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중구의 해체 /김찬석

정치 1번지 원도심, 선거구 획정 희생양…영도 편입설 당연시

여도 야도 주민도 포기…'부산의 심장'은 헛말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 서울 울산 등 대도시에는 중구가 있다. 중구라는 이름은 오늘의 시각에서 본다면 어쩐지 촌스러운 작명이다. 아이파크, 래미안, 푸르지오, 자이 등등 국적불명의 외래어가 판치는 아파트 숲에서 대우아파트, 삼성아파트, 현대아파트를 발견하는 기분이다.

중구가 있으면 동구 서구 남구 북구도 있다. 동서남북중은 유교의 오상(五常)에서 연유한다. 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도리,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이다. 그래서 서울의 동서남북 4대문은 흥인문(興仁門) 돈의문(敦義門) 숭례문(崇禮門) 숙정문(肅靖門)으로, 도성 가운데 종각은 보신각(普信閣)으로 이름했다.

도시의 외연이 넓어지면서 중구는 도심 속의 섬이 됐다. 지리적으로는 도심이되 기능적으로는 변방으로 밀려난 것이다. 개발지향시대 그렇게 몸집을 키울 대로 키웠던 도시들이 옛도심으로 돌아오고 있다. 원심력에만 의존하다간 도시가 모래알이 되어버린다. 구심력으로 버텨줘야 도시가 중심을 잡는다. 그래서 저마다 원도심 살리기나 신·구도심 균형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중구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 중구는 국내 유일의 차이나타운에다 맥아더동상이 있는 자유공원, 월미도 문화의 거리 등으로 활기를 더하면서 인천의 심장으로 불린다. 부산 중구도 대형 백화점의 입지와 영도 도개교 재가동, 거가대교 개통 등의 호재가 맞물려 남포동 광복동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

그런 의미를 지닌 부산 중구가 오는 4·13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는 해체될 모양이다. 여야 합의로 선거구가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으로 확정됨에 따라 부산의 선거구 지형이 바뀌는 와중에 중구가 공중분해되는 것이다. 부산은 지역구 18석이 유지되지만 해운대·기장이 2개 선거구에서 3개 선거구로 늘어나는 대신 지난해 10월 기준 인구가 하한선(14만 명)에 미치지 못하는 중·동구가 사라진다. 이에 따라 중구는 영도구선거구에, 동구는 서구선거구에 편입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상징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중구에 영도구나 서구가 편입되는 것이 맞다. 그런데 반대로 된 것은 정치적 역학관계 때문이다. 영도구는 김무성 의원, 서구는 유기준 의원이 있다. 중·동구는 없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했기에 무주공산이다. 성주가 없는 빈 성을 전리품 나눠갖듯 주무른다.

물론 부산만 그런 것은 아니다. 서울의 중구와 성동구도 마찬가지다. 중구와 성동을은 현역의원이 있다. 반면 성동갑은 더민주당을 탈당한 최재천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중구 인구가 하한선에 미달하자 성동갑의 금호동 옥수동을 떼어 생활권이 확연히 다른 중구에 붙이는 방안이 진행되고 있다. 칼자루를 현역의원들이 쥐고 있으니 결과는 뻔하다.

중앙선관위가 밝힌 것처럼 선거구 획정의 최우선 기준이 주민편의, 생활편의라고 한다면 부산 동구를 서구에 갖다붙이는 것은 무리다. 동구는 서구와는 구봉산(404.5m)과 중앙공원으로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그런 선거구 조정은 주민 입장에서 본다면 현장답사에서부터 시작해 몇 날 며칠을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도 해답을 찾기 어렵지만 정치권에서는 쉽다. 현역의원이 없는 지역을 나눠가지면 된다. 소속 정당을 떠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일이다. 유권자나, 지역주민의 의견 따위는 뒷전이다.

