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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안철수의 '모호함' 뒤집어보기 /장재건

安 대선·재보선 과정, 애매함 비난 많지만 여전한 지지율 실체…정치권 곱씹어 봐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5-01 19:35:10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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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의원'으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대선 당일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뒤 3월 귀국해 한 달여 만에 재·보선을 통해 정치적으로 재기했다. 서울 노원병에서 무난하게 당선되긴 했지만 그를 향한 세인들의 관심은 예전만 못했다.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 등에서 보여준 애매한 태도 등에 대한 실망으로 신비주의가 벗겨진 탓도 있을 것이다. 대선 후보와 국회의원의 급이 다르긴 해도 안 의원 스스로 인기란 물거품인가라고 생각했을 법도 하다.

이런 변화는 재·보선 출마지역으로 서울 노원병을 선택할 때부터 예견됐다. 상당수 사람들은 그가 부산 영도에 출마해 새누리당 김무성 후보와 빅매치를 벌여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노원병을 택했다. 이런 그를 두고 새 정치를 하겠다면 가시밭길을 마다않아야지 벌써부터 쉬운 길로만 가려한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승부사적인 기질도 없이 어떻게 큰 정치인이 되겠느냐는 이야기도 뒤따랐다.

어떻든 그는 당선됐고 국회 첫 등원 소감을 통해 "국회의원으로 이 자리에 선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는지 선거과정에서 체험했다. 정치란 조화를 이루며 함께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가 재·보선 과정에서 체험한 것은 이것뿐이 아니었을 것이다. 밑바닥 정치의 어려움과 민심의 무서움을 새삼 깨달았을 수도 있다. 자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많이 접했을 것이다.

지난 대선부터 이번 재·보선을 거치며 안 의원에게 쏟아진 비난의 요체는 한마디로 '모호함'으로 표현된다. 우선 그가 말하는 '새 정치'가 도대체 무엇인지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이상적이고 원칙적인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 그의 성향이 진보적인지 보수적인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말한다. 결국 사퇴할 거면서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 후보로는 왜 나왔느냐는 비판도 여기에 포함된다.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석연찮은 태도와 사퇴 이후 문재인 후보에 대한 미온적인 지원 또한 도마에 오른다.

이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안 의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긴 해도 여전히 그에 대한 지지가 급격히 사그라들지는 않고 있다. 이는 비록 모호하고 원칙적이긴 해도 그가 한 말과 행동이 반드시 틀린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안 의원에게 쏟아진 비난의 요체인 '모호함'을 뒤집어서 한번 생각해보자. 우선 진보도 보수도 아닌 그의 정치적 성향은 양 진영의 극한 갈등으로 정쟁이 끊이지 않는 우리 정치판에서 의외의 장점일 수도 있다. 아직 실체가 모호하긴 해도 어떻든 양 진영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그가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기존 정당과 같은 선명함을 가지지 못했다고 해서 엄연히 존재하는 지지층의 실체까지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안 의원이 말하는 '새 정치'에 내용이 없다는 점도 그렇다. 그는 보궐선거 당선 뒤 '낡은 정치를 하지 않는 것'이 '새 정치'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하나 마나한 소리라는 비난도 나왔다. '낡은 정치'를 하고 있는 기존 정당들이 이 문제를 모르는 게 아니니 구체적인 답을 내라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점을 잘 알고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하며 변신을 꾀했다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그리고 진보 정당 등의 현재 모습은 도무지 '아니올시다'이다. 어떻게 보면 반면교사인 기존 정당의 모습에 답은 다 있다. 그들처럼만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이미 답이 나와 있는데 '낡은 정치 타파'라는 모호함만을 탓할 일은 아닌 것이다.

신기루든 아니든 '안철수 현상'은 현재진행형이다. 그에 대한 기대감이나 관심은 대선 당시보다 줄었지만 '모호하게' 표현된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거센 열망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다. 기존 정치권이 그의 '모호함'만을 탓하다가는 언제 또다시 '안철수 현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지 모를 일이다. 어쨌든 공은 안 의원에게 넘어왔다. 그가 자신에게 쏟아진 비난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모르지만 '새 정치'의 모습을 이제부터 하나하나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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