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은 인류 사회와 경제적 변화를 불러왔다. 영국을 시초로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에 소비재와 경공업을 중심으로 일어난 변화를 1차 산업혁명, 19세기 중후반에 전기화학 등 중화학 공업이 시작된 것은 2차 산업혁명, 20세기 후반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의 지식정보 혁명을 3차 산업혁명으로 분류한다. 지금 인류는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인 4차 산업혁명을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1~3차 산업혁명과 달리 4차 산업혁명은 선형적 속도가 아닌 기하급수적 속도로 전개 중이다. 이는 우리가 사는 세계가 다면적이고 서로 깊게 연결되어 있으며, 신기술이 그보다 더 새롭고 뛰어난 역량을 갖춘 기술을 만들어냄으로써 생긴 결과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혁명을 기반으로 다양한 과학기술을 융합해 개개인뿐 아니라 경제, 기업, 사회를 유례없는 패러다임 전환으로 유도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 전체 시스템의 변화를 수반하고 있다. 이전의 산업혁명처럼 어느 특정 산업 분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통신기술, 데이터 저장력·생산력, 연산기술 등의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모든 산업의 기존 시스템이나 비즈니스가 파괴되고 새롭게 융합해 혁명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그동안 세계화 시대에는 국제 분업이 보편화되었다.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컴퓨터 등은 몇 개 대륙, 여러 나라에서 부품이 공급되어 비용이 저렴한 지역(국가)에서 최종 조립 과정을 거쳐 제품화된 다음 선진국이나 지구촌 곳곳으로 보내져 판매됐다. 따라서 세계화 시대에는 국제 분업의 여파로 무역량이 크게 늘면서 해운업과 조선업이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되면 기계화 자동화 로봇화 인공지능 빅 데이터 소프트웨어 그리고 3D 프린터 등으로 인한 제조 기술의 혁신으로 제품 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진다. 굳이 선진국이 개발한 제품의 제조 원가를 줄이기 위해 해외에 주문할 필요성이 낮아진다. 일부 제품을 제외하곤 자국 내에서도 얼마든지 저렴한 비용으로 제조 및 생산이 가능해 국제 분업이 줄어들고, 그 결과 무역량이 급속히 감소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다. 당연히 세계 각국은 국경을 닫아걸고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의 후폭풍은 벌써 한국의 주력산업이었던 조선·해운업을 강타했다. 조만간 전통적 의미의 제조업과 공장이 소멸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며 가격을 인하해 경쟁력을 갖추는 방식은 비효율적으로 받아들이는 시대가 될 예정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택시 기업인 우버는 소유한 자동차가 없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미디어인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소매업체인 알리바바는 물품 목록이 없고, 세계에서 가장 큰 숙박 제공업체인 에어비앤비는 소유한 부동산이 없다.
중국은 이제 거대한 창업 국가가 되었다. 실리콘밸리 모델을 제대로 이식해 중국의 명문대 앞에는 창업카페가 즐비하고 머리 좋은 중국 젊은이는 거기 다 모여 있다고 한다. 회사를 차려서 부자가 될 부푼 꿈을 키우면서 말이다. 그런데 우리 대학가 앞에는 술집과 먹자골목이 즐비하고 젊은 인재들은 공무원이 되기 위해 혈안이다. 청년이 꿈을 잃은 나라에 과연 미래가 있는가?
우리나라의 상당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정보통신기술 성격의 기업으로 차세대 산업을 이끌어갈 중요한 국가 자원이다. 하지만 선진국들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때 우리 젊은이와 중소기업들은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부산 중견기업의 젊은 인재들이 중심이 되어 전통적 제조업 기반을 벗어나 산업체, 대학, 연구소, 정부기관 등과 연계하여 차세대 첨단 기술을 발굴하고 기술혁신형 스타트업 기업으로 육성시키는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또 스타트업 기업을 성장궤도에 안착시키고 기존의 제조업과 연계를 지원할 창업투자회사를 출범시켜 새 시대의 성장 동력 확보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 성과로 최근 산업은행이 100억 원을 출자하고 지역 중견기업들이 300억 원을 출자하는 중견기업연합펀드가 조성됐다. 이를 바탕으로 기술 중심의 테크기업과 지역 중견기업과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여기에 지역 중견·중소기업들이 시대의 변화 물결을 갈아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제조업을 경영한 필자는 부산시민과 함께 지역 젊은 인재들의 희망찬 몸부림에 큰 기대와 함께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선보공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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