혼과 출산과 주거 마련이 이토록 힘든가. 역시 승자독식의 정치지형에 근본원인이 있다. 그래서 투표를 해야 하고 그래서 좋은 대통령이 필요한 것인데 정치에 대한 냉담과 경멸을 쿨한 젊은이 상으로 여기는 똑똑 바보들이 주위에 너무 많다. 이번 대선의 투표율, 정말로 궁금하다.

시인·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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