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안철수의 착각 /조송현

잡스에 자신을 비유, 주제넘은 착각일 뿐

새정치 실체 채우고 혁신 정당 만들어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면서 자신을 애플의 스티브 잡스에 비유하는 장면은 실소를 터뜨리게 만들었다. 안 의원이 새정치연합의 창업주이면서 억울하게 쫓겨났다며 애플의 잡스로 여기는 것은 완전한 착각이다. 상황적으로나 본질적으로 비유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우선 상황을 보자. 잡스는 애플Ⅰ으로 대박을 터뜨린 뒤 맥킨토시를 개발했으나 완전히 실패했다. 판매량은 2만 대에 불과했는데 미리 8만 대를 만들었다. 경영부담이 엄청났으리라는 것은 불문가지. 신제품 매킨토시가 기존 제품 애플Ⅰ과 프로그램 호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잡스는 모든 잘못을 개발팀과 자신이 영입한 펩시콜라 출신의 CEO 존 스컬리에게 뒤집어 씌우려 했다. 경영 논리에 의하면 잡스의 퇴출은 하등 이상할 게 없다. 잡스도 자신의 퇴출을 이해하려고 애썼을 뿐 잘못됐다고 여기지는 않았다. 안 의원의 잡스 비유는 실제 상황과 상관 없이 잡스의 신화적 명성에 기댄 의도된 착각일 따름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안 의원은 잡스가 CEO로 영입한 스컬리다. 잡스는 몸과 영혼을 바쳐 만든 '작은 우주' 애플에 경영능력을 수혈했다. 정권을 잇따라 뺏기고 활력을 잃은 민주당이 안철수의 새정치를 수혈한 상황에 비견된다. 정치 3년 차인 안 의원이 새정치연합에 혹은 정치에 영혼을 바쳤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애플을 정통 민주당(혹은 새정치연합)에 비유한다면 민주당 혹은 새정치연합의 잡스는 야당의 발전에 자신의 정치인생을 온전히 바친 사람이 적절할 것이다. 안 의원의 새정치연합 잡스 운운은 주제넘은 착각이다.

안 의원이 자신을 혁신의 화신이라고 여기거나 국민이 그렇게 여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또한 착각이다. 안 의원은 탈당의 이유로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혁신 거부를 들었다. 그러나 그가 내세운 혁신의 내용인 낡은 진보 청산, 당내 비리척결, 새로운 인재 영입 등은 구호일 뿐 핵심은 '문 대표의 퇴진'임을 국민들은 다 안다. 당 혁신위가 가동 중인데 '당의 혁신 실패' 주장이나, 문 대표 퇴진을 전제로 한 '혁신 전대' 요구는 모두 '혁신 프레임'에 기댄 문 대표 퇴진 주장에 다름 아니다.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라면 대표에게만 '담대한 결단'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자신부터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대선 후보를 양보했으니까, 자신도 선거 7·30재·보선 패배 직후 대표직에서 사퇴했으니까 문 대표도 4·29재·보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주장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안 의원은 혁신을 단지 당권 투쟁 도구로 사용했을 뿐이다.

안 의원이 아직도 '새정치'의 상징인 양 여긴다면 이것도 큰 착각이다. 민주당에 안 의원의 새정치를 수혈한 새정치연합이 도대체 뭐가 바뀌었는가. 안 의원의 새정치가 어떤 역할을 했는가. 이를 아는 국민은 없다. 스컬리의 경영능력은 잡스의 약점을 보완해 애플을 10년간 정상권으로 유지시켰다.

안 의원은 엊그제 자신의 싱크탱크와의 송년회에서 "새정치의 소중한 불씨를 활활 태워서 정권교체의 길을 가겠다"고 했다. 또 "새정치는 이제 이 세상의 기득권과 낡은 구조에 정면으로 도전해야 한다"며 새정치를 전가의 보도처럼 들어올렸다. 홀로 선 안 의원이 결연히 의지를 다지는 데 시비를 걸 생각은 없다. 다만, 묻고 싶은 게 있다. '새정치가 도대체 뭐냐고'.