부산 원도심의 상징인 중구가 이처럼 맥없이 흔들리고 있는데 정작 현장의 분위기는 너무도 조용하다. 중·동구 선거구에서 새누리당 1차공천을 신청한 7명의 후보가 한결같이 서·동구로 가거나 아예 출마 포기다. 김무성 의원을 피해간다. 야당 후보마저 다를 게 없다. 더민주당 이해성 지역구위원장은 다른 지역 출마를 고민 중이라고 한다. 중구를 지키겠다는 이가 없다. 중구는 정치적으로 버림받은 것이다. 아무리 시기적으로 촉박하더라도 이런 식의 선거구 조정 논의가 부당하다는 반발의 목소리는 어떤 형태로든 나와야 한다. 유권자와 주민에게 한표를 호소했던 후보라면 최소한 그런 염치라도 보여야 도리다.

서울 성동구 금호·옥수동 주민들은 선거구 부당획정 저지위를 구성한 뒤 서명운동에 나섰다. 과천청사 중앙선관위 앞에서 '금호·옥수 유권자가 중구 국회의원 선거의 대리모인가'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까지 벌였다. 성동을 주민들은 그런 강단, 자존심이라도 있다. 새누리당 20년에 순치된 부산에서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다. 여도, 야도, 주민도 모르쇠다.

한양은 동서남북 4대문에 인의예지를 배치하고 가운데에 신(信)으로 말뚝을 박았다. 그 믿음의 말뚝이 부산에서는 흔들린다. 누군가는 그 말뚝을 고쳐 박아야 한다. 그 누군가가 문재인 더민주당 전 대표나,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라면 더욱 좋다. 부산 중구와 부산의 위상이 달라지고, 전국의 관심이 집중된다.

