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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문화정책 변화시대, 이제 현장서 응답하라 /강춘진

인프라→소프트웨어, 市 문화정책 축 변화…예산 집착하지 말고 작품 생산 고민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4-24 20:02:14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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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어느 시대든 변화의 흐름이 있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심상찮다. 최근 들어서는 변화의 가속도가 붙은 느낌이다. 특히 부산시의 문화행정 정책 방향 전환은 '신선하다'. 지난달 시가 발표한 '함께해서 행복한 문화도시' 실행 계획은 여러모로 화제를 모았다. '시민이 일상 속에서 쉽게 문화를 누리고 예술인이 자유롭게 창작 의지를 불태우는 기반 조성'에 초점이 맞춰진 이 실행 계획은 아주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정책부서의 인적 구성과 예산 지원을 뒷받침하는 프로그램도 나왔다. 그동안 각종 문화시설 확충 등 인프라 구축에 주력했던 시의 문화정책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뀌는 시점이다. 부산시의 실행 의지를 두고 볼 일이다.

이제는 문화예술인들이 답할 차례다. 문화를 활짝 꽃피우는 시대를 그들이 열어야 한다. 시민은 문화정책 패러다임이 변한 만큼 문화예술인들도 현장에서 '뭔가' 보여주길 바란다.

그러나 눈 밝은 시민이나 일부 문화예술인은 이 '뭔가'에 대해 의문부호를 찍고 있다. 왜 그럴까. 일면 '충격적인' 이 문화정책 방향을 현장에서 제때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이 팽배하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을 무시해서가 아니다. 오래전부터 예산이나 행정적인 지원에 길든 많은 문화예술인의 한계 상황을 시민은 잘 알고 있다. 시민은 예산 따먹기에 맛을 들인 탓에 문화예술 수요자를 창출하는 데는 안중에도 없는 단체가 적지 않다는 점을 모르지 않는다.

어떤 문화예술인은 예산 지원이 성에 차지 않으면 온갖 구실을 동원해 문화행정 정책부서를 '씹어댄다'. 이는 문화현장에서 매년 벌어지는 그림이다.

지난달 허남식 부산시장 주제로 '함께해서 행복한 문화도시' 정책간담회에서 각 장르를 대표해 참석한 문화예술단체 관계자들의 정책 자문 방향은 한결같이 "지원이 필요하다"는 투였다. 새로운 문화정책 방향 전환을 놓고 "앞으로 바뀐 환경에 맞게 이렇게 창작 활동을 하고 싶으니, 이런 정책이 필요하다"는 등의 정책 건의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자리에서 한 문화예술인이 툭 던진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정책지원에 기대 생활하는 문화인이 많아 정작 무대에 세울 사람을 찾기 어렵다."

사실 부산시가 이번에 문화정책에 변화를 주는 과정에는 현장의 문화예술인들도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문화 현장에 대한 정책 지원의 필요성과 풀뿌리 문화 분야의 예산 지원 등의 요청이 수없이 나왔다. 이 같은 현장의 요청은 문화정책에도 반영돼 실행에 옮겨졌다. 그러면서도 단체 중심의 예산 지원에 충실한 시의 문화정책에는 많은 부작용과 문제점을 표출했다. 여기서 발 빠르고 정보력 있는 일부 문화예술인의 정치력이 빛을 발하기도 했다. 시민은 이런 의문을 던진다. "매년 세금으로 충당되는 문화예술계 지원금 덕분에 문화예술은 꽃이 폈는가." 이에 대해 현장의 문화예술인들도 스스로 고개를 갸우뚱거리지 않을까. 그래서 부산시의 문화정책 방향 전환이 시민의 문화 향유권과 문화예술인의 창작 의지 고취 등에 골고루 방점이 찍혔다는 점이 이채롭다.

한때는 이런 일도 있었다. 지금은 매년 10월 광안대교 앞을 수놓는 부산불꽃축제가 정착했지만, 시행 초기에는 일부 사람이 하룻밤 연기처럼 하늘로 "펑펑" 사라질 10억 원대의 돈으로 문화예술인을 지원해야 한다고 핏대를 올렸다. 이 논란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불꽃축제를 통해 수많은 시민이 평생 간직할 추억을 쌓고 주변 상가는 호황을 누린다. 문화축제 예산 투입으로 시민에게 즐거움을 주고 사람을 모아 관광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문화예술인은 변화의 물결을 두려워하지 마라. 수요층을 스스로 창출하고 역량까지 겸비한 문화예술인이라면 그 사람 자체가 당당한 문화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그들은 외쳐라. "우리가 나서서 무대를 꾸리겠다"고. 문화예술인이 현장에서 문화정책 변화를 이끄는 시대를 만들자. 옥석이 가려질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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