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히딩크의 충고 /최원열

끊임없는 원전비리 국민들 생존위협…원전 없는 세상 두려워 말아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요즘 시중에 회자되는 유행어가 있다. "나라가 이 꼴인데 무슨 연애." 한 지상파방송 간판 아나운서들의 열애설이 불거졌을 때 남자 측이 이를 강력 부인하면서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그 시원한 한 방에 열애설 진위 여부는 온데간데없고 이 말만 상종가를 치고 있다. 세태를 덧입힌 아이디어가 절묘하다. '나라가 이 꼴인데 무슨'에 명사만 갖다붙이면 패러디가 되니 폭발력이 강하지 않나 싶다. 민생은 웬걸,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혀 꽃놀이패나 만지작거리고 울고 싶은데 뺨 때려주기만 기다리는 쓰레기 정치판을 이처럼 간결하게 표현한 실력이 놀랍다.

국민행복이니 창조경제를 외쳐보지만 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면 탄식과 실망만 켜켜이 쌓여간다. 밑바탕 없이 결과를 향해 뛰어본들 사상누각에 불과할 뿐. 그건 정상적이 아니다. 우리 시대의 시무(時務)가 '비정상의 정상화'가 되어야 할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하지만 입맛에 맞는 것만 정상이라고 몰아붙인다면 비정상의 정상화는커녕 독선과 불통의 늪에 갇힐 것이다.

원전 문제만 해도 그렇다.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부패비리로 국민들은 생존 위협에 떨고 있다. 그런데도 에너지 효율성을 내세우면서 핵발전을 선호하는 비정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원전에 의존하는 에너지정책으로 인해 국민들은 지난여름 끔찍한 고통을 당해야 했다. 내년에는 더욱 혹독한 시련을 맞을지도 모른다. 균형잡힌 에너지 정책을 포기한 결과가 이렇다.

물론 정부도 생색을 내기는 했다.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고쳐서 원전 비중을 대폭 낮춰 잡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에너지 사용량이 매년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원전 신설계획을 그대로 밀고 가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고리 1호기 재연장을 위한 꼼수도 포함되는 듯하다.

원전 건설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나 폐기비용까지 감안했을 때 원자력이 과연 깨끗하고 값싼 에너지인지도 의문이거니와 밀양송전탑 사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조 단위 비용이 드는 후속 작업도 영 미덥지 않다. 효율성을 강조하는 정부 의견을 받아들인다 치자. 박근혜 정부에 묻고 싶다. 국민 생존권과 핵발전 중 어느 게 중요한지를. 당연히 생명을 지키면서 전력 수요도 맞출 수 있다는 주장을 펴겠지.

하지만 경제성 이전에 따져봐야 할 절박한 문제가 있다. 그동안 누누이 원전 비리를 발본색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썩어 문드러진 부패 더미가 고구마 줄기 엮이듯 끝없이 나온다. 위조에 짝퉁은 물론, 불량까지 일일이 열거할 수조차 없다. 정부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윤리 의식이 뒷받침되지 않는 기술의 진보는 자멸을 초래한다는 점을. 그 사회가 지닌 깨달음을 얼마나 실제로 행하는가의 정도에 따라 진화의 속도가 정해진다는 점을 말이다.

