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예측한 김해공항의 2050년 항공수요가 각 기관의 예상치보다 최대 1000만 명이나 적은 것으로 나타나 타당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공개한 ‘김해공항 확장 건설사업 예비타당성 보고서’를 보면 2050년 김해공항 항공수요는 국내선 913만 명, 국제선 1943만 명 등 모두 2865만 명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이 추산한 3800만 명보다는 1000만 명이, 국토교통부가 사전조사에서 산정한 3218만 명보다는 400만 명이 적은 수치다.

김해공항 이용객이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 나온 KDI 보고서 내용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올 6월까지만 해도 김해공항 이용객은 802만 명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으로 개항 이후 이용객이 8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중국 관광객이 줄었음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국제선 승객 증가율은 14.1%나 됐다. 이런 추세라면 수년 내에 김해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은 허투루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KDI 보고서는 김해공항 항공수요를 예측하면서 이용객이 비약적으로 늘기 전인 2008~2012년까지 법무부 출입국 통계자료를 활용했다. 이 때문에 2012년 이후 연 평균 10% 이상을 기록한 국제선 승객 증가율은 예측 대상에서 아예 빠져버렸다. 또 영남권 인구만을 표본으로 한 까닭에 호남권 등 타 지역에서 유발되는 수요는 반영조차 되지 않았다. 게다가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이 김해공항을 경유하는 전환수요도 예측대상에서 제외됐다.

항공수요는 앞으로 해당 공항의 확장 및 광역교통망 규모 등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전망치를 다른 기관보다 크게 낮춘 KDI 보고서가 김해공항 확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 이 같은 이유에서다. 국책연구기관의 대표격인 KDI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김해공항 항공수요를 다시 산정해야 한다. 부산시도 KDI에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한편 최근의 김해공항 이용객 현실을 반영한 수치가 책정될 수 있도록 적극 요구하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