안 의원에 대한 대중적 지지가 혁신이나 새정치에 있다고 믿는다면 큰 착각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듯이 안 의원의 지지층은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핵심지지층을 제외한 기존 정치에 대한 불만세력과 중도·무당층이 주류를 이룬다. 안 의원 탈당 뒤 새정치연합층엔 20~40대의 지지가 강화되는 반면 안철수 신당은 문재인 체제를 반대하는 50, 60대의 지지자가 많았다. 새누리당에서 이탈한 지지자도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안 의원(신당)에 대한 지지가 개혁이나 혁신, 새정치와 큰 연관성이 없음을 보여준다.

안 의원이 새정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실천없이 독자 신당으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큰 착각이다. 내용도 실체도 없이 단지 새정치라는 구호로 국민을 유혹하는 것도 일종의 혹세무민이다. 정권교체 세력의 수장을 자처하는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브랜드인 새정치의 실체를 국민이 알게 해줄 의무가 있다. 실체 없는 안 의원의 새정치에 국정을 맡길 만큼 국민은 어리석지 않다.

안 의원은 새정치에 대한 꿈을 새정치의 실체로 착각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안 의원이 정권교체를 이루려면 먼저 이 꿈에서 깨고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새정치 구호를 실체로 채우고, 혁신 정당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자칫하면 정권교체는 고사하고 보수정권을 영속시키는 지렛대로 전락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2. 2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3. 3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4. 4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5. 5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6. 6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7. 7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8. 8‘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9. 9시내버스·우유팩·유튜브로…양보·배려운전 동참 호소
  10. 10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1. 1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2. 2‘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3. 3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4. 4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5. 5부산시의회 회의일수 연장 추진…김태효 “충분한 심의 시간 필요”
  6. 6[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다시 하락해 35.3%…민주 36.0%·국힘 42.6%
  7. 7與, 국감 이후 ‘조작기소 특검법’ 본격화
  8. 8北도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지뢰 폭발 사건은 한국 자작극”
  9. 9법무장관 박균택·양부남 유력, 野 "李 죄 지우기 인선이냐"(종합)
  10. 10[속보] 한동훈 “오세훈 무죄 판결에 참 다행스럽다 생각”
  1. 1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2. 2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3. 3“SMR 제작·운영·인재양성 부산허브 구축 속도를”
  4. 4해상풍력 육성, 정부·동남권 공조가 ‘키’
  5. 5스마트링부터 부산 새 패션 브랜드까지…백화점 신수요 공략
  6. 6청년 55% “조건 맞으면 지역 중소기업 갈 것”
  7. 7FOMC에 반도체 실적까지…널뛰기 장세에 이벤트 촉각
  8. 8도로정보 실시간 공유, 운전석 없는 車…교통올림픽 달군 국내기술
  9. 9김창수 위스키 마리골드 52.2도, 롯데마트 268병 한정 단독 판매
  10. 10견과류 한 봉지에 980원
  1. 1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2. 2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3. 3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4. 4시내버스·우유팩·유튜브로…양보·배려운전 동참 호소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6일
  6. 6해양·양자 미래산업 닻 올린 부산…청년 인재 끌어당긴다
  7. 7부산도시철 현장안전인력 산정 TF 구성 잠정합의(종합)
  8. 8수로입구서 사라졌던 부캉이, 국제여객터미널 인근서 관측(종합)
  9. 9생굴의 계절…통영굴수협 초매식
  10. 10[한 손 뉴스] ‘부캉이 이모티콘’ 나왔다…부산시, 선착순 무료배포
  1. 1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2. 2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3. 3‘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4. 4은퇴 앞둔 최민정, 시작부터 금빛질주
  5. 5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6. 6안세영, 시즌 10번째 우승…프랑스오픈 3연패
  7. 7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8. 8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9. 9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10. 10‘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원칙이 흔들린 대가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AI가 찾은 보안 구멍
if, 손아섭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산업은행 부산 이전 혼선 키운 정부, 명확히 답하라
공공 건설현장 안전불감증 여전…관리감독 강화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AI 시대, 평가의 진정성을 묻다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