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원소 주기율표를 외우면서 갖게 된 의문 두 가지. 원소는 왜 이렇게 많으며, 이 많은 원소가 어떻게 직사각형의 칸들에 채워질 수 있는 것일까.
원소는 '원자번호에 의해 구별되는 한 종류만의 원자로 만들어진 물질'로 정의된다. 원자번호는 양성자의 수로 매겨진다. 결국 원소는 물질을 이루는 최소단위이며, 그 원소의 성질은 양성자(전자) 수에 의해 결정된다. 산소는 양성자가 8개이고 우라늄은 92개다. 이 두 원소의 성질이 판이하게 다른 것은 순전히 원자번호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그럼 원자(atom)는 뭐지'라는 의문이 고개를 든다. '더 쪼갤 수 없는 알맹이'라는 돌턴의 원자설과 겹쳐져서다. 원자설의 기원이 기원전 5세기임을 감안하면 그 생명력은 이만저만 강력한 게 아니다. 원자설에 따르면 원소가 이렇게 많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단 하나만으로 충분하니까.
두 번째 의문은 원소들이 성질별로 가족을 이룬다는데 대한 신기함의 발로다. 이는 원자 핵을 양파껍질처럼 덮고 있는 전자껍질과 관계가 있다. 그런데 러시아의 멘델레예프가 주기율표를 처음 만든 1869년 당시엔 원자의 구조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원소들 간의 규칙성을 발견해 주기율표를 만들었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멘델레예프는 이렇게 회상했다. "나는 꿈속에서 모든 원소가 정확히 있어야 할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 일람표를 보았다." 20세기 들어 핵물리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원소들이 계속 발견되자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는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1913년 영국의 모즐리가 원자번호 순으로 배열한 오늘날의 주기율표를 완성했다.
그동안 비어 있던 주기율표 7번째줄(주기)의 네 칸이 채워져 국제순수응용화학연맹이 이들 원소의 공식 명칭 제정작업에 착수했다는 소식이다. 113번 115번 117번, 그리고 마지막 칸의 118번인데, 모두 인공 원소다. 연금술이 현실화한 것이다. 새 원소의 발견은 과학계의 쾌거인 동시에 국가적 명예로 여겨지는 만큼 발견자나 발견국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보통. 115, 117, 118번은 러시아와 미국의 공동연구팀, 113번은 일본 이화학연구소가 발견했다. 특히 113번은 아시아 국가가 발견한 최초의 인공원소라는 점에서 일본의 나라 이름을 딴 '자포니움(Japonium)'으로 명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우리는 노벨물리·화학·의학상에 이어 원소 발견의 영예에서까지 일본 구경만 해야 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