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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부산 관광, 빅데이터에 빠져라 /최원열

특수 맞은 관광산업, 지속 성장하려면 정보 홍수 속 미래트렌드 찾아 맞춤형 전략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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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됐다. 부산에선 성년을 맞은 국제영화제(BIFF)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쇼핑과 문화를 아우르는 쌍끌이 관광특수가 기대된다. 중국 국경절 연휴와 겹치면서 무려 21만 명에 이르는 유커가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침체된 내수 경기에 불씨를 댕길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특히 한류 스타에 열광하는 유커들이 세계적 명성의 BIFF가 열리는 부산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하지만 마냥 들뜰 일만도 아니다. 이 시점에서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과연 부산 관광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누릴 지를. 초대형 크루즈선이 잇따라 들어오고, 소비 심리가 풀릴 조짐을 보이고 있으니 지역 경제에 분명 온기가 돌 것이다. 잘만 하면 대박을 터뜨릴지도 모른다. 그러려면 전제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밀고, 내국인들이 끄는 관광산업의 여건을 부산은 갖추고 있는가. 이게 뒷받침되지 않으면 장독에 아무리 물을 퍼담아도 숭숭 뚫린 밑바닥 구멍으로 새나가고 말 것이다.

자전거를 생각해보자. 동그란 바퀴 두 개로 이뤄진 단순한 구조의 기계에 불과한 탈것 말이다. 자전거가 주는 속도감과 자유로움, 즐거움, 실용성, 그리고 건강까지 챙겨주니 가히 두 바퀴 위의 행복이라 할 만하다. 그 다양한 가치로 인해 '자전거 이론'이라는 경영법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자주 넘어질수록 많이 배울 수 있으니 실패를 두려워 말라'.

맞는 말이다. 자전거 두 바퀴에서 부산 관광이 지향해야 할 바를 배워야 한다. 자전거는 끊임없이 앞을 보고 페달을 밟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지 않으면 쓰러지고 말테니. 앞바퀴는 방향성이요, 뒷바퀴는 추진력이다. 미래의 트렌드를 확실히 파악해서 밀고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두 바퀴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목표를 성취할 수가 없다. 성공하려면 먼저 방향을 잡는 게 중요하다.

중국 경제의 아이콘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이 말했다. 현대는 데이터 패권시대라고. 그는 경제에서 '보이지 않는 손' 이론은 폐기됐다고 선언했다. 실시간으로 생기는 엄청난 빅데이터를 수집,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한 지금 '보이지 않는 손'을 훤히 알 수 있다는 거다. 다시 말해 시장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주장한다. 데이터가 미래의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것이다. 빅데이터. '빅(Big)'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몸집이 엄청 크거나, 양이 많은 정보를 떠올릴 것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의미가 더욱 넓고 깊다. 형식과 내용이 다른 정보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오니 정신을 차릴 수 없다. 매우 방대하고, 다양하며, 빠르게 생산되기에 '거대함'이라기보다 '대략 난감한' 데이터라 표현하는 게 옳을 듯싶다.

정보 홍수 속에서 원석을 찾아 보석으로 만드는 게 키포인트다. 후발주자였던 구글이 그랬고, 아마존도 빅데이터를 이용해 관심 상품을 추천해주는 쇼핑플랫폼을 구축해 대성공을 거뒀다. 빅데이터에서 숨은 가치를 찾아내, 차별적인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기업들이다. 우리 업계에서도 고객 세분화와 표적 마케팅, 더 비싼 상품을 사도록 유도하는 상향 판매, 고객 이탈 방지, 수요 예측 기법을 개발해 맞춤형 전략을 짜는 데 열중하고 있다. 이른바 빅데이터와 데이터과학을 통해서.

이 정도면 빅데이터의 방향성을 짐작할 것이다.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 중심으로 사고의 틀이 확 달라졌음을. 관광도 예외가 아니다. 부산은 어떤가. 아직 멀었다. 이제 아이가 첫 발걸음을 뗀 정도라고나 할까. '장을 마련했으니 와서 보고 사시오'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아니, 장을 제대로 세우지도 못했다. 열악한 관광 인프라를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바가지 상혼과 불친절 등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 갈 길이 첩첩산중이다.

그렇다고 실망할 일은 아니다. 소비자 중심으로 눈을 돌리려는 조짐이 있으니. 얼마 전 부산시가 부서 칸막이를 없애 외지로 빠져나간 향토기업을 유턴시키고, 독일의 선진 기술력을 끌어들인 게 그렇다. 글로벌 도시 도약을 위한 첫 관문을 거친 셈이다. 이제 생산자 베이스가 아닌 소비자 중심의 관광 전략을 도출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빅데이터가 그 중심에 있다.

해운대구의 사례를 보자. 내년부터 휴대전화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으로 피서객 수 뻥튀기를 막겠다고 나섰다. 성별 연령별 요일별 피서객 수를 세밀히 파악해 맞춤형 관광마케팅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전엔 소셜네트워크 분석으로 해운대 야경 7선도 선정했다. 하지만 이 역시 초보적단계에 불과하다. 숫자 데이터 분석은 선진국에서 구시대적 유물로 취급될 정도니까. 부산시가 미래 성장동력인 관광산업을 진정 발전시키고자 한다면 지금부터 빅데이터에 주목해야 한다. 체험 경제이자 감성 산업의 특성을 감안한 관광객 빅데이터 분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부산이 먹고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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