남은 밥을 가진 자에서 못 가진 자로 나눠주는 간단한 과제조차 처리 못 하는 판에 남을 속이고 뺏는 일을 밥먹듯하는 조직에 치명적인 원전을 돌리도록 놔두는 것은 그야말로 '자멸방조죄'가 아닌가. 비록 어려움이 있더라도 가시밭길을 헤쳐나가겠다는 자세가 필요한데 그러지 못하니 한숨만 나온다.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히딩크 감독이 얼마 전 한국에서 강연하면서 이런 충고를 했다. 두려워 말고 기꺼이 어려운 길을 가라고. 그는 두려움이 창의력을 방해하는 요소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0 대 5의 수모를 겪으면서도 정신 무장을 시키면서 많은 경험을 쌓게하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그는 확신한 것이다. 프로야구 롯데를 맡았던 로이스터 감독 역시 'No Fear(두려워 말고 맞서라)'를 강조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원전이 없으면 안 된다는 맹신과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구 세계에너지총회에서 에너지산업은 창조경제 패러다임이 빛을 발할 수 있는 분야라고 박 대통령이 밝혔듯이 깨끗하고 안전하며 모두에게 이용가능한 에너지를 위한 국민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어려울지언정 그 길이 맞다면 과감하게 뛰어드는 용기, 그게 비정상의 정상화로 가는 첩경이 아닐까.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가 백브리핑] 장제원 앞에서 尹에 ‘불쑥’ 송숙희 추천…사상구 미묘한 파장
  2. 2서금사 6·광안A구역, 망미주공…부산 재개발·재건축 ‘대어’ 시동
  3. 3독감·코로나에 폐렴까지…교실은 결석 속출, 병원은 북새통
  4. 4무주공산 ‘부산 중영도’…여야 후보군 자천타천 넘쳐나
  5. 5‘민주당 아성’ 김해, 변화바람 불까
  6. 6센텀 신세계百의 실험, MZ에 통했다
  7. 7거제 고층 아파트에서 화재…주민 19명 이송
  8. 8‘원자력안전교부세’ 9부 능선 넘었다
  9. 9강도형 해수부 장관 후보자, 음주·폭력 전과 드러나
  10. 1040대 노동자, 공장 지붕서 추락해 숨져
  1. 1[정가 백브리핑] 장제원 앞에서 尹에 ‘불쑥’ 송숙희 추천…사상구 미묘한 파장
  2. 2무주공산 ‘부산 중영도’…여야 후보군 자천타천 넘쳐나
  3. 3‘민주당 아성’ 김해, 변화바람 불까
  4. 4‘원자력안전교부세’ 9부 능선 넘었다
  5. 5‘尹대통령 거부권’ 노란봉투법 방송법 본회의서 폐기
  6. 6“서해 공무원 피살 文정부 방치·은폐”
  7. 7尹, 11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반도체동맹 구축 등 논의키로(종합)
  8. 8'조선업 하청노동자 밀집' 거제에 주민이 만든 지원 조례 생긴다
  9. 9부산 북구 금곡·화명신도시 등 노후 신도시 재건축·재개발 탄력
  10. 10초접전지 ‘낙동강 벨트’…여야, 선거구 조정안 유불리 촉각
  1. 1서금사 6·광안A구역, 망미주공…부산 재개발·재건축 ‘대어’ 시동
  2. 2센텀 신세계百의 실험, MZ에 통했다
  3. 3강도형 해수부 장관 후보자, 음주·폭력 전과 드러나
  4. 4고리1호기 내년 해체…尹정부 처음으로 '시점' 제시
  5. 5샌드위치·라테에 푹…딸기에 빠진 유통가
  6. 6중견기업 정책금융 보증 확대…최대 500억 원까지 늘린다
  7. 7중국, 이번엔 화학비료 '인산암모늄' 수출 통제…관련주 급등
  8. 8국제유가 69달러까지 하락…부산 휘발유 5개월來 1500원대
  9. 9공동어시장 ‘선어 선별기’ 이달 시범운영
  10. 10‘영화 호캉스’ 오붓하게 즐겨볼까
  1. 1독감·코로나에 폐렴까지…교실은 결석 속출, 병원은 북새통
  2. 2거제 고층 아파트에서 화재…주민 19명 이송
  3. 340대 노동자, 공장 지붕서 추락해 숨져
  4. 4조민 측, '부산대 의전원 입시비리' 첫 재판서 "혐의 인정하나 기소 무효돼야"
  5. 512월의 봄?…부산울산경남 20도까지 올라
  6. 6'충무공 밟는다' 논란에 부산 용두산공원 바닥 타일 교체
  7. 7부산 북항 변전실서 화재…7부두 등 운영 중단 뒤 복구(종합)
  8. 8여학생 등 16명 60차례 몰카…檢, 전 부산시의원 징역 3년 구형
  9. 9부산 북항 변전실서 화재…제7부두 등 단전에 운영 중단
  10. 10[60초 뉴스]사람 빠뜨린 '맨홀 뚜껑'…전국에 퍼져있다?
  1. 1비기기만 해도 1부 승격…아이파크 한걸음 남았다
  2. 2물 오른 손흥민·황희찬, 불 붙은 EPL 득점왕 경쟁
  3. 3김하성 “공갈 협박당했다” 국내 야구후배 고소 파장
  4. 4이정후·김하성, 빅리그 한솥밥 가능성
  5. 5이소미, LPGA Q시리즈 공동 2위
  6. 6오현규 시즌 두 번째 멀티골…셀틱 16경기 무패행진 견인
  7. 7거침없는 코리아 황소…결승골 터트리며 8호골 질주
  8. 8페디 결국 NC 떠나네…시카고 화이트삭스 간다
  9. 9오타니, 다저스·토론토 어디로 가나
  10. 10동의대 전국대학 미식축구 준우승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세계유산에 대한 오해 풀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수학의 점과 물리의 점
아무도 모르는 카르텔에 갇힌 韓 R&D 투자 철학
국제칼럼 [전체보기]
‘지식 콘텐츠 챌린지’에 도전하기
기고 [전체보기]
대전환의 시대, 북극 협력 새로운 길 모색하다
잊고 지냈던 나림 선생과의 재회…깊고 넓은 숲의 울림이 찾아왔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김해외국인노동자센터 예산삭감 재고를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이재명 대표께
꼰대세상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안고 죽는다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연례행사 노벨상에 유감 있다면
양말 뒤집어 신기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전통음악 교육 활성화를 기대하며
예술과 공간이 만난 신개념 방중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035 재도전 합리적 검토를
노인을 위한 공연장은 없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무자녀 세금
정보경찰 축소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밤과 몽블랑
참새구이와 어묵
사설 [전체보기]
소득 저축 바닥권 부산, 양질 일자리가 해법이다
울산 대규모 정전…한전 전력관리 점검 서둘러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부산 해사법원 설치 더는 미룰 수 없다
웃음은 의외로 강력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국가 정치가 절실한 이유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저무는 11월에 - 턴 투워드 부산
환대에 대한 생각들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중세 고려의 소와 소고기
사라진 낙동강 뱃길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오! 홍범도
야만의 과학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펫팸족과 신성장동력 펫코노미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진짜 ‘영남 스타’가 되려면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처음이란 무엇인가? 조지아 와인
사랑의 묘약,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부산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 된다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미니멀 음악
12음기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윤재 이규옥의 ‘고진감래’
화가 장욱진이 온다
CEO 칼럼 [전체보기]
호모 프롬프트 시대와 부산 MICE 산업
스타트업정신으로 무장한 창업가들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