수석논설위원 chans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면적 조율만 남았다…55보급창 이전 속도
  2. 2영화의전당 앞 도로 지하화 10여년 만에 본격화
  3. 3“소나무 뽑은 구덩이에 ‘아동’ 묻었다” 참상 담은 詩와 수필
  4. 4부산서 판매된 로또 1등 27억, 주인 못 찾아 한 달 뒤 소멸
  5. 5엑스포 관람객 UAM 수송…4월 불꽃축제 부산 매력 알린다
  6. 6공무원이 허위공문서에 음주운전 폭행까지...부산시 9명 징계
  7. 7도시철도 무임승차 지원 논란, 노인연령·연금 조정으로 번져
  8. 8‘해운대 그린시티’ 체계적인 도시 정비의 길 열렸다
  9. 9튀르키예 시리아 강진 사상 2만명 넘어 휴교령...尹도 원조 지시
  10. 10지구대서 넘어진 만취자 ‘의식불명’
  1. 1면적 조율만 남았다…55보급창 이전 속도
  2. 2[뉴스 분석] 尹도 安도 총선 공천권 절실…진흙탕 전대 불렀다
  3. 3[속보] ‘김나연대’ 김기현-나경원 손 잡았다…與 전대 판 뒤집히나
  4. 4때릴 때는 언제고? 친윤계 초선의원들, 나경원 찾아 구애
  5. 5화물차 안전운임제 폐지·‘번호판 장사’ 퇴출
  6. 6학교시설 개방 확대할 수 있는 길 열린다
  7. 7화주-운송사 자율 운임계약…화물연대 “운송료 깎일 것” 반대
  8. 8野 ‘이상민 탄핵’ 본회의 보고…대통령실 “어떤 법 위반했나”
  9. 9오흥일 울산교육감 보궐선거 후보 사퇴
  10. 10조경태 “엑스포 유치·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에 앞장”
  1. 1부산서 판매된 로또 1등 27억, 주인 못 찾아 한 달 뒤 소멸
  2. 2엑스포 관람객 UAM 수송…4월 불꽃축제 부산 매력 알린다
  3. 3‘해운대 그린시티’ 체계적인 도시 정비의 길 열렸다
  4. 4금융위 고위직 지원 없더니…尹캠프 인사 내정됐었나
  5. 5올해 세무사 700명 이상 뽑는다…공무원 출신은 별도 선발
  6. 6'옥중지시' 김만배, 월평균 22회 변호인 접견
  7. 7한국 외환시장 빗장 풀린다…새벽 2시까지 해외에 개방
  8. 8“주변도 행복하게”… 부산시 도시정비사업 가이드라인 수립
  9. 9매년 90명 인명피해…어선사고 방지대책 절실
  10. 10해경, 수협중앙회장 선거 앞두고 진해수협 압수수색
  1. 1영화의전당 앞 도로 지하화 10여년 만에 본격화
  2. 2“소나무 뽑은 구덩이에 ‘아동’ 묻었다” 참상 담은 詩와 수필
  3. 3공무원이 허위공문서에 음주운전 폭행까지...부산시 9명 징계
  4. 4도시철도 무임승차 지원 논란, 노인연령·연금 조정으로 번져
  5. 5지구대서 넘어진 만취자 ‘의식불명’
  6. 6새벽 부산 부암고가교서 음주운전 의심 차량 충돌 전복
  7. 7부산중구 신청사, 용두산공원에 설립될까
  8. 8부산 울산 경남 이제 봄? 낮 최고 13~16도...내륙 일교차 15도
  9. 9의대생도 지방 떠나 서울로…부산 3년간 57명 중도탈락
  10. 10부산 자동차 전용도로서 80대 차 치여 사망...동서로서 왜?
  1. 1롯데 ‘좌완 부족’ 고질병, 해법은 김진욱 활용?
  2. 2267골 ‘토트넘의 왕’ 해리 케인
  3. 3벤투 후임 감독 첫 상대는 콜롬비아
  4. 45연패 해도 1위…김민재의 나폴리 우승 보인다
  5. 5‘이강철호’ 최지만 OUT, 최지훈 IN
  6. 6임시완, 부산세계탁구선수권 홍보대사 위촉
  7. 7롯데 괌으로 떠났는데…박세웅이 국내에 남은 이유는
  8. 8쇼트트랙 최민정, 올 시즌 월드컵 개인전 첫 ‘금메달’
  9. 9폼 오른 황소, 리버풀 잡고 부상에 발목
  10. 10황의조 FC서울 이적…도약 위한 숨 고르기
우리은행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더불어 살며 지켜가야 할 피란수도 부산
55보급창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한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연의 법, 인간의 법
낙동강 녹조를 그대로 둘 것인가
기고 [전체보기]
‘부산이라 좋다, Busan is good!’인 이유
수산자원, 잘 이용하고 관리해야
기자수첩 [전체보기]
학교 신축 공기지연, 노조 탓만 할 수 있나요?
김해시장, 소통행정 이후가 중요하다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한국은 여기까지다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3차 세계화, 우리는 괜찮을까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문화자산을 물려받는다는 것
토착화한 망자를 위한 노래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먼저 온 미래’ 영도에서 2030 부산 해법 찾기
‘부산’이라는 아이 어떻게 키우겠습니까
도청도설 [전체보기]
총기 난사
마스크 안 벗는 이유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너무나 완벽한 음식 식해
여러분 모두 미식가 되세요!
사설 [전체보기]
도시철도 노인 무임승차, 국비 지원 필요하다
영도에서 ‘부산형 워케이션’ 가능성 확인하자
세상읽기 [전체보기]
부산진 수상비행장을 아세요?
자동차산업, 정의로운 산업전환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 지출의 원칙과 난방비 지원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새로운 해양시대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수평선을 바라보며 동백꽃을 사랑하며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반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신정과 설날 사이의 단상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다시 블랙리스트
정치인의 언어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근고지영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새해엔 선거개혁 위한 결단 기대한다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이태원 연가
특별기고 [전체보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노엘합창단
절대음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당 김은호의 ‘매란방’
풍곡 성재휴의 ‘배암 나와라’
CEO 칼럼 [전체보기]
초고령 선진국에 걸맞은 변화
자율주행의 위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