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물관리 정책이 환경부로 일원화될 예정이라고 한다. 문재인 정부가 국토부의 수자원정책국을 환경부 물환경정책국과 합치는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관리 일원화는 환경단체 등 민간에서 줄곧 요구해온 오래된 과제다. 그동안 수자원 이용에 초점을 둔 국토부와 수질 개선·생태계 복원에 주력해온 환경부의 정책이 엇갈려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조직의 일원화가 이뤄진다면 종합 계획과 일관된 정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단히 긍정적이다.

물관리 조직의 일원화를 통한 정책의 일관성 유지는 수자원 정책의 대전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질 개선과 생태계 복원이 산업화를 위한 개발 논리에 밀려나 제대로 된 물 관리가 어려웠던 것이 그동안의 과정이었다. 이명박 정부 때 추진됐던 4대강 사업은 그 정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멀쩡한 모래톱과 늪지를 파헤쳐 환경을 훼손하고 보를 설치해 생태를 파괴했으니 개발 시대의 망령이란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이왕 대전환을 이루려면 전면 개편이 이뤄졌으면 한다.

지금까지 제기된 수자원 정책의 과제는 물관리 기본법 제정, 물순환 체계 마련, 환경 보전과 기후변화 대응, 급수 취약지 해소 등 물복지, 물산업 육성 등으로 요약된다. 물관리 기본법은 19대 국회를 비롯해 20년 동안 아홉 차례나 논의됐으나 국토부와 환경부의 이견으로 법 제정이 이뤄지지 못했다. 조직이 일원화된다면 당장 추진해야 할 1호 사안이 기본법의 제정이다. 법안에는 수자원의 보전과 순환, 수량 확보와 수질 개선 등에 대한 근본 대책을 담아내야 할 것이다.

물관리 정책의 일원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낙동강 하구둑과 4대강 보 개방을 실천하는 첩경이 된다는 측면에서 반길 만하다. 하굿둑과 보 개방으로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은 수질 개선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이미 부산시가 염분 모니터링 장비까지 확보한 만큼 조속히 하굿둑과 보를 열어 물정책의 전환점을 마련하길 바란다. 이왕이면 빗물 이용, 지하수 보전 등 수질 개선과 수자원 확보를 위한 종합계획도 수립됐으면 한다. 물정책만 바뀌어도 대한민국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