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는 종종 '세대 간 구별법'이라는 말이 떠돈다. 예컨대 연령차가 꽤 있는 이들이 함께 가요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아주 빠른 곡조의 노래가 나왔을 때 즉시 반응을 하면 '신세대', 따라 해보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하면 '낀세대'에 속한다는 식이다. 무슨 이런 노래가 있냐고 화를 낸다면 여지없이 '쉰세대'에 포함된다.
이런 세대 구분은 말 그대로 우스갯소리. 사회학적으로는 아이가 자라 독자적인 행위의 주체가 되는 기간을 세대라 일컫는다. 학자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개 30년을 기준으로 한다. 그러나 사회의 변화 속도가 예전과 딴판인 요즘에는 이런 분류가 무의미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때로는 사회 변곡점을 기준으로 세대를 가르는 방법도 있다. '한국전쟁 세대' '유신 세대' '민주화 세대'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베이비붐 세대'나 '에코붐 세대'도 우리 사회에서 널리 알려진 단어다.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전쟁이 끝난 이후인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지칭한다. 에코붐 세대는 1991~1996년생이 해당된다.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의 자녀들인 경우가 많다. 나이로 따지면 학교생활을 끝내고 이제 막 사회에 진출했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계층이다.
19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대개 어려움을 모르고 자란 세대들이다. 이런 까닭에 이전 세대와 달리 유행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어릴 적부터 컴퓨터를 접한 터라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T) 활용에 능수능란하다. 사회가 뒷받침을 잘해준다면 4차 산업혁명 속에서 맞이할 한국의 미래를 이끌 동량이 될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청년(25~29세)실업이 지속되다 보니 에코붐 세대의 앞길도 암울해졌다. 기획재정부는 현재의 취업난이 해소되지 않으면 2021년에는 청년 실업자 수가 13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더구나 인구 구조상 에코붐 세대가 노동시장에 본격 진입하는 향후 4∼5년은 청년 고용여건이 지금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청년 실업의 심각성을 깨달은 정부는 부랴부랴 좋은 일자리 창출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하지만 꾸준한 경제성장이 없다면 열악한 고용사정이 개선될 리 만무하다. 자칫하다가는 희망에 부푼 에코붐 세대에게 사회 첫 출발 때부터 혹독한 가시밭길을 안겨줄 수도 있다. 이래저래 기성세대들의 고민도 커지게 됐다.
염창현 논설위원 haore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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