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이례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인사' 관행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그제 박 당선인은 인수위 인사 기준을 놓고 기자들과 대화 중에 전문성을 강조하면서, 비전문가를 임원으로 선임한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 행태를 문제 삼은 것이다. 최근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무더기로 공기업의 감사 등에 진출한 것을 겨냥해, 임기 말까지 제 사람 심기에 급급한 이 정부의 인사 실정에 대한 경고로도 읽힌다.
다른 한편으로는 오랜 폐습으로 지탄 받아온 낙하산 관행을 척결해 내겠다는 자기 암시로도 보여진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역할을 한 캠프 인사들에 대해 논공행상을 기대하지 말라는 집안 단속의 의미도 담겼을 것이다. 정권 교체기마다 공기업 임원 자리를 마치 전리품 나눠 주듯이 자기 사람 채우기에 급급했던 낙하산 인사는 후진적 작태로 국민들의 지탄을 받아 왔다. 하지만 역대 어느 정부도 낙하산 인사의 추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낙하산의 폐습을 없애겠다고 공언했지만 제대로 지켜진 적이 없다.
비상식적 인사가 공기업의 후진적이고 비합리적 운영 행태를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성이 전혀 없는 정치인이나 노후 보전용으로 차고 들어온 퇴직관료들이 어떻게 조직을 쇄신해 낼 수 있겠는가. 권력을 호가호위하면서 조직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묵묵히 일해 온 사람들의 기를 꺾는 일밖에 더하겠는가. 기업이나 국민들에게 해를 끼치는 낙하산 인사 관행은 반드시 타파돼야 할 악습일 뿐이다.
낙하산 구태를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박 당선인의 의지가 중요하다.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공기업 등 유관기관의 자리가 3000~4000개나 된다니, 스스로 인사권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이 관건이다. 이 참에 공모제를 활성화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들러리 세우는 '무늬만 공모제'가 아니라 취지를 충분히 살려 문호를 활짝 열고 전문성 있는 인사들을 대거 발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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