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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중입자가속기 세 가지 남은 과제 /손동운

불필요한 공방하다 독자기술 개발과 관련 인력육성 등 더 중한 것 놓칠 수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4-01-27 19:48:13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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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병사 중 태어나는 것은 하늘의 뜻이요 늙고 소멸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니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병(病) 치료뿐이다. 명의와 명약을 찾는 개인적 몸부림에서 예방접종과 조기진단이라는 집단적 행동까지 병마에서 벗어나려는 인류의 노력은 고대에서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부산 기장군 '방사선의·과학단지'에서 중입자가속기 치료센터의 기공식이 열렸다. 중입자가속기는 암 치료의 정점에 있는 신기술이다. 중입자 치료는 정상세포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현대 의학으로 치료가 어려운 말기암과 재발암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해 꿈의 암 치료라고 불린다.

이러한 중입자가속기가 머지않아 부산에 들어서지만 세 가지 중요한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는 자체 기술로 만든다는 것이다. 중입자가속기사업단은 그동안 지름이 20m 이상인 일본형 가속기(싱크트론)와 지름 6m의 콤팩트한 한국형 독자 모델(사이클로트론)을 놓고 고심했다. 2년여에 걸친 국내외 기술 검토 끝에 일본형 모델로 건설하기로 지난 연말 결정했다고 한다. 한국형 모델이 개발된다면 좋았을 터이지만 가속기는 과학기술의 산물이므로 이를 설계, 개발할 과학자들의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2016년으로 제시된 완공 일정을 놓고 벌써부터 책임공방을 벌이는 행태는 마땅히 경계해야 한다. 공사지연에 따른 부담감을 덜기 위해 일본의 중입자가속기를 그대로 도입하는 손쉬운 방안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의료계 일부에서는 기종 선택 전부터 "CT, MRI도 수입하는데 중입자가속기 수입이 무슨 문제냐"고 주장해 왔다. 또 사업단 주위에서 전임자들을 폄하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한국형 모델 개발은 국익차원에서 검토됐는데, "우리 기술로는 안 될 일인데 괜히 시간만 끌었다"는 식의 말은 온당치 않다. 포항과 경주의 가속기를 거론하지만 사람 몸을 대상으로 하는 중입자가속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기종 선정이 자칫 사업지연에 따른 책임전가나 외국 모델을 조립 제작하는 명분이 되지 않도록 미래창조과학부는 감독해야 한다.

둘째는 인력육성이다. 일본의 군마대학 중입자가속기센터는 초기가동률이 목표의 3분의 1 수준이었다고 한다. 의료진은 물론 물리, 전기전자 등 가동에 필요한 기술인력의 부족 때문이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예상한 2016년 중입자치료 국내 환자 수는 2337명이다. 그 3분의 1이라도 치료하려면 당장 올해부터 인력육성에 들어가야 한다. 개별 대학과의 MOU 정도로 감당할 사안이 아니다. 부산시가 선행투자해 부산지역 모든 의과대학의 인턴, 레지던트 및 종합대학 관련학과 석박사 인력을 중심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차후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 교육기간을 국내교육 6개월, 해외연수 1년으로 잡아도 2016년까지는 시간이 없다. 중입자가속기사업단은 가속기 개발에 전력 질주해야 하므로 인력육성은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맡거나 국회에 상정된 '방사선의과학기술원법'에서 아이디어를 얻기 바란다.

셋째는 운영주체이다. 중입자가속기와 인접한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시기상조다. 2000억 원에 이르는 사업비 중 서울의 한국원자력의학원이 750억 원을 분담하는 상황에서 분원 격인 동남권의학원이 그 돈을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현재는 가속기 개발과 인력양성에 온 힘을 쏟고 차후 논의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중입자가속기는 2003년 국제신문이 한국원자력의학원 전문가와 함께 일본 현지를 취재하고, 그 치료 성과를 특집기사로 보도하면서 국내에 소개됐다. 이후 부산시와 지역 국회의원, 최현돌 당시 기장군수, 김인세 전 부산대총장 등의 줄기찬 노력으로 2010년에야 정부가 사업을 확정했다. '미국도 중도 포기한 연구(미국 실패후 일본의 히라우 교수가 탄소원자핵을 이용해 성공했다)', '5년 생존율도 안 나온 장치(2006년 이후 전 세계가 확인)', '하필이면 부산에 세우느냐' 등 의료계, 과학계, 수도권 일각에서 온갖 악소문과 견제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중입자가속기사업단은 이 모든 우려를 일축할 수 있도록 우리 기술로 미래 신성장산업이자 인류복지에 기여할 중입자가속기 개발에 매진할 것을 당부한다.

부산과학기술협의회 총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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