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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윤 칼럼] 일본은 어디로 가는가

침략역사 부정하며 평화헌법 개정으로 '군사대국' 꿈구는

우익세력의 발호는 세계평화 위협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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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되풀이되는가. 일본열도에서 분출하는 수상쩍은 기운은 시간의 강 저 멀리 흘러가버린 전쟁의 기억을 되돌려 세운다. 일본의 주요도시 거리마다 우익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며 외치는 광기 서린 구호에서 군국주의 일본, 그 부활의 욕망을 읽는다. 아베정권이 들어선 이후 급격한 우경화, 제국의 기억에 대해 짙어지는 향수는 일본의 앞길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아베 신조 총리는 패전일을 앞두고 일본 우익사상의 창시자 요시다 노리가타(吉田矩方)를 기리는 쇼인신사를 찾았다. 에도시대 존왕파 사상가이자 교육가인 노리가타는 정한론과(征韓論)과 대동아공영론(大東亞共榮論)을 주창하며 해외팽창정책의 침략이데올로기를 만들고 이토 히로부미 같은 제국주의 주역들을 길러냈다. 아베가 쇼인신사에서 어떤 결의를 다졌는지 궁금하다. 사흘 뒤 아베는 주요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고, 전몰자 추도사에서 과거 침략행위에 대한 반성도, 다시는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부전(不戰)의 결의도 하지 않았다.

일제가 패망했던 8월 15일, 도쿄 중심가에 있는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행렬이 꼬리를 물었다. 각료와 의원들도 무더기로 찾아 머리를 조아렸다. 그들 또한 제국의 이름으로 목숨 바친 자들 앞에서 어떤 각오를 했을까. 신사주변 가도에는 우익들의 선동적 구호가 난무했다. 군복을 입고 일본도를 찬 노병들의 요란한 군홧발소리와 제국의 군가 제창은 태평양전쟁의 전야와 다름없었다. 제국주의 일본에 대한 그들의 향수 어린 외침 한 자락에는 "한국인을 죽이자" "조센징은 목을 매라"는 섬뜩한 핏빛 구호도 흘러나왔다.

침략의 역사를 부인하고 가해의 기억을 지우면서 지금 일본이 꾸는 꿈은 무엇인가. 일본의 역사왜곡은 도를 넘어 아예 가해의 역사를 피해의 역사로 바꾸고 있다. 대동아제패를 외치면서 이웃나라를 난도질하던 가해의 역사는 송두리째 들어내고 피해의식의 껍질 안에 웅크린 채 실패한 제국의 헛된 꿈을 되살리려는 것은 아닌가. 이제 미래세대에게 식민전쟁으로 얼룩진 침략의 역사를 가르치지 않는다. 패전으로 겪은 자신들의 고통만 주입시킬 따름이다. '지자체가 국가(國歌) 제창을 강요하고 있다'고 기술한 역사교과서의 채택까지 막는다. 아베 집권이후 강화된 국가주의 교육이 역사의 진실을 퇴출시키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보통국가화, 군대를 보유하고 전쟁도 할 수 있게 평화헌법을 개정하겠다는 우익세력의 무모한 욕망이 하늘을 찌른다. 집단자위권으로 유사시에 한반도에 군대를 파견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게 그들의 개헌이다. 심지어 공격형의 기동부대인 해병대까지 창설하겠다고 나댄다. 문제는 일본의 우경화가 일부 정치집단이나 우익세력을 넘어 민심까지 잠식하고 있다는 데 있다. 최근 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성인 65.2%가 아베의 야스쿠니신사 공물봉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추도사에서 반성과 부전의 표현을 뺀 것에 대해 50.6%가 당연하다고 응답했다.

일본 우익집단은 일제의 침략역사를 정당화하면서 제국의 번영을 위한 전쟁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변한다. 심지어 야만적 침략행위를 후진적 이웃을 개화시키고 서구제국주의로부터 보호해줬다고 미화한다. 국수주의의 발호는 역사왜곡뿐만 아니라 일제침략의 희생양인 재일한인들에 대한 터무니없는 모략과 차별, 협박의 집단적 증오범죄의 양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전쟁을 도발했던 전범국가가 잔인한 살육과 파괴행위를 부정하고 자신들의 군대를 갖고 전쟁까지 가능한 보통국가로 헌법을 바꾸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일본은 잔혹한 범죄행위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하고 피해국가에 제대로 배상한 반성의 역사가 없다. 전쟁도발 국가가 과거 잘못에 대한 반성 없이 국제사회에서 군사적 역할까지 떠맡겠다고 나선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재일학자 서경식 교수는 "전후 일본에서 오늘처럼 배타적인 내셔널리즘, 이웃국가에 대한 적개심, 소수자에 대한 차별, 무책임한 자기중심주의가 날뛴 적은 없었다"고 일본의 우경화를 경계한다. 그들로 인해 수난의 역사를 겪었던 우리로서는 경계의 눈초리를 바짝 세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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