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수시 확대 언제까지 놔둘텐가 /신수건

‘금수저 전형’ 매년 늘어…합격 전망 자체 ‘깜깜이’

文 정부 수시 축소 공약, 신속히 과감한 실행을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다시 불면의 계절이다. 수험생은 수험생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는 시기가 왔다. 다음 달 16일 치러지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20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예비고사 세대든, 학력고사 세대든, 수능 세대든 대한민국에서 대학 입시의 무게는 어느 때나 가벼운 적이 없었다. 하지만 유독 수능 세대에게 마음이 아픈 건 수험생 자녀를 뒀던 부모로서 개인적 경험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인생 선배로서 수능 세대가 지독히도 불행하다는 연민에서다. 

수능은 암기 위주와 많은 수험 과목 등 학력고사 폐단을 바로잡기 위해 1994학년도부터 시행됐다. 통합 교과서적 소재를 바탕으로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 위주로 출제되는데, 수험생의 선택권을 넓히고 출제 과목 수는 줄여 입시 부담을 덜어주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처럼 입시 부담을 덜어준다는 데 웬 쓴소리를 할 수 있겠는가. 

문제는 수능 도입과 함께 눈덩이처럼 불어난 입시 전형에 대한 부담이다. “대학 들어가는 데 시험만 잘 치면 되지”라고 말하면 고루한 ‘꼰대’라고 할까 봐 강조하지 않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대학 입시 전형은 분명 비정상적이다. 

이상적인 입시제도라고 큰소리쳤던 수능의 기형화를 촉발한 것은 수시 전형의 확대다. 단순히 수능 성적만 갖고 대학에 진학하는 정시와 다른 수시 전형은 ‘공부를 잘하지 않아도 특정 분야에 재능을 가진 아이는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그럴싸한 논리로 도입됐지만 실제로는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박탈감과 혼란을 안겨주고 있다. 수시 모집은 초기 특기자전형이나 특별전형 중심으로 입학 정원의 10% 이내만 선발했으나 대학의 입김이 세지면서 2018학년도 대입에서는 모집 비율이 73.4%까지 확대됐다. 신입생 4명 중 3명을 수시로 선발한다. 서울대 등 이른바 명문대는 그 비중이 더 높다. 현재 고교 2학년이 치를 2019년도 대입의 수시모집 비중은 76%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시험 성적만 갖고 원하는 대학 가는 것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수시 전형, 특히 요즘 대세라고 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정성(精性) 평가라는 특수성 때문에 합격이나 불합격 전망 자체가 도통 깜깜이다. 합격한 학생도, 떨어진 학생도 “내가 왜 합격했지” “내가 왜 떨어졌지”를 모른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수시 전형의 수는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세분화하면 총 2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대학별로 다 다르니 고3 선생님들도 혼란스럽다. 예전에는 진학 지도를 고3 담임교사에게 많이 의존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요즘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자녀 문제로 고3 담임교사를 만나고 온 학부모들은 “담임교사가 너무 소극적이고 심지어 방관적이다”며 불평한다. 담임교사들은 수시 전형의 방대함과 불가측성 앞에 감히 자신있게 제자들의 인생을 책임지지 못하겠다는 투다. 이게 지금 일선 학교의 현실이다. 

그럼 왜 이런 현상이 생겼는가. 시장 논리는 당연히 수요자 중심이 우선돼야 하는데 대입 시장은 공급자인 대학이 ‘슈퍼갑’이다. 대학은 학생 선발권 확대라는 이름으로 수시 전형의 무차별적인 확장을 초래했다. 

그렇다고 수시 전형이 기회 균등 차원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지도 않다. 수시의 절대 비율을 차지하는 학교생활기록부(교과+종합) 전형은 내신관리는 기본이고 비교과활동 스펙과 자기소개서 등 준비해야 될 게 너무 많다.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인 ‘수시 마인드’가 없는 학부모는 용어 자체도 생소하다. 그래서 여유 있는 부모를 둔 ‘금수저 전형’이라 불린다. 실제 지표에서도 이런 사실은 확인된다. 입시에서 학생부 중심 수시모집 비중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일반고 출신 신입생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올해 서울대 등 서울지역 주요 10개 대학의 신입생 중 일반고 출신 학생의 비율은 55.3%로 전년(56.2%) 대비 0.9포인트 줄어드는 등 매년 감소폭이 뚜렷하다. 이처럼 사회적 박탈감과 양극화를 가속시키는 대입 제도를 근본적으로 손대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암울하다. 

마침 지난 5월 선거를 통해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입시제도 개편을 공약했다. 골자는 대학입시를 ‘학생부 교과 전형’, ‘학생부 종합전형’, ‘수능 전형’으로 단순화하며 수시 비중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대학에서 기회 균등 전형을 의무화하겠다는 약속도 포함됐다. 

문 대통령의 약속은 이른 시일 내에 실행돼야 한다. 특히 수시 모집 축소는 대학 눈치 보지 말고 과감히 실행하길 기대한다. 합격한 사람이야 왜 걸렸는지 몰라도 합격했으니 괜찮다고 치자. 불합격한 수험생은 뭐가 부족해 미역국을 먹은지는 알아야 할 것 아닌가.

