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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상도동계·동교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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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독고다이'라 불린다. 특공대를 뜻하는 일본어에서 유래된 단어로 조직과 상관없이 혼자서 움직이는 사람을 지칭한다. 홍 후보는 유권자들이 듣기에 어감이 별로 좋지 않은 이 별명이 마음에 쏙 드는 모양이다. 검사와 정치인 생활을 하면서 어느 계파에도 휘둘리지 않았다는 점을 자랑하기 위해서인 듯하다.

   
사실 우리나라 헌정사를 논할 때 늘 거론되는 게 계파다. '사상이나 신념 따위가 일치하여 모인 집단'이라는 사전적 의미로 보면 이 단어는 가치중립적이다. 그러나 계파정치가 불러온 폐해가 워낙 커 우리 사회에서는 부정적 인식이 아주 강하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대선 유세에서 열린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계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이런 정서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정치사에서 계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때는 1950년대 중반이라는 게 정설이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사사오입 개헌에 반발한 인사들은 1955년 민주당을 만들었다. 새 당은 한민당·민국당 출신인 구파와 자유당을 탈당한 이들이 주로 모인 신파로 구성됐다. 이후 두 계파는 당내 주도권 등을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
197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계파정치가 더 뚜렷해진다. '양김시대'를 연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에 의해서다. YS를 중심으로 한 상도동계와 DJ를 정점으로 한 동교동계는 한국 정치사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쳤다. YS와 DJ는 1968년 신민당 원내 총무 경선을 비롯해 1970년 대선 후보 경선, 1987년·1992년 대선 등 모두 4차례나 굵직한 맞대결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두 계파는 때로는 힘을 합치는가 하면 때로는 반목하면서 애증의 관계를 유지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세상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양대 계파가 19대 대선을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상도동계 인사들은 문재인 후보 측에 대거 동참했고 동교동계의 본류는 안철수 후보 측의 핵심 세력으로 활동 중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YS계와 DJ계가 1992년 14대 대선 이후 25년 만에 '최후의 승부'를 가리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어느 쪽이 이기든 대선 승리를 통해 옛 계파의 정치적 부활을 일정 부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이들이 과거의 영화(?)를 누리길 바라는 건 언감생심. 이번 대선에서 조금 더 흥미로운 볼거리를 던져준다는 정도에 그치는 게 옳을 듯하다.

염창현 논설위원 haore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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