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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박근혜의 깜짝 인선 /신율

공약실천·지지층 배려…정권 방향성 제시보다 도덕성·직업 윤리 등 국민 상식 우선돼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12-25 19:48:11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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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가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 이제 일주일이 됐다. 그리고 박 당선인은 지난 월요일 인수위 대변인과 비서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비서실장에는 유일호 의원이, 그리고 수석 대변인에는 윤창중 컬럼세상 대표를 각각 임명했다. 수석 대변인 산하 남녀 대변인으로는 박선규 전 대선 캠프 대변인과 조윤선 새누리당 대변인이 각각 임명됐다. 이는 박 당선인의 첫 인선이라는 측면에서 새 정권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우선 유일호 신임 비서실장은 서울 송파을을 지역구로 둔 새누리당 재선(18,19대) 의원이다. 새누리당을 대표하는 경제통인 유 신임 비서실장은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한국조세연구원장,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등을 역임했다. 깜짝 인선이라는 평가를 내릴 만하다. 그동안 하마평에도 오르지 않았고 일부에선 박 당선인과 가까운 사이라고 주장하지만 전통적인 친박(친박근혜)이 아님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선인 비서실장은 당선인의 복심을 읽을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니까 박근혜 당선인과 오랫동안 호흡을 같이 했던 핵심 측근이 임명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그래서 파격은 더하는 것 같다. 이는 단순한 파격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게 개인적 판단이다. 유 의원의 비서실장 임명은 그동안 보여 왔던 박 당선인의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해서다. 박 당선인은 본래 2인자를 용납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본인이 대부분의 일을 직접 관장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위에 있는 특정 인물에게 권력이 쏠리지 않도록 끊임없이 사람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박근혜의 스타일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즉 권력자가 2인자를 둘 경우 언젠가는 자신에게 도전할 수 있다는 교훈을 현실에 철저히 반영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비서실장에 자신의 측근보다는 경제 전문가이면서 자신과 일정한 거리가 있었던 인물을 임명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유일호 의원은 문자 그대로 당선인을 단순 보좌하는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높지, 경제통이기 때문에 박 당선인의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 능동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오히려 유 의원의 비서실장 임명은 박 당선인이 모든 일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이다. 

또 하나의 깜짝 인선은 윤창중 컬럼세상 대표의 수석 대변인 임명이다. 윤 대표는 문화일보 논설 실장을 지낸 인물로 대표적인 보수 논객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정치 평론을 하면 보수층의 시청률이 상당히 높아진다는 것은 종편 채널 종사자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만큼 보수층의 호응이 높다는 말인데 반대로 지나친 강성 보수라는 평가도 받는다. 과거 이명박 정권이 보수의 가치와는 다르게 행동할 때는 가차 없는 직설 논법으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100% 대한민국을 외친 박근혜 당선인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인선이라는 비판도 있을수 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이 전통적 보수층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며 이념적 노선을 분명히 한 측면이 있다고도 봐진다. 그리고 이후 인수위원장으로 보다 진보적인 인물을 임명한다면 100% 대한민국이라는 자신의 공약을 지키면서도 새누리당 지지층을 배려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좀 더 지켜봐야 인선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인선에서 정권의 방향성도 보여줘야겠지만 이명박 정권의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인수위의 인선이 꼬일 경우 정권의 정통성은 상당히 훼손될 수 있으며 이번처럼 상대 후보가 48% 이상의 지지율을 획득한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인선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개인의 도덕성과 직업윤리에 관한 부분이다. 이명박 정권이 인수위 인선을 잘했더라면 처음부터 흔들리는 상황은 없었을 것이다. 이는 국민의 상식에 맞는 인선을 하면 해결할 수 있다. "땅을 사랑했기 때문에(투기했다)"라는 희한한 언어 구사를 국민은 더는 보길 원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인사가 만사(萬事)가 아닌 망사(亡事)가 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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