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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태극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며 /이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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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7-03-07 18:53:16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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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을 보낸 마음이 착잡하기 그지없다. 거리에는 여느 국경일처럼 태극기가 펄럭였지만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에는 텅 빈 게양대가 많았다. 양대 포털사이트에도 태극기는 휘날리지 않았다. 태극기는 유관순 열사의 손에 쥐여 있거나 태극기 없이 소녀의 만세 모습으로 삼일절을 기념했다.

탄핵 정국 속에서 대한민국의 상징인 태극기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순국선열들의 독립 정신과 숭고한 희생정신이 담겨 있는 태극기를 보며 깨닫는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우리 민족의 저력을 재확인하고 되새기는 것이 참된 의미라는 것을.

촛불의 힘으로 탄핵을 끌어낸 우리의 저력은 삼일절을 기념해서 더 빛이 났다. "대한 독립 만세"의 재현과 마라톤, 탄핵 찬반 집회 등 많은 일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그중 국제신문이 보도한 1000명의 '인간 소녀상'이 맨발로 뒤꿈치를 들고 침묵 시위하는 모습은 가슴을 찡하게 했다. 일본 영사관을 응시하고 있는 '평화의 소녀상' 철거 논란 속에서 시민들은 우리 역사의 상징물을 지키기 위해 차가운 바닥에 맨발을 디딘 것이다.

정부의 위로금 합의와 소녀상 이전 요구에 시민들은 진정한 의미의 해방을 이루기 위한 의지를 강렬하게 드러내고 있다. 소녀상을 지킬 수 있는 제도적 방안 마련과 일본 정부의 진솔한 사과를 받을 날까지 시민들의 의지는 확대되어 나갈 것이다. 부산의 소녀상 설치 계기로 한일 양국을 비롯해 정부와 지자체, 시민들 간의 갈등이 끊임없이 야기되고 있다. 국제신문은 이와 관련한 기사를 다방면의 분야에서 잘 전해주고 있다. 앞으로도 소녀상을 지키는 시민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그 바람을 충분히 잘 표현해주길 바란다.

삼일절에도 어김없이 탄핵 찬성 집회와 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려 광장을 채웠다. 국제신문은 '둘로 쪼개진 3·1절 … 불복의 광장 될라 국민은 두렵다'라는 기사를 통해 탄핵 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찬반 집회를 두고 촛불과 태극기의 대립적 입장을 전하며 국론분열을 우려했다. 98년 전 우리 선열들은 한목소리로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고 지금은 "탄핵 인용 만세"와 "탄핵 기각 만세" 라는 두 목소리가 광장을 채우고 있다. 그러나 찬반의 입장 차이를 가질 수밖에 없는 탄핵 시국에서 둘로 쪼개졌다는 표현이 안타깝고 씁쓸하게 느껴진다.

대부분 언론이 촛불과 태극기를 탄핵 찬반 집회의 대립 구도로 보도한다. 그러나 집회에서 촛불과 태극기는 엄연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촛불은 헌법을 존중하지 않은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분노로 탄핵을 통해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 싶은 염원이 담겨있다. 그리고 "숭고한 태극기를 부패한 정권을 위해 쓰는 것은 애국선열을 모독하는 일"이라는 김상웅 전 독립기념과장의 말처럼 태극기는 직무 정지된 대통령을 옹호하는 세력들의 정치적 도구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촛불과 태극기가 대립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어지럽고 불안한 탄핵 시국에서 대립 구도의 인식과 강조로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탄핵의 본질과는 관계없이 탄핵 찬반 간의 대립 구도가 형성되어 버렸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세대 간의 갈등은 물론 세대 내의 갈등까지 벌어지고 있어 국론 분열 상황이라고까지 말한다. 이렇게 국민이 혹독한 갈등을 겪고 있는 문제에 있어서 언론은 책임이 없다고 단언하지 못할 것이다. 사실 여부를 가릴 새도 없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던 기사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그리고 더는 부질없는 갈등과 분열이 증폭되지 않도록 전환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앞두고 탄핵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지금, 삼일절을 맞이하고서야 비로소 일깨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날 만세를 뜨겁게 외쳤던 선조들의 하나 된 마음과 의식이다. 우리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감정적인 대립보다 서로의 의견 차이를 존중하고 포용해야 한다. 세대 간의 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국가적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의 역할과 함께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모두가 바라는 세상을 맞이하기 위해 국제신문은 공정하고 균형 있는 기사로 지면을 채워주길 바란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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