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왕실 근위대에는 특별한 군인이 있다. 닐스 올라프라는 이름의 펭귄이 대를 이어 장기 복무 중이다. 올라프 대령이 드디어 이번에 별을 달아 준장이 됐다. 장군 진급을 축하하는 의미로 50명의 근위대원으로부터 사열도 받았다. 고개를 치켜든 채 오른쪽 날개에 별을 달고 늠름하게 걷는 모습이 마치 사열이 무슨 의미인지를 아는 듯하다.
올라프는 영국-노르웨이 친선의 상징이다. 노르웨이의 남극 탐험가 아문센이 영국 에딘버러 동물원 개원 기념으로 기증한 올라프 1세가 시작. 노르웨이 왕실 근위대 소속 장교가 노르웨이 국왕에게 청원해 올라프 1세를 근위대 마스코트로 삼았다. 이에 따라 올라프 1세는 1974년 이등병으로 입대했다. 이후 1세가 죽고, 2세가 뒤를 이었으며, 이번에 장군 승진한 올라프는 3세다. 할아버지가 이등병으로 입대한 지 42년 만에 손자가 장군이 된 것이다.
펭귄은 귀엽다. 앙증맞은 생김새가 어린이나 젊은 층 대상의 캐릭터로는 그만이다. 펭귄이 주인공인 애니메이션도 있다. 영국 도서출판사 펭귄북스는 처음에는 책 표지 상표로 물개를 사용했다가 펭귄으로 바꾸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하지만 펭귄은 군 부대의 상징 동물이 되기는 미흡하다. 명색이 조류인 데도 날지를 못한다. 걷는 것도 뒤뚱거린다. 다만 바다에서 민첩하다는 것 정도이지만 천적이 많아 오래 머물지 못한다.
펭귄 나름의 덕목도 있다. 걸음은 느리지만 언제나 무릎과 허리를 곧추세우고 뻣뻣이 서서 걷는다. 뒷걸음질 치는 법도 없다. 군인정신으로 철저하게 무장돼 있는 것이다. 호주 해군이 캥거루를 마스코트로 삼은 것과 유사하다. 캥거루 역시 뒷걸음질을 치지 않는단다. 전진만 있을 뿐 후퇴는 없다.
펭귄은 도전적 기업가 정신의 상징으로도 차용된다. 펭귄은 먹잇감을 구하려면 바다로 뛰어들어야 한다. 바다사자 등의 천적 때문에 무리가 머뭇거릴 때 누군가 뛰어들면 모두가 두려움을 털고 합류한다. 그래서 위험을 감수하고 미지의 영역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선구자적 기업을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이라고 한다.
노르웨이 왕실 근위대는 펭귄 한 마리로 세계적 화제가 됐다. 올라프 장군 대우에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서도 효과는 만점이다. 국가나 조직의 홍보는 예산이 아니라 콘텐츠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김찬석 수석논설위원 chans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