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과 함께 실시된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서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가 무소속 권영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새누리당으로선 2010년 지방선거에서 김두관 전 지사에게 져 사실상 야권에게 내줬던 텃밭을 되찾은 셈이다. 홍 당선인은 어제 오전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홍 신임 지사는 검사 출신 4선 국회의원으로 뚜렷한 소신과 추진력은 정평이 나 있는 만큼 도정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홍 지사의 당선 후 일성이 '부패 청산, 부채 해결'이었다고 한다. 경남도는 홍 지사의 진단 그대로 위기에 빠져 있는 상태다. 조선업 등 주력업종의 경기침체로 인한 세수 감소에다 1조1000억 원이 넘는 부채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재정건전성 확보는 도민 복지시책과 직결되는 문제로 최우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여기다 경남도의 청렴도는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5위로 꼴찌 수준이다. 한마디로 곳간은 비었고, 관리는 부패해 있다는 이야기다.

홍 지사는 선거운동 기간 도청 이전과 제2 청사 건립, 경남관광공사 설립, 도정개혁단 설치, 거가대교 민자사업 재검토 등 굵직굵직한 공약들을 내놓았다. 대형 이슈가 될 만하다는 건 대부분 논란거리라는 말이기도 하다. 도청 이전과 제2 청사 건립 문제만 해도 지역 간 마찰이 불가피한 사안이다. 선거로 인한 갈등을 풀어내기도 전에 자칫 또 다른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남도는 김 전 지사의 중도 사퇴로 5개월 동안 도정 공백사태를 빚었다. 이 공백을 메우고 도정을 정상궤도에 올려 놓는 게 급선무다. 하지만 벌써부터 측근들이 '김태호 사람' '김두관 사람'으로 살생부를 만들어 인적 청산에 나선다는 소문이 나도는 모양이다. 홍 지사의 임기는 1년6개월에 불과하다. 주어진 시간은 적고 할 일은 산적해 있다. 과욕을 부리기보다 선거로 불거진 지역·세대·계층 간 반목을 해소하고 도민을 한마음으로 통합한다는 낮은 자세로 임하는 것이 목민관의 최고 덕목임을 명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