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상황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여전히 나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내수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대출금리 오름세 등 여러 가지 악재까지 겹치면서 좀처럼 경기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여기에다 '최순실 국정 농단'에서 비롯된 대통령 탄핵 등 정치·사회적 혼란도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은 최근의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내년 우리나라 경제에 상당한 '하방 위험'이 존재할 것이라는 점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경제성장률은 정부의 예측(3.0%)과 달리 2%대 중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중이다. 이 전망이 맞다면 내년에 우리나라는 2012년(2.3%) 이후 가장 낮은 성장을 기록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면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면서 한국 경제가 상당 기간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지역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 크다. 부산상공회의소가 지역 제조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52%가 내년 부산 경제가 올해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을 했다. 또 매출, 수익성, 투자, 고용 등 모든 면에서 내년 실적이 올해에 비해 악화 또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익성 호전을 기대한 응답은 9%, 고용 확대 의사가 있다는 응답은 3%에 그쳤다. 이런 이유를 들어 인력 감축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계획을 가진 기업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불안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기업의 자생력 강화뿐이다. 각 기업들은 제조원가 절감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신규 판로 개척을 위한 영업활동 보강, 비주력 부문 정리를 통한 효율성 제고 등과 같은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부산시도 지역 기업이 활발한 경제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관련 법에 규정된 모든 지원을 하길 바란다. 또 세대별 일자리 창출이나 소상공인 경제기반 구축 등 기존에 내놨던 정책들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점검해야 한다. 지자체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친다면 지역 경제가 살아나지 못할 리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