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중구의 해체 /김찬석

정치 1번지 원도심, 선거구 획정 희생양…영도 편입설 당연시

여도 야도 주민도 포기…'부산의 심장'은 헛말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 서울 울산 등 대도시에는 중구가 있다. 중구라는 이름은 오늘의 시각에서 본다면 어쩐지 촌스러운 작명이다. 아이파크, 래미안, 푸르지오, 자이 등등 국적불명의 외래어가 판치는 아파트 숲에서 대우아파트, 삼성아파트, 현대아파트를 발견하는 기분이다.

중구가 있으면 동구 서구 남구 북구도 있다. 동서남북중은 유교의 오상(五常)에서 연유한다. 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도리,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이다. 그래서 서울의 동서남북 4대문은 흥인문(興仁門) 돈의문(敦義門) 숭례문(崇禮門) 숙정문(肅靖門)으로, 도성 가운데 종각은 보신각(普信閣)으로 이름했다.

도시의 외연이 넓어지면서 중구는 도심 속의 섬이 됐다. 지리적으로는 도심이되 기능적으로는 변방으로 밀려난 것이다. 개발지향시대 그렇게 몸집을 키울 대로 키웠던 도시들이 옛도심으로 돌아오고 있다. 원심력에만 의존하다간 도시가 모래알이 되어버린다. 구심력으로 버텨줘야 도시가 중심을 잡는다. 그래서 저마다 원도심 살리기나 신·구도심 균형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중구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 중구는 국내 유일의 차이나타운에다 맥아더동상이 있는 자유공원, 월미도 문화의 거리 등으로 활기를 더하면서 인천의 심장으로 불린다. 부산 중구도 대형 백화점의 입지와 영도 도개교 재가동, 거가대교 개통 등의 호재가 맞물려 남포동 광복동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

그런 의미를 지닌 부산 중구가 오는 4·13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는 해체될 모양이다. 여야 합의로 선거구가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으로 확정됨에 따라 부산의 선거구 지형이 바뀌는 와중에 중구가 공중분해되는 것이다. 부산은 지역구 18석이 유지되지만 해운대·기장이 2개 선거구에서 3개 선거구로 늘어나는 대신 지난해 10월 기준 인구가 하한선(14만 명)에 미치지 못하는 중·동구가 사라진다. 이에 따라 중구는 영도구선거구에, 동구는 서구선거구에 편입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상징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중구에 영도구나 서구가 편입되는 것이 맞다. 그런데 반대로 된 것은 정치적 역학관계 때문이다. 영도구는 김무성 의원, 서구는 유기준 의원이 있다. 중·동구는 없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했기에 무주공산이다. 성주가 없는 빈 성을 전리품 나눠갖듯 주무른다.

물론 부산만 그런 것은 아니다. 서울의 중구와 성동구도 마찬가지다. 중구와 성동을은 현역의원이 있다. 반면 성동갑은 더민주당을 탈당한 최재천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중구 인구가 하한선에 미달하자 성동갑의 금호동 옥수동을 떼어 생활권이 확연히 다른 중구에 붙이는 방안이 진행되고 있다. 칼자루를 현역의원들이 쥐고 있으니 결과는 뻔하다.

중앙선관위가 밝힌 것처럼 선거구 획정의 최우선 기준이 주민편의, 생활편의라고 한다면 부산 동구를 서구에 갖다붙이는 것은 무리다. 동구는 서구와는 구봉산(404.5m)과 중앙공원으로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그런 선거구 조정은 주민 입장에서 본다면 현장답사에서부터 시작해 몇 날 며칠을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도 해답을 찾기 어렵지만 정치권에서는 쉽다. 현역의원이 없는 지역을 나눠가지면 된다. 소속 정당을 떠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일이다. 유권자나, 지역주민의 의견 따위는 뒷전이다.

부산 원도심의 상징인 중구가 이처럼 맥없이 흔들리고 있는데 정작 현장의 분위기는 너무도 조용하다. 중·동구 선거구에서 새누리당 1차공천을 신청한 7명의 후보가 한결같이 서·동구로 가거나 아예 출마 포기다. 김무성 의원을 피해간다. 야당 후보마저 다를 게 없다. 더민주당 이해성 지역구위원장은 다른 지역 출마를 고민 중이라고 한다. 중구를 지키겠다는 이가 없다. 중구는 정치적으로 버림받은 것이다. 아무리 시기적으로 촉박하더라도 이런 식의 선거구 조정 논의가 부당하다는 반발의 목소리는 어떤 형태로든 나와야 한다. 유권자와 주민에게 한표를 호소했던 후보라면 최소한 그런 염치라도 보여야 도리다.

서울 성동구 금호·옥수동 주민들은 선거구 부당획정 저지위를 구성한 뒤 서명운동에 나섰다. 과천청사 중앙선관위 앞에서 '금호·옥수 유권자가 중구 국회의원 선거의 대리모인가'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까지 벌였다. 성동을 주민들은 그런 강단, 자존심이라도 있다. 새누리당 20년에 순치된 부산에서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다. 여도, 야도, 주민도 모르쇠다.

한양은 동서남북 4대문에 인의예지를 배치하고 가운데에 신(信)으로 말뚝을 박았다. 그 믿음의 말뚝이 부산에서는 흔들린다. 누군가는 그 말뚝을 고쳐 박아야 한다. 그 누군가가 문재인 더민주당 전 대표나,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라면 더욱 좋다. 부산 중구와 부산의 위상이 달라지고, 전국의 관심이 집중된다.