편집부국장 giant@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많이 본 뉴스RSS

  1. 18개월 째 기약없는 신공항 결론…부산시는 플랜B 준비
  2. 2윤산터널 앞 대기업 매장 도로 점령…교통지옥 부채질
  3. 3류현진, 말린스 상대 2승 도전
  4. 4기장 해수담수 ‘공업용수 활용’도 사실상 무산
  5. 5태풍 큰 피해 없었다…국지성 호우 이번 주 소강
  6. 6여야 부산시당, 시장 보선 여론전·정책대결 조기 점화
  7. 7부산 남구 전 구민에 무료 독감접종
  8. 8컨테이너 충돌 옛 삼랑진교 “이상 징후 아직 없어”
  9. 9코로나 덮친 상반기 가요계…음반시장 웃고 음원시장 울고
  10. 10오늘의 운세- 2020년 8월 11일(음력 6월 22일)
  1. 1문 대통령 “4대강 보 홍수 조절 여부 분석할 기회”
  2. 2靑수석 일부교체…정무 최재성, 민정 김종호, 시민사회 김제남
  3. 3여야 부산시당, 시장 보선 여론전·정책대결 조기 점화
  4. 4주요 당직자 공모·수해 현장 방문…PK 시도당위원장들 민심잡기 행보
  5. 5[건강365]노출의 복병 하지정맥류, 초기 대처 중요!
  6. 6김해영 ‘시장 보선’ 다크호스 될까
  7. 78개월 째 기약없는 신공항 결론…부산시는 플랜B 준비
  8. 8청와대 정무수석 최재성, 민정 김종호, 시민사회 김제남 내정
  9. 9물난리 원인 놓고 여야 공방…문 대통령 “4대강 보 기능 검증하자”
  10. 10[핫이슈클릭] 화제의 영상
  1. 1북항 홍보관 12일 개관…부산항 미래모습 한눈에
  2. 2고등어 휴어기 뒤 풍년…한 달 위판량 77% 껑충
  3. 3해양수산 국제사업 전담기관 지정 추진
  4. 4포획 금지 암컷 붉은대게 미끼로 사용한 어선 적발
  5. 5농어촌 방치된 빈집 철거 보상비 현실화
  6. 6주택연금 4년째 1만 명대 가입…모바일로도 신청 가능
  7. 7집값, 올라도 내려도 연금액 변하지 않아요
  8. 8금융·증시 동향
  9. 9주가지수- 2020년 8월 10일
  10. 10기초생활보장제 사각지대 없앤다…부양의무자 기준 순차적 폐지키로
  1. 1부산 코로나19 신규 확진 1명…서울·대전 방문해
  2. 2 제5호 태풍 ‘장미’ 상륙…전국에 많은 비·최대 300㎜ 비 예보
  3. 3방역당국 “남대문 케네디상가 방문자 유증상시 검사”…재난문자 발송
  4. 4세력 약해진 태풍 ‘장미’ 부산 큰 피해 없어
  5. 5부산 기장서 차량용 승강기 탄 20대 추락 … 숨진 채 발견
  6. 6태풍 ‘장미’ 울산 부근서 소멸…이제 강한 비 쏟아진다
  7. 7태풍 장미 북상에 낙동강 일대 비상
  8. 8“제주 육상 전역 오전 8시부터 태풍주의보”
  9. 9경찰, 초량 지하차도 통제 안한 동구청 압수수색
  10. 10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28명…지역발생 17명·해외유입 11명
  1. 1류현진, 말린스 상대 2승 도전
  2. 2재미교포 대니엘 강, LPGA 2주 연속 우승
  3. 3공수 조직력 붕괴…부산 다시 하위권 추락하나
  4. 42년 차 모리카와 PGA챔피언십 트로피…김시우 13위
  5. 5우천 취소 경기만 10번…진격의 거인 “비가 야속해”
  6. 6‘고수를 찾아서2’ 부산시 검도팀 코치, 감독대행, 선수까지 대한검도회 서준배 고수
  7. 7‘메시 원더골’ 바르샤, 나폴리 꺾고 챔스 8강
  8. 8월요예선 거친 2부 투어 김성현, KPGA선수권 제패
  9. 9국내파 동생들, 해외파(LPGA·JLPGA 선수) 언니들에 2년 연속 ‘매운맛’
  10. 10사직 관중 5694명까지↑…10일 홈 8연전 예매 시작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세계유산은 희생 없이 절대 가질 수 없다
포구예찬
기고 [전체보기]
동천을 살릴 슬기로운 방법 /이용희
청바지에 관한 단상 /천윤욱
기자수첩 [전체보기]
해도 해도 너무 하는 베토벤 /권용휘
가덕신공항, 대통령이 결단할 때 /김해정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삼각 교수대와 황금 요강
누가 바람과 함께 사라질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온고지신과 뉴트로
불교의식 음악과 춤 단상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부산형 뉴딜의 성공 조건 /이석주
담대한 도전 /정옥재
도청도설 [전체보기]
홍수와 소
긴 장마와 태풍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이주의 시대와 문학
손편지의 위로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음식 관광 상품의 쓸모
기내식과 고추장
사설 [전체보기]
시도지사들도 힘 보탠 공공병원 예타 면제 요구
중기 코로나 피해 지속…대출 추가 연장 적극 검토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청년 기본소득이 ‘가짜 기본소득’인 이유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기후위기 그리고 그린 뉴딜
6·25전쟁, 끝내야 한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명작이 된 습작
세계 최초의 추상화가
이홍 칼럼 [전체보기]
외국인 근로자 문제, 어떻게 해야 하나
경제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공공기관 추가 이전, 희망고문 되나
불신의 벽 넘어야 할 행정수도 이전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베토벤 ‘월광소나타’
6월의 뱃노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여행
비처럼 와인처럼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신윤복의 ‘저잣길’
겸재의 신비한 그림 ‘사직송’
  • 2020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행복한 가족그림 공모전
  • 국제 어린이 경제 아카데미
  • 유콘서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