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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체주의 군사문화에 찌든 한심한 대학생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3-20 19:07:05
  •  |   본지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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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대학 과학생회가 이른바 '신구 대면식'에 앞서 신입생에게 보낸 휴대전화 단체 메시지의 내용은 충격적이다. 메시지는 신입생이 '○○(학과 이름)! 신고합니다. 17학번 ○○○는 ○○고등학교를 졸업해 ○○학과 입학을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라고 학생회장에게 신고식을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고식을 하면서 거수경례를 하라는 주문도 덧붙였다. 이맘때면 신입생 군기잡기가 입길에 오르내리긴 하지만 이 정도면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메시지를 보낸 과학생회 측은 "우리 학과만의 전통이자 친목 도모 행사일뿐 강요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강요 여부와는 별개로 이런 군사문화의 잔재를 전통으로 받아들인 선배들의 인식이 놀랍다. 심지어 과거에는 신구 대면식 때 신입생에게 단체 얼차려를 시키거나 1학년 1학기까지 선배에게 '다, 까'로 말을 끝내도록 강요까지 했다고 한다. 자유롭고 창의적이어야 할 대학사회에 이토록 전체주의적 군사문화가 뿌리깊다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대학가의 군사문화 잔재는 입학철이면 온갖 불상사를 낳곤 했다. 신입생 환영회나 오리엔테이션 때 신입생에게 단체 얼차려를 시키는 건 예사고 강제로 술을 먹여 사고가 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한 대학에서는 총학생회가 2박3일의 신입생 OT 때 마실 술로 소주 7800병과 맥주 960병을 구매한 사실이 드러나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선후배 간 유대 강화라는 본래 취지가 왜곡된 채 군대식 서열문화만 난무하는 우리 대학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어느 조직이건 구성원 간 유대는 결코 상급자 등 일방의 강요로는 두터워질 수 없다. 하물며 어느 곳보다 자율적이어야 하는 대학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여기엔 신입생 때와 달리 학년이 올라갈수록 반지성적 군사문화에 길들어가는 학생들 자신의 책임 또한 적지 않다. 대학 당국에서 아무리 다양한 방안을 내놓아도 학생들이 이를 전통으로 치부하는 한 개선은 요원하다. 대학사회의 이 같은 시대착오적 악습을 끊어내는 것은 결국 학생 스스로의 몫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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