수석논설위원 chans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양산~김해 국지도 60호선 양산구간 노선 사실상 확정
  2. 2[서상균 그림창] 재'수'용
  3. 3설경에 취하다
  4. 4사우디 아시르 50년 만에 영하 2도…사하라 사막에도 눈 쌓여
  5. 5“부산신항 터미널 운영사 7개→ 4개로”…단계적 통합으로 환적 경쟁력 키운다
  6. 6국립해양박물관 학술지 ‘해양유산’ 2호 발간
  7. 7민병헌 갑작스레 수술대로…롯데 외야진 재편 불가피
  8. 8한진CY 개발안 3수 도전…기여금 3500억대 달할 듯
  9. 9보조금 최대 300억…부산시 ‘기업 부산행’ 통 큰 베팅
  10. 10코로나블루 날리는 ‘홈 가드닝’ 용품 인기
  1. 1독자 브랜드화 나선 박성훈, 맞장토론 하자는 전성하
  2. 2 자격론에 반박한 박형준 “부산 확장성이 먼저다”
  3. 3박인영의 부산사람론 “서울말 쓰는 시장 필요 없다”
  4. 4보좌진·정치인 아내·시의원…여당 후보들의 물밑 지원군
  5. 5박민식·유재중·이진복 단일화 만지작…야당 경선판 흔들까
  6. 6야당 여론조사서 지지정당 안 묻기로…“여당 지지층 역선택 방조” 당내 반발
  7. 7문재인 대통령 "사면, 지금은 말할 때 아니다"
  8. 8박인영 “역전극이 재미있지 않겠나” 18일 출마 선언
  9. 9문재인 대통령 "윤석열, 文정부의 검찰총장"
  10. 10이재명 18일 예정된 ‘재난지원금 회견’ 돌연 취소
  1. 1“부산신항 터미널 운영사 7개→ 4개로”…단계적 통합으로 환적 경쟁력 키운다
  2. 2국립해양박물관 학술지 ‘해양유산’ 2호 발간
  3. 3한진CY 개발안 3수 도전…기여금 3500억대 달할 듯
  4. 4보조금 최대 300억…부산시 ‘기업 부산행’ 통 큰 베팅
  5. 5코로나블루 날리는 ‘홈 가드닝’ 용품 인기
  6. 6트렉스타 등산화 ‘익스트림 GTX’ 첫 한국제품인정기구 공인
  7. 7 청년·신혼부부 공공임대 모집
  8. 8관공선 친환경선박 전환 국비지원 절실
  9. 9팬스타그룹·새나라관세법인, 통관업무 협력 협약
  10. 10 에어부산 설연휴 국내선 48편↑
  1. 1부산~양산~김해 국지도 60호선 양산구간 노선 사실상 확정
  2. 2거제시, 정부·도 공모 작년 70개 선정 성과
  3. 3김해 작년 농축산물 수출 코로나에도 ‘쑥’
  4. 4부산외대·동서대 해외취업 전국 1·2위
  5. 5준법감시위도 소용없었다…재계 “총수 부재 우려”
  6. 6 코로나發 재활용쓰레기, 근본 해결책 필요
  7. 7 수학도 인간관계도 깨달음이 성장과정이란다
  8. 8온라인 산청곶감축제 매출 300억 대박
  9. 9오늘의 날씨- 2021년 1월 19일
  10. 10 중생과 군생 : 커다란 차이
  1. 1민병헌 갑작스레 수술대로…롯데 외야진 재편 불가피
  2. 2아이파크 공격수 박정인 영입
  3. 3‘원톱’ 황의조 시즌 3호 골
  4. 4손흥민 EPL 100호 공격포인트…아시아 선수 최초
  5. 5재미교포 케빈 나, 소니오픈 극적우승
  6. 6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재선 성공
  7. 7롯데 김원중, 소아암 환아 돕기 기부
  8. 8아이파크, 수비수 김승우 임대로 영입
  9. 9‘붕대투혼’ 양홍석 10호 더블더블…토종 해결사 봤지
  10. 10최지만, 탬파베이와 연봉 협상 실패…조정 신청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진보당 노정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국민의힘 이언주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축소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
탈산업화시대 연착륙을 위한 필수조건
기고 [전체보기]
수소경제가 답이다 /이수태
건강이 최고다 /이상주
기자수첩 [전체보기]
비판에 귀 닫은 부산교육청…이 기사도 감출건가요? /김화영
야구장 공약, 이번에는 ‘쫌’ /권용휘
김석환 칼럼 [전체보기]
‘능력주의’와 ‘예타만능’이라는 거짓말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해 뜨는 아침, 겨울 산의 속살을 보라
정치적이기엔 너무도 문명적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관현맹인과 여악의 전통
동래부동헌에 풍악이 울리다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시수’와 끈기
6 대 28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이주의 시대와 문학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불로초 감귤
북어보푸라기
사설 [전체보기]
대통령 신년회견, 국민 체감하는 변화로 이어지길
서장 관사 절도사건 축소 의혹, 명확히 진상 밝혀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공유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원격의료 도입의 조건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한반도 비핵화는 어떻게 되나
“미·중 패권 경쟁과 한국”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이홍 칼럼 [전체보기]
카리스마에 대한 오해
독성 리더십
장병윤 칼럼 [전체보기]
알바트로스, 오 알바트로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서울에서 멀어지면 불안한 나라
코로나 봉쇄령 속에 맞은 연말연시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불멸의 연인
연말 그리고 크리스마스 시즌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겨울나기
메리 크리스마스
특별기고 [전체보기]
부산 코로나 병상 부족 현실화…생활치료센터 설치 힘 모아야 /고광욱
우리의 희생 기억해준 한국에 감사 /빈센트 커트니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홍도의 ‘주상관매도’
강희안의 ‘고사관수도’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